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기후변화와 석유자원 고갈 등 여러 문제가 대두됨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바이오디젤의 보급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 6일 부산 구포도서관에서 진행된 ‘금요일에 과학터치’ 강연회에서 자원재활용기술개발사업단의 이진석 박사는 ‘폐식용유의 연료로의 변신’이라는 제목으로 바이오디젤에 대한 강연을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한국과학재단이 주최하는 ‘금요일에 과학터치’는 일반 국민들을 대상으로 국가연구개발사업의 우수 연구 성과를 소개하는 강연이다.
미국의 신재생에너지연구소(National Renewable Energy Laboratory, NREL)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100% 바이오디젤을 디젤 차량에 연료로 사용할 때 CO2의 순 배출량은 138g (유지 식물의 경작 및 바이오디젤 제조 과정에서 투입된 에너지에 의한 CO2 발생임)으로 경유에 비해 78% 낮았다. 미국에서 주로 사용하고 있는 바이오디젤 20% 혼합 경유 연료의 사용시에도 CO2 배출량은 534g으로 16%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순수 바이오디젤은 10~12%의 산소를 포함하고 있어 연료로 사용시 완전 연소가 이루어지며 그 결과 매연, 미세 분진, 아황산가스(SOx) 등의 공해 물질이 경유에 비해 50~70% 적게 배출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외에도 바이오디젤은 재생성을 갖는 유지식물로부터 추출한 식물성 기름을 원료로 사용하므로 자원의 고갈 우려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폐식용유를 식용 재료보다는 원료로 하지만 이 박사는 이와 같은 바이오디젤의 장점 때문에 각국이 경쟁적으로 보급을 늘림에 따라 문제점도 일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박사에 따르면, 첫 번째는 현재 바이오디젤의 생산에 사용하는 원료인 유채유, 대두유, 해바라기유, 팜유 등이 모두 식용으로 사용가능하므로, 원료의 수급 불안정성이 높아지고 또한 식용유의 가격도 같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현재 식물성 기름으로부터 생산하는 바이오디젤은 경유에 비해 생산 단가가 높다는 점이다. 즉 세금 감면 등의 정부 지원 정책 없이는 보급이 불가능하므로 보급량이 늘어나면 세수 결손액의 증가로 국가 재정 운용에 부담이 된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외 연구기관들은 버려지는 폐식용유를 원료로 바이오디젤을 생산해 차량연료로 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기술 개발에 성공하면 폐식용유의 무단 폐기에 의한 환경오염 방지와 석유계 연료(경유)의 사용을 줄임으로써 기후변화와 석유 자원 고갈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폐식용유에는 다양한 불순물이 포함돼 있어 차량연료인 바이오디젤로 만들기 위해서는 적합한 기술개발이 필요하다.
연간 400억원의 원유 수입 절감 효과 기대
이 박사는 또한 바이오디젤을 활용하고 있는 세계 각국의 사례를 소개했다. 오스트리아 그라츠 시에서는 세계 최초로 시 지역에서 배출되는 폐식용유를 수거하여 바이오디젤을 생산하고 만들어진 바이오디젤을 시에서 운영하는 시내버스의 연료로 직접 사용하고 있다. 일본 쿄토 시에서도 역내에서 발생하는 폐식용유를 수거하여 시내버스 및 청소 차량의 연료로 각각 활용하고 있다.
이 박사는 마지막으로 우리나라의 바이오디젤 개발 연구를 소개했다. 이 박사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 2000년부터 폐식용유로 바이오디젤을 생산하는 기술개발연구를 시작해 2006년에 상용화 기술을 개발한 상태다. 현재 일부 바이오디젤 업체들은 바이오디젤 생산원료로 사용되는 수입 식물성 기름의 가격이 폭등함에 따라 폐식용유를 바이오디젤 생산 원료로 사용하고 있다.
이 박사는 “앞으로 폐식용유를 원료로 한 바이오디젤 사용이 확대되면 매년 10만톤의 원유 수입 절감(400억원 상당)과 22만톤의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하며 강연을 끝맺었다.
- 김청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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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09-02-1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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