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종말처리장에서 오·폐수를 처리한 뒤 남은 최종 폐기물인 하수슬러지의 처리를 두고 전국 각 지자체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하수슬러지를 연료로 제조하는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돼, 연간 1,400억원에 이르는 처리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원장 한문희)은 26일 ㈜대승(대표이사 허성)과 함께 하루 7,500ton 가량 발생해 먼 바다에 버려져왔던 하수슬러지를 발열량이 높은 고급연료로 제조하는 기술과 그 공정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하수슬러지는 탈수가 곤란하고 건조할 때 나오는 악취와 소각공해로 인해 처리가 곤란했다. 특히 국제적으로 폐기물의 해양 투기를 금지하는 ‘런던협약 96의정서’와 2012년부터 하수슬러지의 해양 투기를 전면 금지하는 해양오염방지법이 발효됨에 따라 처리기술 및 공정이 절실히 요구돼 왔다.
이번에 개발한 하수슬러지 처리기술의 핵심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폐기물이었던 하수슬러지에 기름과 석탄을 정제 · 응집하는 특수한 방법을 이용해 소카(SOCA : Sludge Oil Coal Agglomeration)라는 높은 발열량의 연료를 제조하는 기술, 두 번째는 함수율 70% 이하인 SOCA를 건조과정 없이 바로 습윤 촉매 가스화하는 공정 기술이다.
하수슬러지와 기름-석탄을 응집해 만들어진 SOCA는 처리가 곤란한 폐유와 MDF 톱밥을 사용해 기름과 석탄을 대체할 수 있는 연료이다. 발열량이 7,000kcal/kg로 6,500kcal/kg 이하인 석탄보다 높으며 1,800 ~ 3,500 kcal/kg인 하수슬러지의 발열량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MDF 톱밥(Medium Density Fiberboard) 중밀도 섬유판 - 목재에서 섬유질을 추출하고 접착제를 넣어 층을 쌓아 눌러 만든 판 |
SOCA 연료를 건조과정 없이 바로 습윤 촉매가스화 하는 공정은 폐기물인 하수슬러지를 에너지로 변환시키는데 큰 의미가 있으며,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운전 중 온도가 850℃ 정도로 석탄 가스화에 비해 약 100∼300℃ 정도 낮아 약 10%정도의 에너지절약이 기대된다. 또한 거대한 고온 석탄가스화에서는 용융회재 및 타르(Tar)처리가 곤란한데 비해 규모가 작고 타르를 응집제로 재사용이 가능하게 돼 시설운전비가 저렴한 특징을 갖고 있다.
이 기술로 하수슬러지 이외에 처리가 곤란한 축산 및 피혁폐수까지도 연료화가 가능해 사회·환경적으로 파급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앞으로 가스화 정제 시스템을 보완하면 고농도 수소 함유가스 제조가 가능해져 연료전지 연료로 활용할 수도 있다.
연구책임자 강성규 박사는 “하수슬러지의 직접 연소 또는 단순 가스화 연소 시에 발생되는 공해를 최소화했으며, 이런 저공해 연소기술 확보를 통해 혐오시설로 여겨졌던 대도시 하수종말처리장을 친환경 열병합 발전으로 바꿀 수 있게 되었다”고 평가했다.
- 김청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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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08-11-2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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