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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너지
김준래 객원기자
2017-01-23

폐기물에서 탄생한 가스 LFG 고열량 '매립가스' 에너지원으로 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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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에서 용 난다’라는 속담은 이제 에너지 분야에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버려진 쓰레기가 모이는 폐기물 매립지에서 놀랍게도 신재생에너지가 탄생하고 있으니 말이다. 신재생에너지의 정체는 바로 쓰레기가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면서 발생하는 ‘매립가스’다.

원주시에 마련된 LFG 자원화 시설 ⓒ 수도권매립지공사
원주시에 마련된 LFG 자원화 시설 ⓒ 수도권매립지공사

최근 강원도는 원주시에 매립가스 자원화 시설을 설치한 뒤 곧바로 가동에 들어갔다. 원주시 관계자는 “매립장에서 발생하는 연평균 240만㎥의 매립가스로, 4인 가족 기준 약 1만 5000여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기 450만㎾h를 생산할 수 있다”라고 밝히며 “해마다 온실가스 3만 톤도 줄일 수 있어서 탄소배출권까지 확보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LFG는 유기물이 분해될 때 발생하는 가스

매립가스(LFG, Land Fill Gas)란 폐기물 매립지에서 매립된 유기물이 혐기성 미생물에 의해 분해될 때 발생하는 가스를 말한다. LFG는 메탄(CH₄)과 이산화탄소(CO₂)가 대부분이다. 98%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서 거의 전부라 할 수 있고, 나머지 2%는 황화수소(H₂S)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LFG의 주성분인 메탄과 이산화탄소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이들이 바로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대표적인 온실가스들이기 때문이다. 특히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21배나 많은 온실가스 유발 효과가 있기 때문에 환경 분야에서는 요주의 대상으로 꼽히는 가스다.

하지만 에너지 분야에서의 메탄은 전혀 다른 대접을 받는다. 다른 어떤 가스들보다도 열량이 높아서 연료로서의 가치를 충분히 인정받고 있다.

따라서 LFG는 환경 문제와 에너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 줄 수 있는 유일한 에너지원으로 꼽힌다. 폐기물매립지가 존재하는 한 어차피 메탄가스가 발생하게 되므로, 이를 포집하여 연료로 활용하면 저렴하게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고, 지구온난화의 완화에도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LFG가스의 전처리장치 ⓒ hhu.ac.kr
LFG가스의 전처리장치 ⓒ hhu.ac.kr

선진국들의 경우도 매립가스 활용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정책을 통해 적극적으로 LFG를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네덜란드는 발생되는 매립가스의 10%를 산업체에서 사용하는 에너지로 공급하고 있고, 50%는 전력 생산에 활용하고 있으며, 나머지 40%는 도시가스나 자동차 원료로 사용되고 있다.

또한 영국에서도 현재 60개소 이상의 매립장에서 매립가스를 직접 또는 발전하는 방법으로 연간 19만 톤의 메탄을 처리하고 있다.

수십 년 전부터 LFG를 에너지로 사용한 선진국들에 비해 우리나라는 지난 2002년에야 비로소 난지도 매립지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포집 작업이 시작됐다. 현재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이곳에서 발생하는 LFG를 활용하여 인근에 있는 월드컵경기장으로 에너지를 공급하는 등, 연평균 약 23억 원 정도의 에너지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폐기물 감량 정책에 따라 LFG 생산량의 미래 불투명

LFG를 자원화 하는 방식에는 ‘가스를 태울 때 나오는 열로 전력을 생산하는 방식’과 ‘가스를 직접 연료로 활용하는 방식’ 등 두 가지가 대표적이다.

전력 생산 방식은 LFG의 포집량 및 발전 용량에 따라 가스터빈과 스팀터빈, 그리고 가스엔진 등 3가지로 구분되고, 직접 연료 방식은 사용하는 LFG의 품질을 높이기 위한 전처리 시설이 필요하다.

수도권매립지공사의 자료에 따르면 현재까지 국내 매립지에 설치된 LFG 자원화 시설은 16개가 전력 생산 방식이고, 나머지 3개는 직접 연료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LFG 자원화 시설은 그 규모를 확대해 나가면서 에너지 비용 절감에도 많은 기여를 하고 있고, 이 외에도 전 세계가 동참하고 있는 온실가스 감축 작업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가장 돋보이는 성과로는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인 탄소배출권을 약 550만 톤 정도 발급 받은 점을 들 수 있다. 이 같은 성과는 전 세계 폐기물 분야 관련 사업 중 최대 규모의 온실가스 감축량이라는 것이 한국지역난방공사 측의 설명이다.

LFG 포집이용을 위한 가스추출정 평면도 ⓒ 수도권매립지공사
LFG 포집이용을 위한 가스추출정 평면도 ⓒ 수도권매립지공사

한편 국내 LFG 자원화 사업의 미래는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혼재되어 있는 상황이어서 보다 철저한 시장예측이 필요하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우선 긍정적인 면은 뛰어난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터키에서는 그런 기술력을 바탕으로 LFG 자원화 사업이 진행되고 있고, 동남아를 대상으로는 LFG 자원화 기술을 수출하고 있다. 또한 중국과 탄자니아 등에서는 LFG 자원화 사업에 대한 타당성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반면에 부정적으로 보는 시간은 LFG의 생산량이 점차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이 같은 전망이 나오는 이유는 폐기물 감량 정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지만, 우리나라는 폐기물 감량 정책에 따라 매년 쓰레기 매립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특히 2005년부터 음식물쓰레기의 직매립이 금지되면서 미생물 분해가 가능한 유기물들의 매립량이 급속히 감소하고 있고, 이에 따라 LFG 발생량도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이유로 향후 LFG를 안정적으로 포집하기 위해서는 발생량 감소에 따른 대책이 강구되어야 한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17-01-2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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