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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15

폐경 일어나는 이유는…“이빨고래 폐경은 수명 연장 위한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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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경은 동물 세계에서 매우 드문 현상이며 폐경이 왜 어떻게 진화했는지 역시 오랜 의문으로 남아 있다. 영국 연구팀이 이빨 고래류 암컷의 폐경은 수명을 늘리기 위한 진화로 보인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번식 후 어미 범고래와 아들. ⓒDavid Ellifrit, Center for Whale Research. Reference Permit NMFS-27038 제공

영국 엑서터대 새뮤얼 엘리스 박사팀은 14일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서 이빨고래류에서 암컷이 새끼를 낳을 수 있는 번식 기간은 늘리지 않으면서 총 수명을 연장하기 위한 방식으로 폐경이 진화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결과는 이빨고래류에서 폐경이 암컷이 번식 기능을 계속 유지할 경우 불가피해지는 딸이나 손녀와의 짝짓기 경쟁을 피하면서 후손 세대의 생존을 돕기 위해 진화한 것임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수명이 수십 년 남아 있는 포유류 암컷에서 폐경은 보편적인 진화 원칙에서 명백히 벗어난 현상으로 보인다.

5천여 종의 포유류 중 폐경 후 연장된 수명을 사는 것은 육상에서는 인간이 유일하고, 바다에서는 들쇠고래, 흑범고래, 범고래, 일각돌고래, 벨루가고래 등 이빨고래류 5종뿐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연구팀은 지난해 10월 아프리카 우간다 서부 키발레 국립공원 내 야생 침팬지 암컷들이 폐경을 겪은 후 공동체에서 계속 살아간다는 사실을 확인해 보고하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여성이 폐경 후 손자를 돌봄으로써 자녀 출산율과 손자 생존율을 높여 자기 유전자가 후손에게 더 많이 전달되게 적응 진화한 것이라는 '할머니 가설'로 폐경을 설명하기도 하지만 이것이 다른 동물에도 일반적으로 적용되는지는 불분명하다.

번식 후 어미 범고래(K14) 가족. 번식 후 어미 범고래(K14)가 어린 아들(K42)과 성체 아들(K26)을 이끌고 있다. ⓒDavid Ellifrit, Center for Whale Research. Reference Permit NMFS-27038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이빨고래의 폐경 진화 가설들을 검증하기 폐경을 겪는 이빨고래류 5종에 대한 새로운 비교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했다.

그 결과 이빨고래 다섯 종의 암컷은 비슷한 크기의 다른 종 암컷보다 더 오래 살 뿐만 아니라 같은 종 수컷보다 수명이 훨씬 긴 것으로 나타났다. 범고래의 경우 수컷은 보통 40살 정도에 죽지만 암컷 범고래는 80대까지 살 수 있다.

연구팀은 이빨고래 암컷에서 폐경은 번식 기간은 늘리지 않으면서 수명을 연장하는 방식으로 진화했다며 폐경은 번식 기간이 딸이나 손녀와 겹치지 않게 하면서 자녀 및 손자·손녀와 함께 살며 도울 수 있는 기간을 늘려준다고 말했다.

이어 이 결과는 종에 이익이 될 때 폐경이 진화한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9천만 년의 시간 차이 등 명백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인간과 고래가 수렴적 생활사를 보이는 것은 폐경 진화를 이해하는데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 출처 : Nature, Samuel Ellis et al., 'The evolution of menopause in toothed whales',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4-0715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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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자 2024-03-1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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