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권 경쟁시대, 우리 ‘바이오 안보’ 현주소는?

바이오 데이터 보호 관리 체계 구축해야

코로나19 팬데믹이 장기화되면서 바이오 안보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를 통해 바이오 이슈가 얼마든지 실제로 국가 안보의 위협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바이오 기술이 이중 용도로 활용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 바이오 안보의 중요성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패권 경쟁시대, 바이오 안보 현주소는?

28일 ‘바이오 안보 : 패권 경쟁시대 우리의 현주소’를 주제로 과총 바이오경제포럼이 개최됐다. © 포럼 영상 캡처

28일 ‘바이오 안보 : 패권 경쟁시대 우리의 현주소’를 주제로 열린 과총 바이오경제포럼에서 강선주 국립외교원 교수는 “바이오 안보란 의도적 또는 우발적으로 살포되거나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병원성 미생물의 위협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것을 뜻한다”고 정의하면서 “특히 코로나19와 같은 자연 발생적 감염병으로 인한 안보의 위협은 원인 제공자가 불분명할 뿐 아니라 방어 대응은 보건과 의료 능력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바이오 안보가 더욱 중요한 이슈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도시화나 환경 파괴, 기후변화 등으로 감염병 재등장이 가능해졌고 약물 내성 병원균이나 코로나19와 같은 새로운 병원균 발생 가능성도 높아졌으며 무역과 인구 이동이 빈번한 상황에서 병원성 미생물 전파도 용이하기 때문에 아무리 한 개 국가가 바이오 안보에 대한 방어수준을 높여놓았다고 하더라도 개별 국가의 방어 조치만으로는 불충분할 수 있다”며 “그래서 세계화와 일상화로 높아진 21세기 감염병 위협은 국가들의 협력을 통해서만 바이오 안보를 이룰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문제는 코로나19 팬데믹에서 협력 대신 개별적으로 보건, 의료 능력 확보 경쟁에 나섰다는 것. 그로 인해 코로나19 팬데믹이 필요 이상으로 악화가 되었다는 것이 많은 안보 전문가들의 주장이라며 강 교수는 “코로나19가 강대국인 중국에서 처음 발생했고, 강대국인 미국이 최대 피해국이 됐으며 그 와중에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이 가속화되면서 협력 리더십이 불발됐기 때문”이라고 그 원인을 분석했다.

강선주 국립외교원 교수는 ’21세기의 바이오 안보 : 글로벌 위험과 자국 중심주의의 부조화’를 주제로 발제했다. © 포럼 영상 캡처

또 강 교수는 “바이오 안보 이슈는 근 100년의 역사 속에 존재해 왔으나 코로나19로 감염병의 안보화 인식이 커지게 됐고 백신 민족주의가 나타나면서 선진국들이 의약품의 해외 의존도를 축소하고 국내 제조를 늘리고 있으며 의약품을 해외에서 조달할 경우는 위협이 낮은 동맹국 또는 소수의 파트너 국가에 의존을 추진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감염병에 대해서는 상시 대응체제로 강화할 필요가 있고 바이오 제약산업이 안보에 기여할 수 있도록 선진 지역과의 협력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바이오 안보, 데이터 보호와 관리 중요

실제로 제약산업 현장에서 글로벌 패권경쟁으로 인한 바이오 안보 이슈를 목격하고 있다는 김태형 테라젠이텍스 이사는 바이오 데이터 보호와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이사는 “차세대 유전체 분석기술이 있는데 기존 기술보다 100만 배 효율적인 바이오 데이터 생산이 가능한 기술이다. 그런데 미국과 중국 등 글로벌 패권 국가들이 이 기술을 이용해서 생산된 바이오 데이터를 해외로 반출되지 못하도록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바이오 생체 및 유전체 데이터와 관련된 기술, 특허, 연구 데이터 활용 등 전 분야에 있어서 국가들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고 자국의 데이터 자원 보호를 위해 벽을 높이 쌓고 있다”며 “한국도 빨리 패권 국가들 속에서 고립되는 상황을 인지하고 바이오 데이터 활용과 생산, 관리를 위한 체계를 논의하고 실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태형 테라젠이텍스 이사가 패널토론에서 데이터 보호와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 포럼 영상 캡처

이에 대해 김선영 국가생명연구자원정보센터 센터장은 최근의 시작된 국가 바이오 데이터 스테이션 조성 사업을 소개했다.

김 센터장은 “바이오 데이터 확보 측면에서 우리나라가 선진국에 비해 늦은 편이다. 미국이나 유럽 등은 40년 전부터 바이오 데이터 센터를 만들고 그때부터 바이오 데이터를 확보해서 이번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치료제나 백신 개발의 주요한 자원으로 사용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지난 30년간 연구개발 투자를 늘렸음에도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수집하는 시스템이 없어서 많은 국내 연구자들이 만든 데이터도 해외 데이터센터에 쌓이고 국내에는 없는 상황이었다”며 “다행스럽게도 올해 디지털 뉴딜 대전환을 통해 바이오 데이터 중요성을 인식하고 국가 바이오 데이터 스테이션 조성으로 국내 연구개발비로 만들어진 바이오 데이터가 국내에서 체계적으로 수집되고 활용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안보뿐 아니라 산업적 측면에서도 바이오의 중요성이 제기됐다. 구자현 한국개발연구원 박사는 “작년에 보건산업의 수출이 270억 달러로 7대 수출 산업으로 성장했고, 특히 의약품 및 의료기기 경우는 141억 달러를 기록해서 2019년 대비 50% 이상의 성장을 기록하는 등 바이오산업이 신성장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제조 부문이 강하기 때문에 바이오산업에서도 백신 허브화를 위해 신뢰성을 높이고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또 이번 코로나19를 통해 디지털이 얼마나 중요한지 체감을 했기 때문에 바이오산업 내에서도 디지털 전환을 적극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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