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적인 자극이 주는 통증완화효과의 신경 메커니즘을 규명한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 ©GettyImagesBank
7월 7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지에 소리의 통증완화효과를 관찰한 쥐 실험과 신경 메커니즘을 밝힌 연구가 게재되었다. 연구는 중국 국립보건원 산하 국립치과두개안면연구소(National Institute of Dental and Craniofacial Resrach, NIDCR), 중국과학기술대, 안휘의과대 연구진에 의해 수행되었다.
음악이 통증완화 및 치료에 도움을 준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바 있으나, 그 매커니즘을 밝혀지지 않았었다. ©GettyImagesBank
음악이 통증 완화에 도움을 준다는 것은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었다. 1960년대에는 음악 등 여러 종류의 소리가 치과 및 의료수술, 진통과 분만, 암으로 인한 만성적인 통증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다.
그러나 음악이나 소리를 통해 얻는 진통효과가 정확히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았으며, 또한 어떤 원리를 통해 작동하는지 신경 메커니즘 또한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의 공동 저자인 NIDCR의 케빈 리우 박사는 기존에 수행된 연구들을 “인간의 뇌를 이미징하는 연구를 통해 음악으로 인한 통증완화를 뇌의 특정 영역으로 연관시켰지만, 단지 연관시키는 것에서 그쳤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소리의 통증 완화 효과를 규명하고 특히 청각적인 자극을 통해 진통효과가 일어나는 원리를 파악하기 위해 쥐 실험을 진행했다. 이에 대해 리우 박사는 “동물 실험을 통해, (소리의 통증완화효과와) 관련된 신경을 식별하기 위해 더 완전한 실험 수행과 신경회로 탐색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발에 염증이 있는 쥐에게 클래식 음악, 같은 곡을 불협화음으로 재배열한 음악, 백색소음을 들려주었다. 음량은 배경음보다 5 db, 10 dB, 15 dB, 20 dB씩 높게 설정했다.
실험 결과는 놀라웠는데, 연구팀의 처음 가정과는 달리 음악의 종류가 아닌 ‘음량’이 통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떤 종류의 음악인지와는 관계없이 모두 속삭이는 정도의 음량인 5 dB일 때에 통증 완화 효과가 있었다. 이보다 큰 음량을 들려주면 진통효과는 사라졌다. 리우박사 “우리는 소리의 종류나 화음이 아닌, 소리의 크기가 중요하다는 사실에 정말 놀랐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결과는 소리의 진통효과가 음량(신호 대 잡음비, SNR)에 의존한다는 것을 발견한 것과 더불어, 한 음량이 조금만 올라가도 진통효과가 사라진다는 것 또한 중요한 발견이다. 더불어 사람뿐 아니라 동물 역시 소리에 민감한 존재임을 시사한다.
실험 결과에서 더 나아가, 연구팀은 소리의 세기에 따라 뇌가 어떻게 반응하는지와 소리가 통증을 완화시키는 메커니즘을 밝혔다. 소리가 쥐의 대뇌피질과 통증 감소에 미친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형광단백질과 결합시킨 비감염성 바이러스를 이용해 뇌신경 회로를 추적했다. 뇌 영역 간의 연결을 추적함으로써, 쥐의 뇌에서 청각을 담당하는 영역과 통각 영역이 기능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입증할 수 있었다.
형광 관찰을 통해 통증의 전달 경로와 소리를 통한 통증완화 경로를 관찰할 수 있었다. ©Zhou et al. Science (2022)
청각 신호는 뇌의 시상을 거쳐 청각피질로 들어간다. 시상은 뇌의 중심에 있으며, 통증 등 여러 신체 감각 신호가 모여드는 중계지 역할을 한다. 연구진은 소리에 대한 정보를 수신하고 처리하는 청각피질부터 시상까지의 경로를 알아냈다.
그 결과 소리자극을 인지한 청각피질이 해당 청각 정보를 다시 시상으로 보낸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청각피질에서 처리한 청각 신호 정보가 통증 민감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다. 또한 낮은 음량의 소음이 시상경로 수용말단에 있는 뉴런 활동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각피질이 배경음보다 약간 더 큰 소리자극을 인지하면 해당 정보를 시상의 특정 영역으로 보내는 활동이 억제되면서 통증이 완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연구진은 통증 부위에 따라 통증 전달 경로가 다르다는 것을 밝혔다. 또한 새롭게 알아낸 신경 경로를 조작함으로써 청각의 진통효과를 재현할 수 있었다. ©Zhou et al. Science (2022)
신체 부위별로 통증 전달 경로가 다른 것 역시 흥미로운 결과였다. 앞다리에 통증이 있는 쥐는 5dB의 백색소음이 주는 진통효과가 배측후위시상(ventral posterior, VP)과, 뒷다리가 아픈 쥐는 후위시상(posterior thalamic)과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다. PO와 VP는 척수에서 통증신호를 받아 체감각 피질로 전달하는 중계 역할을 한다. 이는 청각의 통증 완화 과정의 신호전달경로에서 각각의 시상핵이 신체 부위별로 연관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통증의 완화는 의료와 복지에 크게 기여할 잠재성이 있는 만큼 관심을 모으는 주제이다. 생쥐를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실험 결과가 사람에게서 어떻게 재현될지는 미지수이다. 사람에게도 같은 효과가 나타날지는 물론 소리의 종류나 화음이 통증 완화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칠지도 변수가 크다.
이에 대해 리우 박사는 “우리는 인간의 음악이 설치류(쥐)에게 어떤 의미인지 모르지만, 인간에게는 다양한 의미를 갖고 있다. 우리는 많은 감정적 요소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통증 완화 연구를 임상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여러 조건의 최적화된 수치를 탐색하는 등 많은 후속 연구가 필요함을 시사한 것이다.
해당 연구 결과를 통해 사람에게서도 통증 완화 효과를 볼 수 있을까 ©GettyImagesBank
그럼에도 소리의 종류가 아닌 음량이 주된 요소라는 것과 실제 경로를 알아낸 것은 중요한 발견이다. 또한 뇌의 다양한 경로를 통해 소리를 활용한 진통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드소우자 소장은 “급성 및 만성 통증을 관리하는 보다 효과적인 방법이 필요하다. 이는 통증을 조절하는 기본적인 신경 과정을 더 잘 이해하는 것에서 시작한다”며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해당 연구 성과는 보다 안전한 통증 완화 및 치료 기술을 개발하는 데에 단초가 될 것이다.
또한 “쥐에게서 소리의 통증 완화 효과를 중계하는 하는 회로를 알아냄으로써, 이번 연구는 궁극적으로 통증 치료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알려줄 수 있는 중요한 지식을 더한다”고 덧붙였다. 청각을 통한 진통 효과는 인간에게 적용과 실제 활용까지 남은 길이 멀지만, 동물을 통해 보다 구체적으로 밝힐 수 있었던 이번 연구 결과가 사람에게도 적용되는지 여부를 알아보기 위한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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