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성의 위성인 엔셀라두스(Enceladus)의 얼음 표면 틈에서 탄소가 풍부한 유기 분자가 분출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미국 남서연구소(SwRI) 연구진은 NASA의 토성 궤도 탐사선인 카시니호가 보내온 질량분석 데이터를 사용해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엔셀라두스의 암석으로 된 내부 코어와 지표 아래 바다의 따뜻한 물 사이의 화학반응이 이 같은 복잡한 분자들과 연결돼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 연구는 과학저널 ‘네이처’(Nature) 28일자에 발표됐다.

메탄보다 10배 이상 무거운 유기분자 발견
논문 공저자로 외계 화학 해양학이 전공인 이 연구소의 크리스토퍼 글라인(Christopher Glein) 박사는 “우리는 다시 한번 엔셀라두스에 주목하게 됐다”며, “이전에는 단지 몇몇 탄소원자를 포함한 가장 간단한 유기 분자를 확인해 냈는데 당시는 그것조차 매우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우리는 메탄보다 10배 이상 무거운 200 원자 질량 단위가 넘는 유기 분자들을 발견했다”고 말하고, “이 위성은 액체상태의 물로 구성된 바다에서 복합 유기분자가 분출됨으로써, 우리가 알고 있듯이 생명의 기본 요건을 동시에 모두 만족시키는 지구 이외의 유일한 장소가 됐다”고 설명했다.
2017년 9월 궤도를 벗어나기 전 카시니호는 엔셀라두스의 지표 아래에서 솟아나오는 물질 기둥의 표본을 채취했다. 우주 먼지 분석기(Cosmic Dust Analyzer; CDA)와 서남연구소의 이온 및 중성 질량 분석기(Neutral Mass Spectrometer; INMS)로 물질 기둥 안과, 엔셀라두스의 중력을 벗어난 얼음 입자들로 구성된 토성의 E-고리 안 모두에서 측정을 수행했다.
“탐지된 수소분자, 열수환경에서 지화학작용으로 생성”
글라인 박사는 “카시니 우주탐사선은 임무가 끝난 후에도 엔셀라두스에 대한 정보를 계속 전해줘 해양 우주생물학 분야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며, “이번 논문은 행성 과학에서 팀워크가 갖는 중요한 가치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즉, INMS와 CDA팀이 서로 협력해 엔셀라두스 지하 바다의 유기 화학에 대해 한 데이터세트에서 얻을 수 있는 것보다 더 깊은 이해에 도달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
2015년 10월 28일 카시니호가 엔셀라두스와 근접해서 비행하며 물질 기둥을 통과해 날아갈때 INMS는 수소 분자를 탐지했다. 이전의 근접 비행에서는 내부 암석코어 위의 지표 아래에 바다가 존재한다는 증거를 제공했다. 물질 기둥에 있는 수소 분자는 열수(hydrothermal) 환경에서 물과 암석 사이의 지화학적 상호작용에 의해 형성된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생물학적 유기분자 합성 가능”
논문 공저자이자 INMS 책임연구원인 헌터 웨이트(Hunter Waite) 박사는 “수소는 지구의 바다에서 열수 분출구 근처에 사는 미생물을 지원하는 화학 에너지 자원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단 미생물의 잠재적인 식량자원을 확인했다면 다음 질문은 ‘엔셀라두스 지하바다에 있는 복잡한 유기체의 본질은 무엇인가?’”라며, “이 논문은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는 (엔셀라두스 지하바다의 복잡한 유기체와 관련한) 유기 화학의 복잡성을 이해하기 위한 첫 걸음”이라고 설명했다.
글라인 박사는 “이번 논문에 서술된 발견은 차세대 탐사를 위해서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미래의 우주탐사선은 엔셀라두스에서 분출되는 물질 기둥 속을 통과하면서 복합 유기분자를 고해상도 질량분석기로 측정해 이 유기분자들이 어떻게 만들어졌는가를 알 수 있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물론 주의를 기울여야 하겠지만 이번 발견이 엔셀라두스에서 생물학적 유기 분자 합성이 가능하다는 것을 나타낸다는 사실은 흥미로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 김병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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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8-06-2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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