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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박상주 객원기자
2009-09-07

‘테크네’에서 이별한, 재회하는 예술-과학기술 제5회 융합카페, “미디어아트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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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포크라테스가 언급한 테크네(techne)에는 '예술'과 '기술'의 의미가 함께 들어있다. 통상 ‘기예’로 번역되는 이 단어를 떠올려 보면, 본래 예술과 과학기술은 하나의 뿌리였음을 추론할 수 있다.

데카르트 이후 분석적인 과학적 사고로 각종 분야가 분화되면서 테크네는 어느새 역사 속에 뭍혀졌다. 그러나 예술가들의 새로운 실험과 고도로 발달된 과학기술이 재회하면서 테크네는 미디어아트의 모습으로 떠오르고 있다.

과학기술과 인문사회, 문화예술의 만남을 지향하는 한국과학창의재단의 5번째 융합카페가 서울과학관 창의리소스센터에서 4일 열렸다.


이번 융합카페의 주제는 ‘미디어아트의 세계’로, 미디어아티스트로 활동 중인 오창근 서강대 영상대학원 겸임교수가 미디어아트의 역사와 개념 등을 정리하고 김형기 중앙대 첨단영상대학원 교수가 현재 미디어아트의 경향을 선보였다.

오 교수는 이 자리에서 과거 미디어아트의 시작을 알린 여러 작품들을 보여주면서 “실재적인 영역에서 과학기술의 변화는 '예술의 표현 방법과 형식'이라는 보다 구체적인 부분들과 서로 맞물려 변화해갔다”며 “예술과 과학기술의 조우에서 나타난 예술적 성과는 이루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그 예가 많으며, 예술사와 과학기술사는 이미 오래 전부터 양쪽의 재회를 준비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백남준 등의 작품을 해설하면서 “1950년대 후반부터 1960년대 초반에 예술가들은 예술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론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양한 시도와 실험을 하기 시작했는데, 예술과 과학기술이 결합된 대표적 예가 전자음악의 등장과 비디오아트의 시도”라고 설명했다.

“90년대 컴퓨터와 인터넷의 보급으로 비디오아트를 떠나 디지털 미디어 아트가 만들어지는 토대가 마련됐다”는 오 교수는 “이제는 작품을 위한 도구와 수단으로서의 과학기술이 아니라 과학기술의 미학적 구현으로서 예술 행위를 이용하는 경우도 조심스럽게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외국에서 보니 미술공부를 하던 학생들이 게임엔진을 뜯어고치면서 공부를 하고 있었다. 한국에서도 여건이 조성되면 어렵지않게 할 수 있을 것이다”라며 예술-과학기술이 융합되는 사례를 나열하면서 “공대학생들도 미디어아트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작품이 되느냐는 별개의 문제로 하나로 정리되지 않는 것이 있다. 과학자-예술가가 서로 비어있는 것을 채워주면 예술적 성취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기 교수는 ‘디지털+미디어+아트+페스티벌’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최근래 선보이고 있는 다양한 미디어아트의 현재를 선보였다.

물리학을 전공하다 프랑스로 미술 유학을 떠난 김 교수는 자신의 물리학 지식을 작품에 녹인 사례를 모아 보여주며 미디어아트를 기반으로 한 과학-예술의 실제 형태를 자세하게 설명했다.

김 교수는 “미디어아트를 하면서 뎃생하는 솜씨가 떨어진다고 걱정할 필요가 없고, 과학기술을 잘 못한다는 어려움을 생각할 필요도 없다”며 “작품이 예술성을 가지느냐는 것은 예술가들의 오래된 경험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이고, 미디어아티스트는 예술과 과학기술에 대해 모두 섭렵하고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융합카페에서는 무용, 연극 등의 공연예술에서 미디어아트와의 협업 방법 등이 논의되면서 다양한 방법으로 과학기술-예술의 접목지점을 전망하기도 했다.
박상주 객원기자
utopiapeople@naver.com
저작권자 2009-09-0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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