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오전 3시 31분(현지 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인류 최초의 태양탐사선 ‘파커 솔라 프로브(Parker Solar Probe : 이하 파커 호)’가 델타Ⅳ 헤비로켓에 탑재된 채 발사됐다.
파커 호는 원래 11일 발사될 예정이었으나 기술적인 문제로 발사시간이 24시간 연기됐다. 이런 우려를 감안한 듯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그로부터 약 두 시간 후인 오전 5시 33분에 파커 호가 정상적으로 작동한다고 발표했다.
여행 첫 주 동안 파커 호는 안테나와 자기 측정기 등의 기기를 먼저 전개한 다음 9월 초부터 약 4주간 계기 테스트를 수행할 계획이다. 이후 파커 호는 금성을 향해 날아가 10월 초에 금성 중력 보조장치를 처음으로 작동시킨다. 즉, 금성의 중력을 이용해 태양 주위를 도는 우주선의 궤도를 더욱 탄탄하게 다듬는 작업을 하는 것이다.
파커 호가 태양에 가장 가까이 접근하는 시기는 11월 1일경이다. 태양으로부터 약 2500만㎞ 거리로 다가가게 되는데, 이후 조금씩 거리를 줄여서 2024년경에는 600만㎞까지 접근하게 된다. 그동안 파커 호는 금성 탐사를 6번 더 하고, 태양에 24번째 최근접 비행을 하는 2025년에는 태양 속으로 들어가 산화하게 된다.
온도 높지만 에너지 전달할 입자 적어
파커 호가 태양에 가장 가까이 다가가는 지점은 태양의 바깥 대기층인 코로나에 해당하는 곳으로서 온도가 100만도를 훨씬 넘을 것으로 추정한다. 그처럼 뜨거운 온도에서도 파커 호는 어떻게 녹지 않고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열과 온도의 개념부터 알아두어야 한다. 온도는 입자들이 얼마나 빨리 움직이는지를 측정하는 반면, 열은 입자들이 전달하는 총 에너지 양을 측정한다. 따라서 입자들이 빠르게 움직이면 온도가 높지만, 입자들이 아주 적으면 많은 에너지가 전달되지 못한다.
그런데 우주는 대부분 비어 있으므로 코로나의 온도가 매우 높지만 파커 호에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는 입자가 거의 없다. 즉, 200℃ 정도의 온도로 올라가는 오븐에 손을 넣는 것과 100℃로 물이 끓고 있는 냄비에 손을 넣는 것의 차이라고 보면 문제가 쉬워진다. 물속의 열에너지는 보다 밀집되어 있으므로 순간적으로 열을 더 많이 받기 때문이다.
또한, 소형차 정도 크기의 파커 호에는 태양열을 막아주는 방패 모양의 열 보호 시스템(TPS)이 장착돼 있다. 지름 2.43m의 육각형 모양으로 된 TPS는 두 개의 탄소 플레이트 사이에 삽입된 탄소 합성 폼을 사용해 첨단기술로 제작되었다.
TPS는 무게가 가벼울 뿐더러 가능한 한 많은 열을 처리하기 위해 흰색 세라믹 페인트로 마감 처리되어 있다. 그 외에도 파커 호 표면에는 약 11.43㎝ 두께의 방열판이 설치되었다. 덕분에 외부 온도가 1371℃까지 오르더라도 탐사선 내부는 29.5℃로 유지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TPS는 최대 1650℃를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파커 호에 장착된 기기들도 자동적으로 TPS 뒤로 숨어들어 자신들을 보호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탐사선에 동력을 공급하는 태양전지판은 태양에 너무 가까이 다가갈 경우 과열될 수 있다.
따라서 태양에 접근할 때마다 태양열 집열기는 TPS의 그림자 뒤로 접혀 들어가 아주 적은 부분만 노출된다. 그러나 차폐막만으로는 열을 감당하기 힘들 만큼 태양에 가까이 접근하게 되면, 에어컨과 비슷한 냉방 시스템이 가동돼 태양열 집열기와 계기 등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해준다.
한편, TPS가 태양열을 막아주는 그림자 가장자리에는 휴대폰의 절반 크기만한 센서들이 여러 개 부착되어 있다. 이 센서들의 역할은 탐사선에 장착된 다른 기구들을 보호하는 것이다. 센서들 중 하나라도 햇빛을 감지하면 즉시 중앙 컴퓨터에 경고를 보내 직사광선을 받지 않도록 우주선의 자세를 변경시킬 수 있다.
파커 호가 풀어야 할 세 가지 미스터리
태양계 경계까지 탐사선을 날려 보낸 인류가 이제서야 최초의 태양 탐사선을 쏘아 올릴 수 있었던 이유도 바로 여기에 숨어 있다. 태양의 뜨거운 열기를 막을 수 있는 첨단 방열 기술을 그동안을 개발하지 못한 탓이다. 이로 인해 이번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과학자들은 파커 호가 우주 탐험 역사상 가장 어려운 도전 중의 하나라고 입을 모은다.
이처럼 어렵게 발사된 파커 호의 임무는 대략 세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지난 수십 년간 태양 물리학자들에게 미스터리로 남아 있는 코로나에 대한 비밀을 푸는 일이다.
태양의 표면은 약 5800℃인데, 그보다 위에 위치한 코로나는 300배나 더 뜨겁다. 이 이상한 현상을 ‘코로나 가열’이라 하는데, 파커 호는 코로나로 직접 날아가 태양의 외곽 대기가 왜 그처럼 뜨거운지를 밝혀낼 계획이다.
풀리지 않은 또 하나의 수수께끼는 바로 태양풍이다. 태양의 모든 방향으로부터 초속 수백㎞로 뛰어나오는 태양풍은 태양의 코로나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질 입자로 구성된다. 이 입자가 그렇게 빠른 속도로 가속되는 원리를 파커 호는 밝혀내야 한다.
마지막은 우주 날씨와 관련이 깊은 코로나 질량 방출의 신비다. 이것은 태양으로부터 뿜어져 나와 종종 지구의 전력망이나 통신에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인류는 아직 이 같은 폭발의 물리학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할 뿐더러 언제 어디에서 일어날지도 예측할 수 없다.
파커 호는 유진 파커 시카고대학 물리학과 명예교수의 이름을 따서 붙여졌다. 코로나와 태양풍을 최초로 밝혀내 연구하고 이론화한 과학자가 바로 파커 교수다. 생존 인물로는 처음으로 이름이 붙여진 파커 호에는 파커 교수의 사진과 논문, 음성 메시지 등이 담긴 메모리칩과 함께 성공적인 탐사를 응원하는 전 세계인 110만 명의 이름이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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