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성 궤도 안쪽에서 태양을 공전하는 소행성이 최초로 발견됐다. 지난 13일 과학기술매체 ‘라이브사이언스’에 따르면, 이탈리아의 온라인 관측소인 ‘가상 망원경 프로젝트(Virtual Telescope Project)’는 미확인 소행성이 태양과 가장 가까운 궤도를 돌고 있는 것을 확인하여 ‘2020 AV2’라고 명명했다고 밝혔다.
이 소행성이 처음 발견된 것은 지난 4일이다. 캘리포니아 공과대학(Caltech) 연구팀은 팔로마 천문대의 광역 천체 관측 장비인 ZTF(Zwicky Transient Facility)를 이용해서 ‘ZTF09k5’라는 새로운 소행성 후보를 발견했다. 발견 직후 이탈리아의 천문학자 지안루카 마시(Gianluca Masi) 박사는 자신이 설립한 가상 망원경 프로젝트를 통해서 소행성의 궤도가 금성과 수성 사이에 걸쳐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2020 AV2는 완벽하게 금성 궤도 안쪽을 공전하고 있어서 수성을 제외하고 태양계에 알려진 천체 중에 태양과의 최단 거리를 공전하는 소행성이다. 그러나 태양 가까이 도는 소행성은 알베도 측정이 어려워서 크기가 불확실한 편으로, 지름이 약 1~3km 정도인 것으로 추정된다.
원일점이 금성 궤도 안쪽인 최초의 소행성
현재까지 인류가 발견한 소행성은 약 79만 2000여 개에 이른다. 그중에서 지구 궤도 안쪽을 공전하는 소행성들은 ‘아티라(Atira)’ 또는 ‘아포헬레(Apohele)’ 소행성군이라 부르며, 이번에 발견된 2020 AV2를 합쳐도 고작 21개에 불과하다.
소행성의 궤도 기록은 주로 원일점을 기준으로 정한다. 때론 태양에 아주 가깝게 접근하는 매우 큰 타원 궤도의 소행성이나 혜성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에도 칼텍 연구팀은 동일한 ZTF 장비를 이용해서 ‘2019 LF6’라는 소행성을 발견한 바 있다. 이 소행성의 궤도는 약간 길쭉한 타원형으로, 태양에서 0.317~0.794 AU 거리를 오가고 있다. 원일점이 금성과 지구의 중간에 위치한 2019 LF6는 당시까지 발견된 소행성 중에서 태양과 가장 가까운 궤도를 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발견한 2020 AV2의 궤도는 0.458~0.654 AU로 비교적 원형에 가깝다. 근일점은 수성 궤도 근처까지 가까워지나, 원일점이 금성 궤도 안쪽에 있어서 2019 LF6를 제치고 태양과 가장 가까운 소행성으로 등극했다. 공교롭게도 두 소행성 모두 태양 공전 주기가 151일로 똑같아서 가장 빨리 태양을 공전하는 소행성들이다.
일부 천문학자들은 2020 AV2의 독특한 궤도에 착안해서 금성(Venus)과 아티라(Atira)의 조합인 ‘바티라(Vatira)’ 소행성군이라는 새로운 그룹 명칭을 정하고 그 첫 번째 소행성으로 지칭하기 시작했다.
공전 궤도에 의문점 남아
2020 AV2의 발견은 과학자들에게 한 가지 의문점을 제시하고 있다. 소행성이 어떻게 금성 궤도 안쪽으로 이동할 수 있었냐는 것이다.
ZTF 프로젝트의 공동 연구원인 톰 프린스(Tom Prince) 칼텍 물리학부 교수는 “아마도 행성과 만나면서 금성 궤도 안쪽으로 진입했을 것이다. 이것은 탐사선이 행성의 중력 도움을 받아 가속하는 것과는 정반대 현상으로, 행성을 스치면서 에너지를 얻는 대신 오히려 잃어버릴 수도 있다”라고 그 이유를 추정했다.
칼텍 IPAC 천문학센터의 조지 헬루(George Helou) 전무이사도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헬루 박사는 “금성 궤도를 통과하는 것은 매우 도전적인 일이다”라면서 “소행성이 그러한 궤도에 진입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수성이나 금성과의 중력적 만남을 통해 튕겨져 나오는 것이지만, 두 행성 중 하나에 충돌할 가능성이 더 크다”라고 밝혔다.
천문학자들은 금성 궤도 안쪽을 도는 소행성의 발견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현재로선 얼마나 더 있는지 아무도 알지 못한다. 또한, 수성보다 더 안쪽에서 태양을 공전하는 소행성을 찾기 위한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다행히 아티라 소행성들은 지구에 큰 위협을 주지 않는다. 이러한 소행성의 궤도는 지구까지 도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성이나 수성과의 중력 상호 작용으로 궤도가 바뀔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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