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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2008-01-14

큰 초식동물 없인 나무-개미 공생관계 무너져 연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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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이나 코끼리 같은 큰 초식동물이 없어지면 아카시아 나무와 개미의 공생관계도 무너지는 것으로 나타나 생태계의 한 부분이 교란되면 예측하지 못했던 상호작용의 변화가 일어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BBC 뉴스 인터넷판이 최신 연구를 인용 보도했다.


사이언스지 최신호에 실린 미국 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아프리카산 아카시아(Acacia drepanolobium) 나무에 10년동안 시험적으로 대형 초식동물의 접근을 막은 결과 나무들이 꼬리치레개미(Crematogaster)를 위해 더 이상 부풀린 가시와 꿀을 제공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아카시아 나무는 꼬리치레개미가 집을 지을 수 있도록 가시를 부풀려 주고 잎자루에서 꿀을 제공하며 개미들은 포유동물이 다가오면 집단으로 공격해 나무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아주는 공생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다.


마치 나무가 개미들을 경비원으로 고용해 보수를 주면서 큰 동물에게 먹히지 않도록 스스로를 보호하는 셈이다.


그런데 연구진이 케냐의 한 초원지대에서 여섯 군데의 실험장에 8천볼트 전기 철조망을 쳐 10년동안 큰 동물의 접근을 막는 실험을 하자 나무와 개미의 관계에 이상이 생기기 시작했다.


나무는 개미의 집터가 될만큼 두툼한 가시를 만들지 않고 당분이 많은 꿀도 내 주지 않게 된 것이다.


연구진은 코끼리나 기린 같은 큰 동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해야 할 필요가 없어지자 나무가 개미와의 협력 계약을 파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나무가 개미들을 위해 귀중한 자원을 나눠 줄 필요가 없게 됐다 해서 살기가 더 좋아진 것은 아니다.


보금자리와 먹이가 줄어든 개미들은 공격성이 줄어들면서 군집 규모가 작아지고 마침내 경쟁력도 잃게 됐으며 그 결과 나무와 공생관계가 없는 `나쁜' 개미들에게 밀려나고 말았다.

나무를 보호하지 않는 나쁜 개미들이 나무를 점령하면 나무에 구멍을 뚫는 딱정벌레들까지 몰려 와 줄기와 가지에 온통 구멍을 뚫게 되며 이런 구멍들은 악당 개미들의 집으로 사용된다.


결과적으로 이런 개미들이 들끓게 되면 나무는 성장속도가 느려지고 개미와 공생하는 나무에 비해 사망률이 2배로 늘어나게 된다.


연구진은 나무들이 자신들이 더 이상 포유동물의 먹이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개미들을 위한 투자를 중단하게 만드는 메커니즘을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이런 변화를 일으키는 데는 5~10년이 걸리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진은 이 연구가 보존사업에 갖는 의미는 두 가지라면서 하나는 큰 포유동물의 감소가 전체 생태계에 복잡하고도 연쇄적인 효과를 일으켜 예상치 못한 결과를 낳는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두번째로 전통적인 보존 정책은 종의 보존 위주로 세워졌지만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상호작용'의 보존이라는 것이다.


학자들은 아프리카 전역에서 대형 초식동물이 사라지면 보다 광범위한 영역에서 예기치 못했던 강력한 결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2008-01-1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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