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방역조치가 독감을 억제하고 있다.
과학자들이 이번 북반구 겨울 기간 동안 독감 환자가 줄어든 원인이 코로나19 방역에 의한 것임을 확인하고 있는 중이다.
16일 ‘사이언스’ 지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달 수집한 데이터를 통해 북반구의 독감 바이러스의 활동이 여름철 수준으로 내려갔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에서는 독감 환자의 병원 방문 비율이 1.6%로 기준선인 2.6%에 비해 1.0% 포인트가 낮았다는 것.
이번 북반구 겨울 기간 동안 독감 환자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코로나19 방역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가운데 과학자들이 다음 겨울 백신 개발을 위한 샘플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이다. ⓒCDC
독감 시즌이라고 볼 수 없는 ‘놀라운’ 수치
독감 환자 급감은 코로나19 확산에 독감 확산을 우려했던 방역 관계자들에게 놀라움과 함께 일단 안도의 한숨을 쉬게 하고 있다.
런던에 소재한 프랜시스 크릭 연구소 세계 인플루엔자 센터의 존 매컬리(John McCauley) 소장은 “남은 겨울 기간 동안 독감 환자 수가 증가할지 알 수는 없지만 최근 데이터는 독감 시즌이라고 볼 수 없는 놀라운 수치”라고 말했다.
관계자들은 독감 환자가 이처럼 줄어든 데 대해 지난해 가을 각국 방역당국의 대규모 예방접종 캠페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유럽 질병예방‧통제센터(ECDC)에서는 독감 급증을 우려, 지난 가을 대규모 예방접종 캠페인을 실시한 바 있다. 미국 CDC(질병통제 예방센터) 역시 기록적인 독감 백신 접종을 실시했는데 설문조사에 따르면 접종률이 2019년 42%에서 2020년 53%로 늘어났다.
그러나 백신 접종보다 세계 전역에 걸쳐 대규모로 진행된 코로나19 방역조치가 독감 예방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이 더 힘을 얻고 있다.
ECDC의 코르넬리아 아들러치(Cornelia Adlhoch) 소장은 “백신 접종보다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 여행 제한과 같은 코로나19 방역조치가 독감 예방에 더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세계적으로 독감 환자가 크게 줄어들었지만 또 다른 문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다음 겨울의 독감을 대비해야 할 과학자들이 다음 겨울 유행이 예상되는 바이러스 샘플을 확보하기가 힘들어졌고, 이로 인해 차기 백신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
미국의 경우 임상시험실을 통해 지난해 9월 이후 독감 환자로부터 925개의 양성 샘플을 수집할 수 있었는데 지난해 겨울(2019~2020년) 6만 3975개와 비교해 매우 적은 것이다. 이런 상황은 빠르게 변이하고 있는 독감을 대비해 백신을 개발하고 있는 과학자들을 당혹게 하고 있다.
내년 백신 개발 위해 샘플 구하기 힘들어
미국 워싱턴 대학의 바이러스 학자 트레버 베드포드(Trevor Bedford) 교수 연구팀도 그중의 하나다.
수집한 바이러스의 게놈분석을 통해 다음 겨울에 대비해야 할 신종 균주를 식별해 왔는데 이번 겨울에는 그것이 힘들어졌다. 베드포드 교수는 “2019~2020년 겨울 1만 2218개 샘플을 수집했는데, 2020년 9월 1일~2021년 1월 1일 사이 127개 샘플을 수집하는데 그쳤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WHO는 오는 2월 (북반구를 위한) 차기 백신을 결정하기 위한 회의를 소집할 계획이다. 베드포드 교수는 “최근 캄보디아, 방글라데시, 인도에서 유전자 변이가 많은 독감 바이러스가 발견되고 있는데 내년 백신 개발을 위한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자들이 우려하고 있는 것은 이번 독감 환자 급감이 매년 지속적으로 이어져오던 자연적인 면역력(nutural immunity)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시즌에 바이러스 감염이 적으면 이 바이러스에 감염되기 쉬운 인구가 늘어나고, 다음 시즌 들어서는 더 큰 발병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 ‘사이언스’ 지는 프린스턴 대학의 역학자 레이첼 베이커(Rachel Baker) 교수 연구팀의 연구 결과를 예로 들고 있다.
2020년 11월 미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한 논문 ‘ The impact of COVID-19 nonpharmaceutical interventions on the future dynamics of endemic infections’에서는 독감 발병에 대한 예측을 담고 있다.
올해 바이러스 전파가 20% 감소했다고 가정하고 300개 이상의 미국 카운티와 멕시코 주에서 독감을 비롯한 호흡기 질환 발병률을 시뮬레이션 했는데 2021~2022년 겨울 평균치의 약 두 배에 달하는 발병률을 예측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이미 남반구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호주의 경우 지난 겨울 독감 등의 환자가 급감했는데 이후 환자 수가 늘어나 2020년 10월 일부 지역에서 급등세를 기록했다. 이후에도 계속해서 평균 수치를 넘고 있는 중이다.
베이커 교수는 “독감 발병은 예측하기 어려운 분야로, 다른 지역에서는 같은 방식으로 반등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베이커 교수는 “다음 시즌에 발병률이 증가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만일을 대비해 백신 접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과학자들이 큰 궁금증을 갖고 있는 것은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 등 최근 조치가 향후 코로나19는 물론 독감 등 다른 호흡기질환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의 호흡기질환 전문가인 벤자민 싱거(Benjamin Singer) 교수는 “마스크 착용이 향후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은 매우 흥미로운 질문”이라며, “최근 코로나19가 바이러스 생태계 전반에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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