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과학을 혁신할까?

사이언스지, ‘의과학계를 변화시킨 전염병 창궐의 역사’ 보도

코로나19가 전 세계 의과학계에 또 다른 변곡점이 될까?

사이언스지는 최근 “인류 역사에서 전염병은 과학자와 의사의 질병에 대한 이해에서부터 의사소통 방식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재정비하도록 자극했다”며 코로나19로 인한 변화가 어떻게 전개될 지에 대해 다뤘다.

1340년대 후반 유럽을 휩쓸고 이후 500년 동안 유럽, 아시아, 북아프리카의 일부 지역을 강타한 부보닉 페스트(흑사병)는 전염병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를 촉발시켰다. 흑사병이 창궐했던 당시 의과학계나 보건당국에는 전염 확산을 막을 방안이 전혀 없었다. 1630년 이탈리아 밀라노 인구의 절반이 흑사병에 걸려 사망했고 1720년 프랑스 마르세유에서는 6만 명이 희생됐다.

흑사병이 대유행하기 전까지 의학계에서는 질병을 뚜렷하게 분류하지 않았고, 병을 신체적 불안정성으로 설명했다. 미국 럿거스대의 의학사학자 뉘케트 발르크(Nükhett Varlık) 박사는 “단일 질병에 대한 문헌이 나온 것은 흑사병이 처음”이라며 “흑사병을 시작으로 수면병과 천연두와 같은 병에 대한 연구로 확장됐다”고 말했다. 영국 글래스고대의 역사학자‧의학자인 사무엘 콘 박사는 “흑사병은 격리 병원, 사회적 거리 측정, 접촉 추적 절차 등 현대적 예방 도구의 개발도 가속화했다”며 “공무원들과 의사들이 흑사병이 어떻게 퍼졌는지 확인하려고 애쓰면서 ‘콘타지오(전염)’이라는 용어가 생겨났다”고 설명했다.

전염병은 의과학계에 큰 변화를 촉발해왔다.ⓒ게티이미지

1800년대 미국 뉴욕 등을 황폐화시킨 콜레라는 위생 관념뿐 아니라 공공 보건 기관에도 영향을 줬다. 콜레라의 영향으로 뉴욕시는 1866년 메트로폴리탄 건강 위원회를 만들었다. 또 1851년 프랑스 정부는 90년 후 세계보건기구(WHO) 창설의 발판이 된 국제 위생 회의(International Sanitary Conference)를 조직했다. 찰스 로젠버그 하버드대 명예교수(의학사학자)는 “콜레라는 전 세계적인 공중 보건 협력의 자극제였다”고 밝혔다.

1980년대 후천성 면역 결핍 증후군(HIV/AIDS)의 출현 역시 강력한 유산을 남겼다. 후천성 면역 결핍 증후군의 경우 과거 다른 전염병과 달리 환자와 사회운동가들이 빠른 치료법 개발을 강력하게 요구하면서 치료제 개발을 촉진했다. 그들의 의견이 받아들여지면서 보건당국은 약물 승인을 위한 정책을 새로 정비했다.

반면 인류에 큰 피해를 남기고도 변화를 촉발하지 않은 전염병도 있었다. 1918년의 독감은 전 세계적으로 약 5천 만 명의 목숨을 앗아갔지만, 제1차 세계대전에 가려지면서 공공 의료 인프라의 개선, 의학 연구에 대한 투자 확대 등을 기대할 수 없었다.

사이언스지는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이전 세대의 전염병과 마찬가지로 질병에 대한 사회적 불평등의 영향, 임상실험에서의 낭비, 공중보건에 대한 미미한 투자 등의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며 “코로나19가 의과학계에 변화를 가속화시킬 것인지, 그저 하나의 유행병으로 기록될 것인지에 대한 답은 앞으로 수십 년에 걸쳐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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