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스트레스 제대로 알고 극복하자

[코로나 시대와 스트레스] 코로나 시대와 스트레스(1)

코로나19가 우리의 일상을 약탈하고 남긴 2020년이 이제 2개월 남짓 남았다. 아마 2020년은 방역, 확진, 접촉, 마스크, 격리, 거리두기, 언택트, 등등의 단어로 기억될지도 모르겠다. 이러한 현상은 코로나19로 인한 육제척, 정신적 스트레스로 직결되고 있다. 만성 피로, 두통, 소화불량, 궤양, 어지러움, 불면증, 신경과민, 우울증 등은 스트레스가 일으키는 병들이다. 코로나로 인한 스트레스는 왜 발생하는 것이며, 이를 극복하는 방법은 없을까? 사이언스타임즈는 박지욱 신경과 전문의에게 스트레스의 원인과 극복방안을 3회에 걸쳐 들어보고자 한다.

코로나19가 우리의 일상을 약탈하고 남긴 2020년이 이제 2개월 남짓 남았다. 아마 2020년은 방역, 확진, 접촉, 마스크, 격리, 거리두기, 언택트 등의 단어로 기억될지도 모르겠다.

손님들로 북적이던 식당이나 가게들도 매출 부진으로 울상이다. 해마다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던 인천국제공항 출국자 수도 올해는 아마 사상 최저 기록을 세웠을 것이다.

사람들은 치료제는 언제 나오나 학수고대하고, 올해 안으로 백신을 맞을 수는 있나 노심초사한다. 그때마다 언론은 성급한 보도를 내서 우리에게 희망과 절망을 동시에 안겨준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이 사태가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점이고, 설령 코로나19 사태가 끝난다고 해도 코로나 21, 코로나 30이 언제든 들이닥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제는 막연한 두려움과 공포에서 벗어나 숨을 고르고 좀 더 멀리 이 사태를 바라보아야 한다.

개인이든, 조직이든, 사회이든, 국가이든 모두 처음 당하는 일에는 충격을 받기 마련이다. 제대로 된 사람이라면, 사회라면 시간이 지나면서 냉정함을 되찾는다. 지나간 시간 보다 앞으로 다가올 시간에도 큰 의미를 부여하고 쓸 수 있는 자원을 적절히 배분하여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아우르기 마련이다. 그것이 우리 인류가 오랜 세월 동안 온갖 스트레스를 이겨내고 살아남은 방식이다.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로 인한 스트레스로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 게티이미지뱅크

스트레스는 무엇일까?

잘 아는 말이지만 막상 무엇인지 물어보면 답하기는 쉽지 않다. 스트레스는 이제 사전 속 단어가 아니라 우리가 이미 겪어보아 절대로 모를 리 없는, 공기나 물 같은 이름이기 때문이다.

공학에서는 스트레스를 ‘외부에서 가해진 힘에 의해서 내부에서 발생한 단위 면적당 변형의 양’을 일컫는다. 간단히 말하면 ‘외력에 의한 변형’이다. 생물학에서는 ‘스트레스를 일으킨 원인에 대한 생명체의 반응’을 말한다. 심리학에서는 ‘긴장감과 압박감을 느끼는 감정 상태’를 뜻한다.

이들 중 우리 마음에 와닿는 정의는 바로 심리적인 스트레스다. 공학적으로 스트레스가 존재하듯 마음에도 스트레스가 생긴다. 통증을 통해 몸의 곤란을 알아차리게 되는 것처럼 마음의 어려움도 스트레스를 통해 알게 된다. 스트레스는 정신의 통증이다. 마음의 아픔이다.

물리학에서 쓰는 용어 스트레스를 생명체에서 처음 발견하고 쓴 것은 100년 전이다. 비엔나에서 태어나 캐나다로 건너온 의사 한스 셀리에(János Hugo Bruno Hans Selye, 1907~1982)는 이런저런 병으로 말기에 이른 심각한 상태의 환자들이 보이는 공통점 하나를 발견한다. 결핵이건, 암이건, 화상이건 앓는 병은 달라도 병세가 깊어지면 한결같이 환자들은 ‘아파 보인다’는 것이다.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 아냐? 하겠지만 셀리에는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셀리에는 실험동물에게 해로운(죽을 수도 있는) 자극을 주고 관찰한다. 동물들은 3단계 과정을 거치며 나빠졌다. 1단계는 큰 충격을 받아 놀라고 어쩔 줄 모르는 상황, 2단계는 이 충격에 맞서 저항하고 적응하는 상황, 3단계는 저항이나 적응에도 불구하고 탈진하거나 죽는 단계.

셀리에는 동물들이 죽은 후 해부하여 몸에 일어난 변화를 살펴보았다. 부신피질(스테로이드 호르몬을 분비하는 곳)은 퉁퉁 부었고, 흉선(면역을 담당하는 곳)은 위축되었다. 위-십이지장 궤양(대표적인 스트레스성 병이다)도 있었다.

셀리에는 사람들도 만성 질병 상태에 들어가면 실험동물들과 같은 과정을 거치며 나빠진다고 추정했다. 병의 원인이 무엇이든 몸의 기능이 망가지고, 이 상태를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환자들이 병색이 완연해지는 현상이 생긴다고 생각한다.

이것을 ‘GAS(general adaptation syndrome, 총체적 적응 증후군)’라 불렀다. 병에 걸린 몸이 드러내는 스트레스 때문으로 생각한다.

스트레스는 결과가 아닌 과정이다

그렇다면 어떤 상태로부터 이탈되었기에 몸이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것일까? 셀리에는 이전의 연구자들이 주장한 ‘정상’ 개념을 생각했다. 우리 몸은 외부의 자극이나 변화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안정적으로 개체를 보호하는 ‘내부 환경(the internal environment)’이 있다는 주장을 편 끌로드 베르나르(Claude Bernard, 1813~1878, 프랑스 생리학자)와 월터 캐넌(Walter Bradford Cannon, 1871~1945, 미국 생리학자)의 ‘항상성(homeostasis)’ 개념의 영향을 받았다.

생명체가 지닌 안정된 내부 환경을 침해하는 것이 바로 스트레스의 ‘원인(stressor)’이고, 이 원인을 제거하고 적응하는 일련의 ‘과정’이 스트레스(stress)라는 것이다. 스트레스를 결과라고 하기보다는 과정으로 보았다.

몸의 ‘일부’만 병에 걸린다고 해도 생명체는 ‘온몸’으로 영향을 받는다. 위, 대장, 폐에 한정하여 염증이나 암덩이가 있고 전신으로 퍼져 나가지 않았다 해도 우리는 온몸으로 병을 앓는다. 심지어는 목감기에 걸리거나 몸살을 앓을 때도 생기가 없고, 의욕을 잃고, 푹 쉬고 싶은 마음만 든다. 이것이 바로 몸의 스트레스 상태, 스트레스 과정이다.

몸이 아닌 마음이 앓는 스트레스

셀리에의 연구는 ‘몸’이 앓는 스트레스의 발견이었다. 몸이 아닌 ‘마음’의 스트레스는 미국 의사이자 생리학자인 존 메이슨(John Wayne Mason,1924~2014)이 찾아낸다. 메이슨은 원숭이 ‘약 올리기(?)’ 실험을 통해 마음의 스트레스를 발견했다.

메이슨은 원숭이를 두 그룹으로 나누어 우리(cage)에 가두었다. 좁고 답답한 우리에 갇힌 원숭이들 일제히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올라갔다. 이 원숭이들을 다시 두 그룹으로 나누었다.

첫 번째 그룹은 가만히 내버려 두었고, 두 번째 그룹의 원숭이는 아주 특별한 자극을 받았다. 다른 원숭이들이 바나나를 받아먹는 것을 지켜보게 하는 자극이었다. 육체적인 괴롭힘을 주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약 올리기’를 당한 원숭이들의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더 올라갔다.

이렇게 몸을 괴롭히지 않고도 마음을 힘들게 하는 것만으로도 원숭이들이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결과는 심리적 스트레스도 육체적 스트레스처럼 실제로 있다는 강력한 증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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