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가 속임수를 쓴다”

면역기능 교란, 항체가 정상세포 공격하게 유도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속에서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들이 산적해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베일에 가려져 있던 생물학적 미스터리는 비슷한 상황에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증세가 크게 차이가 난다는 점이다.

어떤 사람은 중증에 고통을 받고, 또 어떤 사람은 손쉽게 회복되곤 한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그 원인을 찾아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리고 최근 과학자들이 그 비밀을 풀고 있는 중이다.

인체 면역 시스템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잘못 인식하면서 중증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그동안의 의문이 풀리고 있다. 과다하게 생성된 항체들이 정상세포를 과잉 공격하면서 심각한 상황을 초래한다는 것. ⓒCDC

잘못된 바이러스 정보로 정상세포 공격

바이러스가 침투하게 되면 인체에서는 이를 방어하기 위한 면역 반응이 일어난다.

면역반응이란 외부에서 침입한 것으로 판단되는 항원(antigen)을 몰아내려고 시도하는 모든 형태의 방어적 움직임을 말한다.

코로나19 중증 환자들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과학자들을 고민하게 한 것은 일부 환자들의 면역반응이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독감과 같은 바이러스들과는 다른 반응이 일어나고 있었다.

독감처럼 친숙한 바이러스가 인체에 침투했을 때 두 가지 유형의 면역반응을 하게 된다.

1차 면역 반응은 바이러스가 침투한 현장에 신속하게 T세포를 투입해 바이러스(항원)를 제거한다.

2차 면역 반응은 바이러스 침투 초기 전투 경험을 살려 T세포가 그 기억을 B세포에 전달한 후 둘이 힘을 합쳐 항체 생성을 촉진한다. 이 과정을 통해 인체 세포들은 보다 더 조직적이고 지속적으로 바이러스를 제거해나갈 수 있다.

5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과학자들은 그동안 초기 면역반응을 관찰하기 위해 신호전달 과정에 관여하는 사이토카인(cytokines)이란 단백질을 활용해왔다.

그런데 코로나19 중환자들에게서 다른 바이러스들과는 다른 특이한 면역 반응이 일어나고 있었다. 사이토카인 생성이 멈추지 않고 있는 가운데 바이러스에 대항해야 할 항체들이 정상 세포를 공격하면서 계속해 염증이 생성되는 증상이 이어지고 있었다.

과학자들은 코로나19 중환자에게 이 ‘사이토카인 폭풍(cytokine storm)’ 현상이 어떤 경로를 통해 발생하는지 의문을 품고 그 원인을 밝혀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리고 최근 그동안 몰랐던 새로운 사실을 밝혀내고 있는 중이다.

과학자들 면역세포 교란 원인 밝혀내

예일대학의 미생물학자 아키코 이와사키(Akiko Iwasaki) 교수 연구팀은 그동안 코로나19 중환자를 대상으로 ‘사이토카인 폭풍’ 현상을 관찰해왔다.

그리고 이런 터무니없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는 원인을 발견했다. 다른 환자에게서 감염된 환자들이 다른 환자에게 특성화된 병원균을 지속적으로 보유하면서 자신의 면역 기능에 맞지 않는 항체를 생성하고, 이런 터무니없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

이와사키 교수는 “바이러스에 대한 과도한 경보가 항체를 미친 듯이 생성하게 하고, 결과적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아닌 정상세포를 과도하게 공격하며 심각한 수준의 염증을 유발하며, 환자를 중증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논문은 지난 7월 27일 ‘네이처’ 지에 게재됐다. 제목은 ‘Longitudinal analyses reveal immunological misfiring in severe COVID-19’.

연구팀은 논문을 통해 “그동안 114명의 코로나19 중증‧경증 환자를 대상으로 면역 반응을 추적해온 결과 중증 환자에게서 사이토카인이 과다하게 분출되고 있으며 증상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와사키 교수 연구팀은 또 환자에게서 생성되는 사이토카인의 양과 함께 그 성분을 분석했다. 그리고 그 성분이 다른 병원균을 퇴치하기에 적합하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 퇴치에는 적절치 않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반면 회복이 빠른 경증 환자의 경우 사이토카인 성분이 코로나19 바이러스 퇴치를 위해 적절한 반응을 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간염 등 다른 코로나 바이러스에게서도 유사한 현상이 발견된 바 있다. 코로나19와 같은 계열의 이들 바이러스들은 인체 면역 기능을 속이기 위해 다양한 트릭을 선보이고 있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경우도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코넬 대학의 면역학자 에이버리 어거스트(Avery August) 교수는 “잘못된 정보로 인해 인체 내에서 대량의 항체가 생성되고 있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계속 증식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사이토카인 과다 생성이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과학자들은 이를 억제할 수 있는 물질을 개발해왔다. 그러나 원인을 규명하지 못해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잇따라 발표되고 있는 최근 연구 결과들은 이를 치료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고통 중에 있는 코로나19 중증 환자들은 물론 그 밖의 증상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환자들에게 희소식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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