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컴퓨터바이러스는 누가 만들었나요?
컴퓨터 바이러스라는 단어는 1972년 어떤 공상과학소설에서 처음 나왔어. 그렇지만 그 소설이 나왔을 때까지만 해도 컴퓨터를 사용하는 사람의 숫자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컴퓨터 바이러스는 말 그대로 공상에 불과했지.
그러던 것이 1985년에 와서 현실이 되었단다. 파키스탄에서 컴퓨터 바이러스가 나타난 거야. 추적 끝에 뒤늦게야 그것이 컴퓨터 수리 전문가이자 프로그래머인 알비 형제의 소행이라는 것을 알게 됐지. 도대체 왜 그런 걸 만들었을까? 나중에 그 이유를 묻자 두 사람은 자기들이 애써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사람들이 불법으로 복제해서 쓰는 걸 보고 화가 나서 그랬다는 변명을 늘어놓았단다. 그렇게 해서 태어난 게 브레인 바이러스란다. 나와 첫 대결한 바이러스가 파키스탄에서부터 건너온 것이라니 정말 놀랍지?
브레인 바이러스가 모습을 드러낸 뒤로 ‘벌꿀’, ‘LBC’, ‘11월30일’, ‘일요일’, ‘양파’, ‘산’ 등 이름도 별난 수천 가지 바이러스들이 불쑥불쑥 나타나기 시작했단다. 그런데 말이야, 컴퓨터 바이러스라는 것도 자세히 알고 보면 특징에 따라 종류를 나눠볼 수가 있단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컴퓨터에 해를 끼치는 나쁜 프로그램을 모두 ‘컴퓨터 바이러스’라고 알고 있지만 사실 컴퓨터 바이러스에는 크게 세 가지 종류-‘컴퓨터 바이러스’, ‘웜’, ‘트로이목마’-가 있는 거지. 컴퓨터를 못살게 군다는 점에서는 모두가 똑같긴 하지만 활동하는 형태는 조금씩은 다르단다.
먼저 컴퓨터 바이러스는 혼자서는 힘을 쓸 수 없지만 사람이나 동물의 몸 속에 들어가기만 하면 제 세상을 만난 듯이 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와 비슷하단다. 컴퓨터 안에 있는 프로그램에 붙어서 컴퓨터를 사용할 때나, 어떤 프로그램을 실행시킬 때마다 활동을 하지. 귀중한 자료를 파괴하거나 컴퓨터 작동을 방해하기도 하고, 자기와 똑같은 녀석들을 만들어 다른 프로그램이나 컴퓨터로 퍼뜨리는 일도 한단다.
그런가 하면 ‘웜’은 다른 프로그램에 붙지 않고도 혼자서 활동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란다. 컴퓨터를 켜지만 하면 스스로 자기와 똑같은 프로그램을 자꾸 복제해 컴퓨터를 망가뜨리지. 심지어 주소록을 뒤져서 스스로 메일을 보내기도 한단다. 좀 더 똑똑한 녀석은 컴퓨터 주인이 받은 메일 중에서 아직 답장을 하지 않은 것들만 골라서 자기가 주인인양 답장을 보내기도 하지. 만약 답장을 받은 사람이 ‘웜’이 보낸 메일을 열어보게 된다면, 그 즉시 메일을 받은 사람의 컴퓨터 역시 ‘웜’에 감염되는 거란다.
‘트로이목마’는 또 다르단다. ‘트로이목마’는 원래 옛날 그리스 병사들이 큰 목마 속에 몰래 숨어 있다가, 적군들이 잠든 밤에 밖으로 나와 트로이를 멸망시킨 데서 유래한 이름인데, 그 이름처럼 이 녀석들은 상대편이 눈치 채지 못하게 컴퓨터에 몰래 숨어 있다가, 자료를 삭제하거나 정보를 몰래 빼내는 아주 무서운 프로그램이지. 사람으로 치면 첩보원이라고나 할까? 다행히 ‘트로이목마’는 ‘컴퓨터 바이러스’나 ‘웜’처럼 다른 파일에 전염되지는 않기 때문에, 발견하는 즉시 삭제하기만 하면 큰 피해는 줄일 수 있단다.
이런 바이러스들을 컴퓨터에 얼씬도 못 하게 몽땅 없애버리는 방법은 없냐고? 안타깝게도 그런 방법은 없단다. 고장 없고 사고를 내지 않는 안전한 자동차를 만드는 것이 불가능한 것과 마찬가지야. 대신 운전을 할 때 안전 속도를 잘 지키고 자동차에 이상이 있는지 정기적으로 검사를 하면 고장이나 사고가 날 확률이 적어지듯, 컴퓨터를 사용하는 데 있어서도 컴퓨터를 잘 관리하는 것밖에는 다른 좋은 방법이 없단다.
이제부터 내가 컴퓨터를 안전하게 쓰는 법에 대해서 알려 줄 테니까 귀찮더라도 꼭 따라해 보렴.
우선 프로그램이나 파일을 되도록 다운로드 받지 않았으면 해. 불법파일은 물론이고 정체가 불확실한 프리웨어, 스크린세이버, 게임, 그 외 다른 실행 프로그램을 다운로드 받는 것은 절대 금물이야. 꼭 파일을 다운로드 받아야만 한다면, 다운로드 받는 모든 파일은 한 개의 폴더에 모아 저장하고, 사용하기 전에 그 폴더에 있는 모든 파일에 대해 바이러스 검사를 하는 것이 좋단다. 또, 바이러스 백신 소프트웨어를 깔고 자동으로 업데이트가 되도록 설정해 놓는 것이 좋아. 그렇게 하면 자동으로 백신 소프트웨어가 실행되어 네 컴퓨터에 바이러스가 발견되는 즉시 다 잡아준단다.
마지막으로 할 얘기는 중요한 데이터는 꼭 백업을 해두라는 거야. 자료 양이 많고, 수정되는 경우가 적다면 CD롬에, 자료 양도 많고 수정되는 경우도 많다면 두 번째 하드디스크에, 자료 양은 적은데 수정되는 경우가 많다면 디스켓이나 USB메모리에, 그렇게 따로 저장해두면 바이러스의 침입으로 원본 파일이 없어지더라도 안심할 수 있단다.
@box1@
- 안철수 안철수연구소 대표
- 저작권자 2004-12-1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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