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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봉 편집위원
2010-03-09

칠레 강진… 25년 주기설 유력 태평양 지역 지각판 변동은 칠레 강진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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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에 따르면 8일 칠레 정부는 지난달 27일 발생한 대지진과 관련,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 수가 6일 현재(현지 시각) 452명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재산피해는 훨씬 더 심하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 5~6일, 칠레 지진현장을 방문해 “강진으로 인한 (재산) 피해가 아이티보다 더 많은 300억 달러에 달한다”며 국제 사회가 재건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줄 것을 부탁했다.

지난달 27일 칠레 서태평양 연안에서 발생한 8.8의 강진은 지난 1월12일 아이티에서 발생한 규모 7.0 지진과 비교해 약 500배의 위력을 지녔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지난달 27일 칠레에서 발생한 규모 8.8의 강진은 쓰나미를 동반하며 콘스티투시온 등 태평양 연안 해안도시들을 초토화시켰다. ⓒ연합뉴스

지구 자전축 바꿔놓을 만큼 강력해

미 항공우주국(NASA)의 리처드 그로스 박사는 “칠레 지진이 지구 속 암석의 위치를 바꿔놓을 만큼 강력해, 지구의 자전축을 움직일 정도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칠레 지진으로 지구의 자전축이 8cm 정도 움직인 것으로 추산했다. 자전축이 8cm 움직이면 하루의 길이도 1.26 마이크로초(100만분의 1초)가 짧아졌다는 것.

영국 리버풀대 안드레아스 리트브록 교수는 이번 지진의 진앙지에서 115km 떨어진 칠레 제 2의 도시 콘셉시온 앞 바다에 있는 산타마리아 섬이 2m 정도 솟아올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번 칠레 지진은 22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2004년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대지진과 비슷한 유형으로, ‘메가 스러스트(Mega thrust)'로 불린다. 한 지각판이 다른 지각판으로 들어갈 때 발생하는 지진으로 지난달 26일 일본 류큐 제도에서도 비슷한 유형의 지진(강도 7.0)이 발생했었다.

일부 과학자들은 일본에서 발생한 지진파가 칠레 해안에 이르면서 남미판 밑으로 들어가는 나스카 판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칠레 지진은 또 다른 지역의 강진을 발생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리고 지난 4일 오전 8시18분(현지 시각) 규모 6.4의 지진이 대만 남무 가오슝 현에서 발생했다. 이날 지진으로 최소 3건의 산사태가 발생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철도, 고속철, 지하철 운행과 통신이 중단되고, 54만5천66가구가 정전됐다.

▲ 과학자들이 분석한 칠레 강진의 상황

1960년 인근 지역서 관측사상 최대 지진 발생

칠레 지진의 여파로 향후 또 다른 지역에서 큰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환태평양 지각판이 태평양을 끼고 칠레에서 북미판, 필립핀판, 인도판, 호주판, 남극판으로까지 연결돼 있어 지각판을 끼고 있는 지역 국가들은 지진 공포로 몸살을 앓고 있다.

50년 전인 1960년 5월에도 비슷한 상황이 전개됐다. 이번 칠레 강진이 발생한 곳으로부터 북쪽으로 22.5km 떨어진 곳에서 관측 사상 최대 규모인 9.5의 강진이 발생한 바 있다. 당시 지진으로 1천655명이 숨지고, 200만 여명이 집을 잃었다.

지진 여파로 인한 초대형 스나미가 이어졌다. 그 결과 하와이에서 60여 명, 일본에 140여 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집계됐다.

과학자들은 당시 칠레 지진을 분석한 후 지진의 진원지가 칠레 해안지역으로부터 약 160km 떨어진 곳에서 지하로 60km 내려간 지역이라고 진단했다. 이로 인해 진원지로부터 가장 가까운 지역들인 발디비아와 푸에르노 몬테가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이 지진의 여파로 지각의 모습도 바뀌어버렸다. 산악 지역의 경사면들이 무너져 내리면서 마치 물이 흐르듯 밑으로 쏟아져 내렸으며, 밑에서 흐르던 강들을 막아버렸고, 그 결과 대형 호수들이 생겨났다.

해안가 도시에는 초대형 쓰나미가 이어졌다. 관측 사상 최대 규모의 쓰나미가 태평양 연안 수천 마일의 해안을 뒤덮었으며, 칠레뿐만 아니라 하와이, 필립핀, 일본 등으로 확산됐다. 당시 지진의 진원지로부터 퍼져나간 쓰나미의 속도는 시속 360km에 달한 것으로 측정됐다.

지난달 27일 발생한 지진 역시 비슷한 패턴으로 진행됐다. 대형 지진이 멈춘 뒤 진앙지에서 65km 떨어진 어촌 마을 콘스티투시온에 쓰나미가 덮쳐 300명이 넘는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미 해양대기청(NOAA)의 제인 루브첸코 청장은 “피해 지역이 진장과 가까워 지진 발생과 거의 동시에 쓰나미가 덮쳤다”고 말했다.

그나마 지난 1965년 지진과 비교해 피해 규모가 작았던 것은 그동안 건물의 내진설계를 강화하는 등 강진에 대해 철저히 대비해왔으며, 지진의 진앙지가 인구 밀집지역들로부터 멀었던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 지난 1960년 발생한 칠레 강진 참사 현장. 관측사상 최대 규모인 9.5를 기록했다.

칠레 강진… 25년 주기설 유력

지금 과학자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것은 이번 지진에 대한 정확한 원인이다. 지구상 어느 곳에서 지진이 발행할 때마다 똑같이 제기되는 질문이다. 그리고 지진학자들로부터 내려지는 일반적인 결론은 지각판들이 움직이면서 지각판 사이의 틈새에 불균형 상태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번 지진의 경우 페루 남부 해안지역에 있는 나스카(Nazca) 지각판이 움직였는데, 이는 1960년 대지진의 원인이 됐던 것이다.

학자들은 현재 나스카 판이 남미 대륙 아래쪽으로 계속 움직여왔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천천히 움직이고 있는 이 나스카 판이 갑자기 빨리 움직일 경우 지진을 유발하고, 인근 지역에 엄청난 재앙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

1960년 관측 사상 최대의 지진이 발생한 이후 칠레는 또 다른 지진을 경험해왔다. 1985년 3월과 1995년 6월 각각 진도 8.0이 넘는 대지진이 발생했다. 그리고 이번에 초대형 지진이 발생, 고난을 겪고 있다.

지질학자들은 지금까지 칠레에서 발생한 지진 사례에 비추어 100년을 기준했을 때 매 25년마다 지진이 발생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문제는 지금의 칠레 지진이 태평양을 중심으로 펼쳐져 있는 지각판들을 움직이는 시발점이 된다는 점이다. 칠레 지진에 이은 대만, 필립핀, 일본 등지의 지진 움직임은 또 다른 재앙이 다른 나라들로 퍼져나갈 수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이강봉 편집위원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0-03-0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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