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업 규모 줄여야 지구가 산다”

육류 소비 급증…2030년 환경 재앙 예고

석유 생산이 정점에 이르는 시점을 ‘피크 오일(Peak Oil)’이라고 한다.

석유 생산이 급격히 늘어나다가 매장량이 한계에 이르면서 생산이 급격히 감소돼 심각한 에너지난을 겪을 것이라는 예측을 말한다.

이와 유사한 용어로 ‘피크 미트(Peak Meat)’가 있다. 소득 증가로 육류 소비가 계속 늘어나면서 2030년대에 정점을 찍게 되고, 심각한 ‘기후 비상(climate emergency)’ 사태를 맞게 된다는 경고성 예측이다.

지금처럼 육류 소비가 급증할 경우 농업 구조가 급속히 악화돼 온실가스 배출이 급증하고 2030년대가 되면 지구 전체에 기후비상 사태가 발생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Wikipedia

지금처럼 육류 소비가 급증할 경우 농업 구조가 급속히 악화돼 온실가스 배출이 급증하고 2030년대가 되면 지구 전체에 기후 비상 사태가 발생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Wikipedia

과학계 ‘피크 미트’로 인한 ‘기후 비상’ 경고  

그동안 지구환경을 연구해오던 과학자들은 이 ‘피크 미트’ 사태를 심각하게 우려하며 각국 정부에 대책을 촉구해왔다.

지난주에는 하버드, 뉴욕대, 인도공과대, 오레곤주립대 등의 50여 명의 과학자들은 영국의 과학학술지 ‘랜싯 플래니터리 헬스’에 각국 지도자들에게 전하는 서한을 게재하고 다가오는 ‘피크 미트’ 사태를 경고했다.

이들 과학자들이 게재한 건의문 제목은 ‘Scientists call for renewed Paris pledges to transform agriculture’이다.

이들 과학자들은 건의문을 통해 지금처럼 육류 소비가 늘어날 경우 2030년대에 들어서면서 ‘기후 비상 사태’가 필연적으로 예고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과학자들이 사용하고 있는 ‘기후 비상’이란 용어는 153개국 과학자들 1만 1000명이 지난 11월 7일 ‘바이어사이언스’에 게재한 권고문 ‘기후 비상 사태에 대한 경고(Warning of a Climate Emergency)’에 나오는 말이다.

옥스퍼드 사전은 이 용어를 ‘2019년 올해의 단어’로 선정했는데, ‘미크 피크’를 경고하고 있는 과학자들 역시 ‘기후 비상’이란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건의문을 통해 최근 육류 소비 급증이 지구 환경의 대재난을 초래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축산업 규모가 커지면서 더 많은 사료를 생산해야 하고, 사료를 충당하기 위해 브라질 열대우림과 같은 대형 삼림의 농지 전환이 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로 인해 온실가스 배출이 크게 늘면서 지구 전체적으로 ‘기후 비상 사태’를 맞게 된다는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있다.

시나리오에 따르면 지금과 같은 속도로 육류 소비가 늘어날 경우 2030년대가 되면 축산업을 위한 농지 비율이 전체 농지의 80%를 넘어설 전망이다. 이는 곧 지구의 허파 격인 열대림이 대량 파괴되고 농지로 전환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과학계, 파리협정문에 ‘피크 미트’ 추가 요청    

국제 통계에 의하면 최근 육류 소비 증가율은 놀라울 정도다.

지난 1990년 IPCC(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에서 관련 데이터를 발표한 이후 2017년 6월까지 27년간 육류‧우유‧달걀 소비는 7억 5800만 톤에서 12억 4700만 톤으로 64.5%가 늘어났다.

건의문은 육류 소비 증가로 인한 긴급사태가 발생했음을 강조하며 각국 정부 지도자들에게 대책을 마련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특히 육류 소비 증가를 주도하고 있는 고소득국가와 중간소득국가(MIC) 지도자들에게 2016년 말 발의한 파리협약 내용 중에 ‘피크 미트’와 관련된 조항을 추가하는 등 4가지 조치를 취해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과학자들이 요청하고 있는 첫 번째 조치는 식용 가축의 수가 정점에 달하는 시점인  ‘피크 라이브스톡(Peak Livestock)’에 관한 것이다. 각국 축산업 정책 담당자들이 협의해 육류를 어느 정도 생산해야 하는지 타임 프레임을 공표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두 번째 조치는 대규모 축산업을 하고 있는 농장주들이 자체적으로 축산 규모를 조정하는 일이다. 육류 소비 증가율을 줄여나가기 위해 정부 등과 협력 하에 사육두수를 조절하면서 사회적 파장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세 번째 조치는 국가 차원에서 농업 구조를 변화시키는 일이다. 무엇보다 육류에 집중되고 있는 식생활을 다른 식품으로 전환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환경적 부담을 줄이고, 인류 건강을 극대화하는 쪽으로 식생활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네 번째 조치는 환경친화적인 농법을 발전시켜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연보존을 지향하는 농업 방식을 통해 자연과 인류가 공동 번영할 수 있다며, 생태계 다양성을 보존하고 인류가 모두 건강할 수 있는 농법 개발에 관심을 기울여줄 것을 촉구했다.

과학자들은 건의문에서 지금처럼 육류 소비가 늘어날 경우 2030년대 축산업을 위한 농지의 비율이 80%를 넘어서지만 이를 통해 생산할 수 있는 열량(food calories)은 전체 농업 생산량 가운데 18%에 불과한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육류 중심의 농업 구조 변화가 지구온난화를 가속화하는 것은 물론 농업 전체의 비생산성을 초래하고, 결과적으로 빈익빈 부익부를 초래해 심각한 지구 식량난을 앞당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건의문을 대표 집필한 하버드대 헬렌 하와트(Helen Harwatt) 교수는 “필요한 조치들을 취하기 위해 우선 국가적인 협의가 필요하다.”며 미국, 중국 등 소득 주도 국가들이 합의를 도출해줄 것으로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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