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장벽’으로 사막화 현상 막는다

사하라 사막 남쪽 지역을 중심으로 거대 숲 조성 프로젝트 추진

세계 최대 사막인 사하라(Sahara)의 남쪽 지역을 방문하면 중국의 만리장성보다 더 긴 장벽을 볼 수 있다. 장벽이라고 하지만 만리장성처럼 돌과 흙으로 지은 것은 아니다. 나무와 풀로 이루어져 있는 거대한 숲의 벽이다.

‘사하라 & 사헬 이니셔티브(SSI, Sahara and Sahel Initiative)’ 프로젝트가 추진하고 있는 이 초대형 숲의 이름은 ‘아프리카의 위대한 초록 장벽(Green Great Wall of Africa)’이다. 에티오피아와 세네갈 등 아프리카의 20여 개 국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초록 장벽은 사하라 사막 남쪽 지역을 관통하는 거대 숲을 말한다 ⓒ weatherchannel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사막화 현상

사하라 사막의 남쪽에는 사헬(Sahel)과 사바나(Savanna)라고 불리는 지역이 있다. 두 지역 모두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땅이지만, 사헬보다 더 남쪽에 위치한 사바나가 조금 더 비옥한 땅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수년 전부터 사헬 지역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사하라 사막이 확장되는, 이른바 사막화(desertification) 현상이 발생하면서 사헬 지역이 사라지기 시작한 것이다. 사막화란 비교적 건조한 지역의 숲과 초지가 사라지고, 강과 호수가 마르면서 메마른 사막으로 바뀌는 현상을 가리킨다.

사막화가 아프리카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은 아니다. 아시아와 북미, 그리고 호주 등 사막이 있는 대륙이라면 어디든지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막화 중에서 가장 심각한 곳은 사하라 사막의 남쪽 지역이다.

미 메릴랜드대의 보고서를 보면 사막화 현상의 심각성을 느낄 수 있다. 1923년 이후부터 2019년까지 약 100년 동안의 자료를 분석해 본 결과, 사하라의 사막 지역이 10% 이상 더 넓어졌기 때문이다.

날이 갈수록 심해지는 사막화 현상에 맞서기 위한 거대 숲이 조성되고 있다 ⓒ unccd

유엔환경계획(UNEP)의 조사 보고서는 더 충격적이다. 사하라 사막 인근에 위치한 국가인 알제리는 산림 면적이 국토의 1% 정도밖에 남지 않았고, 에디오피아도 2.5%에 불과한 상황이다. 에디오피아는 한때 국토의 50%가 산림으로 이루어져 있던 국가였다.

사헬에서 생긴 문제는 바로 이 같은 사하라 지역 사막화 현상의 하나다. 사헬에서 사막화 현상이 발생하자 곧이어 이 지역에 사는 2000만 명의 주민들은 식량 부족 문제에 직면하게 됐다. 식량 부족 문제는 주민들을 사바나 지역으로 이주하게 만들었고, 그 여파로 인해 이 지역마저 어려움에 처하게 됐다.

실제로 세계식량농업기구(FAO)의 분석에 따르면 사헬 지역의 주민들이 사바나 지역으로 이주하면 약 6000만 명의 주민들이 난민에 준하는 상태로 변할 수 있다고 예측한 바 있다. 그러면서 이런 위기는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상황에 있는 아프리카 국가들에게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경고했다.

사막화 현상에 맞서기 위한 아프리카 연합의 대응조치

사하라 사막의 남쪽 지역에 조성되고 있는 초록 장벽은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사막화 현상에 대한 대응 조치다. 아프리카 국가들이 참여하고 있는 ‘아프리칸연합(African Union)’과 UN이 힘을 합쳐 초대형 숲을 조성함으로써 황폐해지고 있는 사하라 사막을 복원하자는 것이다.

숲이지만 장벽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그만큼 규모가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아프리카 서쪽 끝에 위치한 세네갈부터 아프리카 동부 홍해에 위치한 지부티까지 길이는 약 7800km에 달하고 폭도 15㎞에 이른다. 초록 장벽이 당초 계획대로 조성되면 만리장성 보다 약 1400km 정도 더 긴 인공 장벽이 완성되는 셈이다.

아프리카 국가들이 이처럼 초록 장벽 조성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이유는 지금 사막화를 막지 못하면 아프리카 지역 대부분이 사람이 살지 못하는 땅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숲이 조성되면 토양이 안정적으로 변화되면서 다른 식물들이 자랄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진다. 나무뿌리가 수분을 머금어 말라버린 땅을 회복시킬 수 있는데, 가뭄 지역에서도 잘 자라는 바오바브나무 같은 경우가 대표적이다.

지금까지의 결과만 놓고 보면 상당히 고무적이다. 에티오피아는 약 15만㎢의 폐허 같은 땅이 복구되었고, 세네갈 역시 25만㎢ 정도의 황폐한 땅이 되살아났다.

숲 조성을 위해 다양한 개발 사업과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있다 ⓒ afrik21.com

이뿐만이 아니다. 니제르의 경우는 5만㎢의 땅을 회복시킴과 동시에 약 2억 그루의 나무를 복원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파악됐다. FAO는 이 같은 니제르의 복원 작업으로 연간 50만 톤 정도의 곡물을 생산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약 250만 명 정도의 사람들이 먹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땅만 복구되는 것이 아니라 덩달아 일자리도 만들어졌는데, 나이지리아의 경우 초록 장벽 조성을 통해 2만여 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 분야 전문가들은 초록 장벽이 완공되면 숲을 유지하고 추가 개발을 하는데 필요한 일자리가 약 30만 개 정도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황폐했던 땅이 조금씩 회복되면서 얼마 전까지 볼 수 없었던 장면들도 나타나고 있다. 씨가 마른 것처럼 보였던 야생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고, 다 자란 나무들로부터 떨어진 낙엽이 비료가 되어 잡초들이 자라면서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SSI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자넷 에데메(Janet Edeme)’ 박사는 초록 장벽에 대해 “인류 역사상 가장 혁신적이고 대담한 노력의 하나”라고 평가하면서 “사막 지역에 숲이 조성된다는 것은 생태계 회복을 넘어 식량 부족과 가난 같은 아프리카 지역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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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댓글 (1)

  • 박한얼 2020년 9월 23일3:52 오후

    아프리카에서 이런 프로젝트가 실행되어 황폐했던 땅이 회복돠고 있다니 다행이예요.
    브라질의 아마존은 토벌로 나무가 줄어들어 문제가 심각해진다고 하는데 야생의 식물이 자라고 또다른 생태계가 생기면 혼경이 좋아질거 같아요. 이런 프로젝트가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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