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선정한 ‘7대 신산업’ 중 하나인 해수담수화 사업이 최근 들어 해외에서 잇따라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달 30일에는 한-UAE 간 공동연구단이 선정됐고, 다음날인 1일에는 한-칠레 간 수자원분야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가 체결되는 등 본격적인 해수담수화 사업 추진을 앞두고 청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국토교통부의 관계자는 “이 같은 성과들이 앞으로 해수담수화와 관련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청신호 켜진 해수담수화 사업
해수담수화란 해수에서 염분을 제거하여 식수 및 공업용수 등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담수를 만드는 과정을 의미한다. 해수를 담수로 만드는 기술은 크게 증발 방식과 역삼투압 방식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1990년대까지는 증발 방식이 해수담수화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였으나, 2000년 이후 부터는 에너지 사용량이 적고 설비운전도 쉬운 역삼투압 방식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전 세계 수처리 관련 기업들이 해수담수화 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이유는 중동의 아랍에미레이트(UAE)가 추진 중인 막대한 규모의 해수담수화 프로젝트 때문이다.
UAE는 증가하는 담수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오는 2020년까지 총 400억 달러 규모의 담수 생산시설을 설립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현재 진행 중인 담수화 사업 중에서 가장 큰 규모다.
특히 UAE가 추진 중인 해수담수화 사업은 저에너지 사용을 전제조건으로 하고 있다. UAE는 원유생산국이지만 지난 2002년부터 원유 고갈 이후를 대비하여 자국내의 모든 시설에 신재생에너지 사용을 근간으로 하는 저에너지 정책을 적용하고 있다.
이 같은 정책의 대표적인 사례가 이른바 ‘마스마 시티(MASDAR CITY)’라고 불리는 에코도시 조성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는 ‘Zero Carbon’을 목표로 전국적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저에너지 해수담수화 사업도 그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다.
사실 UAE의 저에너지 해수담수화 사업은 이미 추진업체가 결정되어 있는 프로젝트였다. 지난 2013년 공모를 통해 4개의 글로벌 수자원관련 기업을 선정했던 것. 그러나 작년에 개최된 정상회담을 계기로 우리나라도 후발주자로 참여하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비록 참여는 늦었지만, 우리 정부는 이미 선정되었던 기업들을 따라잡기 위해 대통령 순방 직후 UAE 정부관계자를 초청하여 국내 해수담수화 기술을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고, 지난해 5월에는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이 UAE 국영에너지 기업과 공동연구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기술력과 책임감으로 후발주자 한계 극복
최근 완료된 한-UAE 간 해수담수화 공동연구단 선정은 UAE의 해수담수화 사업에 뒤늦게 참여한 우리나라가 선발 기업들을 따라잡기 위한 전략이자 비장의 무기다. 현재 해수담수화 세계 최고 기술력인 톤당 3.6kWh을 뛰어넘는 3.3kWh을 목표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수담수화 기술력은 담수 1톤을 생산하는 데 소요되는 에너지로 평가되며, 소요되는 에너지가 적을수록 기술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본격적인 연구에 착수하는 연구단의 한 관계자는 “UAE는 향후 자국 내의 용수 공급을 역삼투 방식의 해수담수화를 중심으로 재편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라고 밝히며 “공동연구가 성공할 경우 그 기술을 자국 내 해수담수화 플랜트 설치에 직접 적용하여 사업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이번 공동연구단 선정과 관련하여 실무를 담당했던 국토교통부 수자원산업팀의 장이슬 사무관과 나눈 인터뷰 내용이다.
- UAE가 공모에 참여하지 못한 우리나라에게 프로젝트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한 것은 어떤 점을 기대하기 때문인지?
우리나라의 기술력과 책임감 때문이다. 현재 수준의 기술력은 선발 기업들에게 뒤쳐지고 있지만, 그동안 우리나라가 중동의 여러 나라들에게 보여준 기술력과 책임감을 보았을 때 자신들의 에너지 제시기준을 맞출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 그들의 해수담수화 사업은 신재생에너지를 근간으로 한 저에너지 사용을 전제조건으로 하고 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신재생에너지인지?
태양광이다. 중동하면 강한 태양빛이 떠오를 정도로 다른 지역보다 태양에너지를 활용하기에 유리한 지역이다. 더군다나 이미 현지에는 태양광 발전소가 마련되어 있어 이를 통해 화석연료 에너지의 사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간단히 언급한다면?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기술이 역삼투에 달린 만큼 높은 투과율을 보일 수 있도록 역삼투막의 성능을 개선할 예정이다. 그리고 일정 수준의 기술이 확보되면 이를 검증하기 위해 중동 현지에 실증 플랜트를 설치하여 운영할 예정이다.
- 김준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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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6-07-0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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