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생, 박사 후 연구원 등 청년 과학기술인들이 창의적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에 대해 교수, 학생, 연구원들이 함께 논의하는 장이 마련됐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는 지난 8일 ‘대한민국의 미래, 청년 과학자’라는 제목으로 제2회 미래세대 포럼을 온라인에서 개최했다. 과총은 청년 과학기술인이 연구 현장에서 겪는 고민과 제안을 생생하게 듣고 필요한 정책 마련에 힘을 모으고자 지난 5월 미래세대 포럼을 시작했다.
학생 연구원 인건비 상향조정 시급
‘청년 과학기술인(석박사)의 창의적 연구를 위한 현재와 미래’라는 주제로 첫 번째 발제를 맡은 김호영 서울대 교수는 대학원생들이 처한 어려움을 지적하고 “인건비와 등록금 등 경제적인 지원과 함께 지도교수 변경 허용, 연구비 관련 행정 간소화 등 연구문화 개선과 병역특례 확대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토론에 나선 학생들은 그중에서도 창의적인 연구에 가장 큰 장애는 ‘경제적 현실’이라고 입을 모았다. 온라인으로 참여한 관객들을 대상으로 한 현장 투표에서도 71.8%가 청년 과학자의 연구 활성화를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 지원돼야 할 것이 ‘학생연구원 인건비 상향 조정’이라고 꼽았다.
안재익 한양대 대학원 총학생회장은 “연구비와 장학금이 부족하다보니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한 연구 외 활동이 연구 활동과 부딪히는 경우가 많다”며 “당장 인건비 상향이 어렵다면 전일제 대학원생이 겸직을 할 수 있도록 규정을 풀어줘야 한다”고 밝혔다. 최동혁 카이스트 대학원 총학생회장 역시 “학생 인건비 상향이 가장 시급하다”면서 “도시노동자 최저 생활비가 150만 원 정도인 점을 감안해 이 수준으로는 보장이 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교수의 독단적인 연구방향 결정, 학생에 대한 부당한 대우 등에 대한 견제 수단도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최동혁 총학생회장은 “교수는 연구지도에만 전념하고 학생의 인건비, 휴가 등 연구 외 측면은 학교가 관리한다면 연구실 문화를 개선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독일과 일본에서는 대학원 학과 단위로 연구 그룹을 만들어 학생을 관리함으로써 수평적인 연구문화를 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홍지수 전 서울대 대학원 총학생회 사무총장은 “연구주제를 정할 때도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현재 대학원생에게 지급되는 인건비나 연구 문화는 개별 연구실에 따라 큰 차이가 있는 상황이다. 김호영 교수는 “교수들도 경직된 문화를 고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많이 달라지고 있다”며 “교수의 논문 지도력, 인품 등에 점수가 매겨지고 연구비도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는 상황에서 학생들이 연구실별 상황을 사전에 파악하고 신중하게 결정하는 노력도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포닥 연구 집중 방해하는 ‘1년 단위 계약’
박사 후 연구원의 연구 집중을 위해서는 신분 안정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관객들을 대상으로 한 현장 설문에서도 창의적인 연구에 어려움을 주는 주요 요인으로 48.9%가 ‘계약기간’을, 28.4%가 ‘기간 내 성과 중심의 연구자 평가’를 꼽았다.

남궁석 서울대 박사 후 연구원은 “박사 후 연구원은 대부분 계약기간이 1년으로, 이후 재계약이 될지에 대한 고민 때문에 연구 몰두가 어렵다”라며 “새로운 연구실에 들어가 1년이라는 단기간에 성과를 내는 것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박사 후 연구원들의 낮은 연봉을 조금이나마 보전해주기 위한 방안으로 중소기업 취업자들에게 세금을 감면하는 것과 같은 세금 혜택을 주는 방안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제안했다. 이어 이미정 건국대 박사 후 연구원은 “연구 외 업무도 창의적인 연구를 방해하는 요소”라며 “연구비 행정처리는 연구에 집중을 방해하는 대표적인 업무로 전담 스태프 도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원준 카이스트 교수(과총 부회장‧미래세대위원장)는 “청년 과학기술인들은 과학을 산업으로 전환하는 핵심 연결고리”라며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연구를 지원하기 위한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 황지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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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21-07-1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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