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인

‘첫 여성 과기 장관’의 등판…새 판 위에서 미래를 향한 과감한 시도

[과학과 기술 인터뷰대담]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글 : 류준영 머니투데이 미래산업부 차장(과학과기술 편집위원)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사회 전반으로 ‘여풍’이 거세다. 과학기술계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5월 임혜숙 첫 여성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취임했다. 어깨가 무겁다. ‘첫 여 성 장관’이란 타이틀이 무색하지 않게 굵직한 행보를 보여줘야 한다. 이번 정권의 과학기술 어젠다도 모두 마무리 지어야 한다. 하지만 어제까지의 익숙함이 아니다. 전 세계적 전환기라는 새 판이 낯설다. 포스트 코로나, 한·미 협정, 기후변화, 우주 탐사 등 분명 흐름이 변했다. 어쩌면 긴 여정이 될 수도 있다. 상황이 바뀌었다면 전략도 달라야 한다. 그것을 구체화할 ‘그랜드 플랜’이 필요하다. 그래서 더더욱 궁금해진다. 임혜숙 장관이 이끌 부처 경영의 콘셉트와 스타일, 그리고 그의 리더십이. 「과학과기술」이 그를 먼저 만났다.

“우리 사회 전반의 디지털 전환을 가속해 나가겠다.” 임 장관의 일성이다.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기술·서비스는 앞선 자가 모든 것을 가져가는 선자독식의 세계”라며 “데이터 댐 등 디지털 뉴딜을 속도 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한 전열의 재정비가 이뤄질지가 관심사다. 실무진 개편은 현재 진행형이다. 조직은 더 단단해진다.

임 장관은 미국과 백신 생산 및 연구개발에 대한 포괄적 협력인 ‘한·미 백신 글로벌 파트너십 구축’에 따라 향후 밑그림을 직접 그리게 된다. 그는 “백신 연구개발 분야에서 한·미 정부·기업·연구소 간 연구 개발 협력과제를 도출해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제안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내 바이오산업의 새 도약 발판을 마련할지 주목된다.

새로운 우주 시대도 맞는다. 임 장관은 취임 후 얼마 되지 않아 한·미 정상회담의 또 다른 성과인 ‘아르테미스 약정’에 우리나라 대표로 서명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달 탐사뿐 아니라 다양한 국제 우주탐사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또한, 40여 년간 지속된 한·미 미사일 지침이 종료됨에 따라 발사체 개발의 자율성도 확보했다.

임 장관은 “도전적인 우주탐사를 위한 장기적인 계획을 마련하고 관련 투자 확대와 적극적인 제도 개선을 통해 우리 우주 산업체들이 주도적으로 우주 개발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갈 것” 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미 미사일 지침의 종료는 발사체 개발의 자율성 확보와 국방 분야의 새로운 우주 개발 수요를 만들어낼 것”이라며 “민간수요에 이런 국방수요까지 연계된다면 국내 우주 산업의 규모와 역량이 한층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 장관은 교육부 주도로 준비 중인 ‘2022 개정 교육’에 미래 소프트웨어 인력 양성을 위한 충분한 소프트웨어 교육 내용도 포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현재와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과학기술·ICT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면서 “사회 전반에서 과학기술에 대한 이해를 높여 우수한 인력이 이공계로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석·박사급 연구원, 박사후연구원 등 고급 인재로의 성장을 꾸준히 지원하겠다”라고 말했다.

과학기술 분야 ‘경단녀(경력단절여성)’에 대한 지원도 직접 챙긴다. 임 장관은 “여전히 많은 여성과학기술인이 임신·출산, 육아, 돌봄 등으로 인한 경력단절 이후 역량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라며 “경력단절 문제 해소를 위한 법적·재정적 지원 확대와 연구 현장의 인식 개선을 통해 여성과학기술인들이 일과 가정을 양립하며 성장해 나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라고 역설했다. 이렇게 ‘임혜 숙 프로세스’가 본격 가동됐다. 탁월한 해법을 찾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文정부 남은 1년 국정 과제 전방위 살필 것

Q. 첫 여성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십니다.

A. 우리나라 과학기술정보통신 행정을 책임지는 최초의 여성 장관으로 취임하게 돼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남은 1년 동안 과학기술과 ICT 분야의 국정과제를 완수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창출하고 코로나19 극복과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선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2021 디지털배움터 착수보고회 현장사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실별 맞춤형 연구안전서비스 시스템·이공계 대학 혁신 방안 마련

Q. 취임 후 첫 행보로 경북대학교의 뇌연구원을 찾은 이유가 무엇입니까.

A.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미래라고 할 수 있는 청년 인재가 마음껏 연구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기반 마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취임 후 첫 행보로 경북대를 방문해 청년 연구자들을 만나서 연구 현장의 애로사항을 듣고 대학 연구실 현장을 둘러봤습니다. 그동안 정부와 국회는 연구자 보호 강화를 위해 「연구실안전법」을 전부 개정하고 학생연구자가 산재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도록 「산재보험법」을 개정하는 등 힘을 모아 제도 개선의 노력을 해왔습니다. 국내 최초로 연구실 유해인자에 대한 전수조사를 기반으로, 맞춤형 안전정책, 교육 콘텐츠 개발 및 실시간 안전 관리 정보 등을 포함한 ‘연구실별 맞춤형 연구안전서비스 시스템’도 2022년까지 구축할 계획입니다.

박사후연구원의 경우 창의력과 연구 생산성이 높은 인력임에도 불구하고 도전적인 연구를 독립적으로 수행하기 쉽지 않은 상황인데, 이를 보완할 수 있도록 신진연구사업 예산을 전년 대비 340억 원가량 증가한 2,485억 원 규모로 지원할 계획입니다. 또한, 박사후연구원이 연구기관을 자유롭게 선택해 원하는 연구를 할 수 있는 ‘세종과학펠로우십’, 산업계 진출을 촉진하기 위해 산업혁신형 R&D 수행을 지원하는 ‘키우리(KIURI) 사업’을 확대해 나갈 예정입니다.

더불어 지난 2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제4차 과학기술 인재 육성·지원 기본계획’을 마련했습니다. 후속조치로서 이공계 대학 혁신 방안을 연내 마련할 예정이며, 데이터 기반의 정책 마련을 위한 이공계 대학원 총조사를 신규 추진할 계획입니다. 앞으로도 젊은 과학자에 대한 투자가 국가 미래에 대 한 투자라는 생각으로 끊임없이 현장을 살피고 실질적인 연구실 안전강화에 집중하여 ‘사람’ 중심의 과학기술 강국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D·N·A 생태계 핵심 ‘데이터 댐’ 구축 역점 한·미 백신 R&D 과제 도출해 구체적 협력방안 제안도

Q. 새로운 디지털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전략이 있습니까.

A. 디지털 시대의 기술혁신은 기업의 생존을 좌우할 뿐만 아니라 국가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적인 요소가 됐습니다. 정부는 경제·사회 전반의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고 디지털 선도국가로의 도약을 위해 한국판 뉴딜의 핵심 축으로 ‘디지털 뉴딜’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과기정통부는 D·N·A (데이터·네트워크·AI) 생태계의 핵심 토대가 될 ‘데이터 댐’ 구축에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2025년까지 양 질의 데이터를 수집·분석·활용할 수 있도록 31개 분야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고 AI 개발에 필요한 1,300여 종의 학습용 데이터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또 우리 기업이 혁신적인 제품·서비스 개발에 활용하도록 AI·데이터 바우처와 AI 융합(AI+X) 프로젝트도 적극 지원 중입니다. 향후 관계부처, 민간과 긴밀히 협업해 뉴딜 사업들을 차질 없이 추진함과 동시에 규제 샌드박스를 활용한 법·제도 개선, 뉴딜펀드를 통한 투자 활성화 등도 지속 병행해 우리 기업들의 회복과 도약이 이뤄지는 혁신적인 디지털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Q. 지난 3월 「기후변화대응 기술개발촉진법(기후기술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A.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을 이행하기 위한 국가적 차원의 노력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도 작년 10월 ‘2050 탄소중립’을 선언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기후변화대응기술의 연 구기반을 체계적으로 육성·발전시키기 위해 「기후기술법」을 제정했습니다. 또 지난 3월 ‘탄소중립 기술혁 신 추진전략’을 수립해 태양광, 수소 등 10대 핵심기술을 선정하고, 매우 도전적인 기술개발 목표와 전략을 제시했습니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법과 전략에 따라 10대 핵심기술을 개발하는 대규모 R&D 사업을 새로 시작하겠습니다. 2023년 사업 개시를 목표로 현재 사업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또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전략가형 과학 인재를 양성하는 일도 매우 중요합니다. 대학 등에 특화센터를 설립해 기후 변화 관련 과학적 난제와 미래 유망기술을 연구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사업을 신규 추진하겠습니다.

Q. 한·미 정상회담으로 ‘한·미 백신 글로벌 포괄적 파트너십’이 구축됐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A. 미국과 백신 생산 및 연구개발에 대해 포괄적으로 협력하기로 했습니다. 국내 백신 개발 역량을 고도화하고 글로벌 백신 허브로의 도약 기반이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정부에서는 기획재정부, 보건복지부, 과기정통부 등이 참여하는 ‘글로벌 백신 허브화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5개 분야에 대해 협력 아젠다를 발굴하고 있습니다. 과기정통부는 질병관리청과 함께 백신 R&D 분야에서 한·미 정부‧기업‧연구소 간 R&D 협력과제를 도출해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제안할 예정입니다. 더불어 이번 한·미 협력을 계기로 백신 R&D 역량 확보를 위해 R&D, 국제협력, 인력 양성, 인프라 등 전반에 대해서 지원체계를 마련하고 적극 지원해 나갈 계획입니다.

 

세계 7대 우주 강국 진입 토대 만든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 충분한 SW 교육 내용 포함돼야

Q. 우리나라도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또 40여 년간 지속된 한·미 미사일 지침 종료로 발사체 개발의 자율성도 확보했습니다. 이번 기회를 어떻게 활용할 생각이십니까.

A. 아르테미스 약정은 우리 세대는 물론 미래세대까지 지속 가능한 우주 개발을 위해 우주 탐사를 투명하고 책임감 있게 수행하고자 하는 국제사회와의 약속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우주 탐사는 장기간에 걸친 대규모 투자가 요구되면서도 고도의 우주 기술이 집적되는 분야로 국제협력을 통한 국가 간의 신뢰관계 형성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아르테미스 약정 가입을 계기로 도전적인 우주 탐사를 위한 장기적인 계획을 마련하고 관련 투자 확대와 적극적인 제도개선을 통해 우리 우주 산업체들이 주도적으로 우주 개발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특히, 한·미 미사일 지침의 종료는 발사체 개발의 자율성 확보와 국방 분야의 새로운 우주 개발 수요를 만들어 낼 것으로 예상됩니다. 민간 수요에 이러한 국방 수요까지 연계된다면 국내 우주 산업의 규모와 역량이 한층 더 성장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과기정통부는 우주 개발 활성화 기회를 지금까지의 위성이나 발사체 개발 중심에서 보다 도전적이고 다양한 우주 개발로 전환해 나가는 계기로 삼고자 합니다. 이 과정에서 확보하는 자생적인 우주 기술을 밑거름으로 2030년까지 대한민국이 세계 7대 우주 강국으로 진입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Q. 많은 전문가들이 이공계 기피 현상을 우려하는 가운데,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인력 양성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A. 미래 소프트웨어 인력 양성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학생들에게 초·중·고등학교 시절부터 충 분한 소프트웨어 교육을 꾸준히 제공하여 ‘컴퓨팅 사고력’을 함양시키는 것입니다. 특히 디지털 시대의 소프트웨어 교육은 수학·과학과 더불어 창의력과 사고력 증진의 기반이 될 뿐만 아니라 문제해결 능력을 키우는데 크게 기여하는 등 디지털 시대를 살아갈 미래 세대를 위한 필수 교육이 될 것입니다. 소프트웨어 교육은 ‘2015 개정 교육과정’을 통해 초·중학교에서 필수 교육과정이 됐습니다. 하지만 초등학교에서 한 학기, 중학교에서는 한 학년 정도만 가르치는 등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할 충분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현재 교육부 주도로 준비 중인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미래 소프트웨어 인력 양성을 위한 충분한 소프트웨어 교육 내용이 포함될 필요가 있습니다. 최근에는 AI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AI 교육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습니 다. AI 교육 역시 소프트웨어 교육과 더불어 미래 인재를 위해 꼭 필요한 교육인 만큼, 학생들이 AI에 대해 충분히 학습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교육과정을 준비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어린 시절부터 소프트웨어와 AI에 대한 이해도와 친밀도를 높여준다면, 향후 이공계로 진학하는 학생들이 많아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반도체 석·박사 인재 늘려 만성적인 인력난 해결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방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Q.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인력이 수요에 비해 부족하다고 들었습니다.

A. 반도체는 우리나라 총 수출액의 약 20%를 차지해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큰 국가 제1의 산업입니다. 하지만 최근 미국‧중국‧유럽‧대만 등 세계 각국이 반도체 산업을 국가적 차원에서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이 이루어지면서 정부도 ‘K-반도체 전략’을 통해 세제‧규제‧R&D‧인력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대규모 지원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이중 반도체 인력은 최첨단 공정 과 반도체 설계 및 차세대 기술개발 등을 수행하는 역할을 맡아 산업의 핵심자원이 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국내 산업계는 현재 만성적인 인력난을 겪고 있어 이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과기정통부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반도체 R&D 사업의 석‧박사 연구인력 참여 확대와 반도체 특화 인력 양성사업 운영 및 확대를 통해 석‧박사급 고급인력 양성 규모를 늘리는 것을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R&D 사업은 과거 약 10년간 정부투자가 크게 줄었으나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차세대지능형반도체 기술개발사업 등을 중심으로 투자액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반도체 관련 국내 R&D 생태계가 다시 활성화되고 국책 R&D 과제에 참여하는 석‧박사급 연구인력이 늘어나고 있어 향후 반도체 인력부족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합니다. 앞으로도 과기정통부는 기존 반도체 R&D 사업의 내실 있는 운영과 신규 사업을 적극 발굴함으로써 연구경험이 풍부한 고급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또 과기정통부는 시스템반도체 융합전문인력 육성사업 등 대학원 내 반도체 특화 교육센터를 설치‧운영하는 사업을 확대운영함으로써 다양한 전공의 석‧박사급 학생들이 반도체 분야에 진입해 이론과 실습을 병행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대학과 연계한 인력 양성사업과 더불어 기업과도 협력함으로써 이론뿐만 아니라 실무에도 능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 이 글은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에서 발간하는 ‘과학과기술’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1462)

태그(Tag)

전체 댓글 (0)

과학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