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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6-02

철로 만드는 세상 - (31) 금속공학자 오지은 포스코 광양제철소 품질기술부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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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철강 수입가격이 전년에 비해 무려 2배 이상 폭등하고 품귀현상까지 일어나자 전국 곳곳에서 '고철 모으기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이와 같은 원자재가격 상승에는 미국 등 선진국의 경기회복 가속화와 중국의 고성장으로 원자재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보화 시대라고 하지만 몇 나라의 고성장이 세계 철강파동으로 이어져 경제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미국의 유명한 한 경제 전문지에서는 지금까지 경제를 가늠하는 지표는 금과 석유였으나 앞으로는 고철이 경기 동향을 예고하는 물자 가운데 하나가 될 것이라고 이미 보도한 바 있다. 인류문명은 불로 싹트기 시작해 철로 꽃피어 왔다고 할 만큼 인류 문명 발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다.


석기시대를 지나 청동기시대까지 느리게 발전해 오던 인류문화가 철기시대를 맞이하면서 급속한 문명발전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이 바로 그 증거이다. 과연 철의 어떤 특성 때문에 인류 문명이 급속히 발전할 수 있었을까?


철은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의 주요 구성요소로 지각을 구성하고 있는 금속원소 가운데 그 양이 가장 많다. 철은 우주를 구성하는 보편적인 물질로 가장 단단하게 결합된 원자이며 가장 안정된 원자 가운데 하나이다.


철은 인체에 해를 주지 않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인간의 몸속에도 철이 일정량 존재하고 있으며 철은 사람의 몸과 닿아도 해롭지 않아서 통조림 등 식품을 저장하는 용기로도 사용하며 인체 내의 인공뼈대로도 사용된다.


모든 철로 만들어진 제품들은 녹여서 재활용할 수 있으며 고철들은 다른 철강제품을 만드는데 중요한 주원료 중의 하나이다. 또한 철은 재활용 되지 않는다 해도, 다시 철광석으로 변해가는 성질이 있는데, 이것은 철이 영구적으로 자연을 오염시키지 않는 자연친화적 자원이다.


철은 쉽게 모양을 바꿀 수 있으며 한번 형태를 바꾼 모양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따라서 다리를 짓거나, 건물을 짓고 배를 만드는 등 튼튼하게 만들어져야 할 물건들에 꼭 필요한 소재로 이용되고 있다.


철은 그 특성을 이용해서 좀더 개선된 성능을 가진 금속을 만들기도 하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스테인리스 강이다. 탄소를 적당량 포함된 강철에 니켈과 크롬을 첨가해 합금으로 만든 것으로서 녹이 슬지 않고 무척 강한 성질을 가지고 있다.


철의 합금이나 산화물은 자성을 띠는 특성이 있어 컴퓨터의 디스켓, 녹음테이프, 스피커 및 전화카드 등에도 유용하게 사용된다. 우리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컴퓨터의 하드 디스크와 같은 저장매체에도 철이 포함되어 있을 만큼 철은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자원이다.


철을 비롯한 다양한 금속을 다루는 금속공학에 대해 알아보자.

철광석

원소기호

FeO, Fe2O3,

Fe3O4

철의

비중

7.9g/cm3

(중금속)

철의

특성

전기가

잘 통한다

자성이

강하다

철은

산소와 반응해 부식성이 크다


금속공학

금속공학은 모든 산업의 기초와 근간이 되는 금속소재를 연구하는 분야이다. 최근 금속재료의 개발, 제강 공정기술, 금속 가공기술 및 고급금속 재료 국산화기술 등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금속공학기술자는 원광석에서 유용한 금속을 추출하는 제련 및 정련의 공정에서부터 다양한 금속을 이용하여 합금이나 금속제품을 생산하는 제조 공정과 항공우주, 정밀기계, 에너지 등 첨단산업에까지 업무범위가 넓다.


금속공학자가 되기 위해 준비해야 할 것은?

일반적으로 공과대학에 있는 금속공학과나 재료공학과를 진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년제 대학교육을 받은 경우 추가적인 교육과 현장 실무 경력을 통해 금속공학기술자의 길을 밟는 사람들도 많다.


금속공학과에서는 광석에서 금속을 얻는 제련, 제련된 금속의 순도를 높이는 정련, 금속재료개발 및 금속가공 등과 관계되는 기본이론과 그 응용을 다룬다. 금속재료분야에서는 금속의 원자구조, 결정구조, 합금의 현미경조직과 각종 기계적, 화학적, 물리적 성질 등에 관한 이론과 이의 응용에 대하여, 금속가공분야에서는 개발된 금속과 합금을 유용하게 만들기 위한 소성가공, 용접가공, 분말야금, 표면처리 등을 다룬다.


수학이나 물리, 화학 등에 흥미를 갖고 분석력과 수리력이 있는 학생들에게 유리하며, 도전적이고 실험정신이 요구된다.


현재 채용상황과 전망은?

2004 포스코 강구조 작품상 금상에 선정된 부산의 광안대교 금속재료는 제조업의 주된 원자재로 사용되어 왔으며 이러한 금속재료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포스코, 현대, 삼성, LG, 대우, 한국중공업과 같은 대기업과 기타 중소업체의 생산 업무에 종사하거나 정부출연 연구소, 기업연구소 등에서 연구 활동을 하거나 대학원에 진학할 수 있다. 금속재료기술사, 금속가공기술사, 금속재료기능장, 금속기사, 금속재료산업기사, 금속제련산업기사 등의 자격증이 있을 경우 취업에 유리하다


‘철’하면 우리나라 삶들은 무엇을 떠 올릴까? 놀랍게도 많은 사람들이 포스코(전 포항제철)를 언급한다. 포스코는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원동력을 구축했고,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여 최근 젊은이들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인기 있는 기업으로 보도된 바 있다.


포스코는 1968년에 창립되어 2800만 톤 규모의 조강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포항제철소 270만평, 광양제철소 450만평의 대지에서 열연, 후판, 선재, 냉연, 전기강판, 스테인레스 스틸 제품 등을 생산함으로써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제철회사로 손꼽히고 있다. 2000년에 민영화되었고 2002년에 회사명을 포항제철에서 포스코로 변경하였다.


현재, 총 대졸 직원 19,304 명의 대부분이 이공계 출신이다. 여직원은 106명이며, 이중 이공계출신의 여성이 26명에 불과한 실정에서 묵묵히 일해 온 금속공학 기술인의 직업세계를 탐색해보자.



소리 없이 세상을 움직이는 철의 여인


오지은 포스코 광양제철소 품질기술부 과장 : 화학과를 졸업하고 '9년 "포항제철 대졸 여사원 공채 1기"로 입사하였다. 전공이 고려되어 제철소 내 철강공정의 원료 및 제품의 화학성분을 분석하는 시험분석센터에서 일을 시작하여, 각 종 시험분석 방법에 대한 신기술 동향 기술조사 및 최신 분석설비 도입 업무와 현장 직원들에 대한 교육을 담당해왔다.


"성형성이 우수한 합금화 용융아연도금강판 제조방법"을 특허 등록이 있다. 이러한 활동들을 성과로 제철소 품질 유공사원으로 제철소장 상과 팀원들과 협업하여 철강산업의 주원료로 사용되는 철광석의 분석방법을 개선하여 우수 분임조 상을 받았다. 포스코 제6기 영보드로 임명되었다.


최근에 하시는 일은?

철강제품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자동차용 도금강판의 품질을 관리하는 업무를 하고 있다. 도금강판이라고 하면 두께 0.6 ~ 2.3 mm, 폭 1000 ~1800 mm, 길이 3000 mm 이상인 철판에 아연(Zn)도금 혹은 아연-철(Zn-Fe) 합금 도금을 하는 제품으로 도금하지 않은 상태 보다 부식이 쉽지 않은 장점이 있기 때문에 건축 내, 외장재로 많이 사용되며 특히 최근에는 자동차 내판 및 외판 소재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한편, 국내외 자동차사에 공급하는 자동차용 도금강판에 대해 사용자 입장에서 품질불만 사항이나 품질불량이 발생했을 때 그 원인을 조사하고 사용자에게 불량의 원인에 대해 설명하고, 회사 내부적으로는 그러한 불량이 재발하지 않도록 제품의 제조기준 등을 재정립하는 개선하는 품질관리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자동차용 강판은 자동차 회사별, 차종별, 부품 종류별로 가공되는 정도가 모두 다르기 때문에 자동차사의 요구조건을 만족시키는 것이 매우 어렵다. 자동차강판의 품질관리 업무를 하면서 특히 Press 성형 중에 강판이 찢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부드러운 재질의 강판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어 "성형성이 우수한 합금화 용융아연도금강판 제조방법"을 특허로 등록하였다. 이러한 일련의 활동들을 성과로 2002년도에는 제철소 품질 유공사원으로 추천되어 제철소장 상을 받았다.


최고 경영층에게'회사의 중, 장기발전을 위한 혁신적인 제언'을 하는 포스코 제6기 영보드로 임명되어 회사발전에 도움이 되는 아이디어를 많이 찾아내고 경영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영보드에서 보고한 사안 중 채택된 내용은 곧바로 경영정책에 반영되어 실행된다. 엔지니어 출신자가 경영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리라 생각한다.


이 분야에서 하는 일에 대해 느끼는 보람과 어려운 점은?

제철소에서 일하는 화학 전공자는 몇 안 되는 마이너리티지만, 입사 10년이 훨씬 넘은 지금 화학뿐만 아니라 금속분야까지 전문 분야를 넓혀가며 성장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 돌이켜 보면 화학을 전공했다고 하여 꼭 '화학' 관련 업종을 고집하지 않고 열린 마음으로 제철산업에 과감하게 지원했던 '튀는 행동'이 오히려 잘 한 일 같다.


처음 입사하여 남자 직원들과 똑같이 작업복을 입고 생산 공장을 방문했을 때 "여자가 생산 공장에 들어오면 재수가 없다"는 말도 들었고, 동료 직원으로 생각하기 보다는 이방인 대하듯 멀뚱멀뚱 쳐다보는 사람도 많았다. 일 보다는 이러한 상황이 처음에는 낯설고 힘들었다.


또한 기존의 남성 직원들이 대졸 여성 사원들과 함께 일을 해 본 경험이 없어서 그런지 막연히 과대평가하거나 반대로 과소평가하는 극단적으로 양극화된 시각도 부담스러웠다. 중요한 일을 할 기회도 잘 주질 않는 상황에서 상하좌우간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할 수밖에 없었다. 포스코 대졸 여직원 공채 1기로서 여성후배들에게 귀감이 되어야 한다는 어떤 사명감 같은 것 을 가지고 묵묵히 일했던 점이 큰 보람으로 남는다.


젊은이들에게 하고 싶은 한 마디:

무엇보다도 적성에 맞고 흥미 있는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과를 전공했다고 하여 과학자가 되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우리 사회가 발전하는데 이바지 할 수 있는 여러 분야에서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자신을 갖고 열린 마음으로 준비하기 바란다.


<기획 및 정리: 한효순 박사, 한국과학문화재단 전문위원>

저작권자 2004-06-0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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