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 콘크리트 소재가 조개껍데기라고?

버려지는 패각류 껍질 재활용으로 해안 환경 보존

콘크리트(concrete)는 저렴하고 단단하며 내구성이 뛰어난 건축 자재로서, 인류가 만든 최고의 발명품 중 하나로 꼽힌다. 수많은 빌딩이나 다리 등이 콘크리트의 도움 없이는 건설 자체가 불가능했던 만큼, 문명 발전의 원동력이자 현대 구조물을 탄생시킨 주역으로 꼽히기에 부족함이 없는 소재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콘크리트의 단점이 하나둘씩 드러나기 시작했다. 압축에 잘 견디지만 잡아당기는 힘인 인장력(引張力)에는 취약하다는 사실이 파악됐고, 환경 보호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라는 사실도 밝혀진 것.

패각류 껍데기를 이용하여 신개념 콘크리트를 개발하려는 연구가 추진되고 있다 ⓒ Newtab-22

이 같은 상황에서 버려지는 조개껍데기와 굴껍데기를 이용한 신개념 콘크리트가 해외와 국내에서 개발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그 자체가 환경 오염원인 패각류 껍데기들이 건축 소재의 원료로 사용되는 업사이클링(upcycling)의 대표적 사례인 것이다.

콘크리트에 들어가는 시멘트와 비슷한 물성

콘크리트가 환경 보호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는 이유는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를 대량으로 배출하기 때문이다.

콘크리트의 원료인 시멘트를 생산할 때 화석연료를 이용하여 석회석을 1500°C 정도로 가열하는 공정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때 시멘트 1톤 당 650kg 내지 920kg 정도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기후변화 분야의 세계적 싱크탱크인 영국의 채이텀하우스(Chatham House)에 따르면, 콘크리트의 주요성분인 시멘트 생산은 전 세계적으로 연간 40억 톤이 넘으며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8%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뿐 만이 아니다. 콘크리트는 대량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것 외에도 막대한 양의 물과 모래까지 사용한다. 전 세계 공업용수의 10분의 1 정도가 콘크리트 제조에 쓰이고 있고, 함께 사용하는 모래 채취를 위해 전 세계의 해변과 강변이 파헤쳐 지고 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 세계 과학자들이 콘크리트 제조를 위해 들어가는 시멘트를 대체할 수 있는 재료를 찾고 있는 상황이다. 대표적으로는 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부산물이나 합성수지계 폐기물을 사용하여 콘크리트를 제조하는 방법이 있다.

무독성이면서도 다양한 형태로 제조할 수 있는 조개껍데기 활용 콘크리트 ⓒ Newtab-22

그런데 최근 영국의 디자인 전문 기업인 뉴탭22(Newtab22)가 버려지는 조개껍데기를 이용하여 새로운 형태의 콘크리트를 개발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우리나라의 유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설립하여 더욱 화제가 되고 있는 이 디자인 기업은 각종 폐기물들을 재활용하여 환경 보호에 기여하고 있어 호평을 받고 있다.

조개껍데기의 대부분은 탄산칼슘으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시멘트에 사용되는 석회석과 비슷한 물성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콘크리트를 비롯하여 시멘트로 만들 수 있는 모든 재료는 유사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 개발사 측의 설명이다.

특히 경도가 플라스틱과 비슷해서 다양한 형태의 소재를 만들 수 있고, 모래와 자갈을 섞어 놓으면 콘크리트와 거의 흡사할 정도로 비슷한 외관을 자랑한다.

현재 뉴탭22는 조개껍데기로 만든 콘크리트를 이용하여 인테리어 재료로 활용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타일 제품들을 시제품으로 만들어 온라인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이 회사의 관계자는 “매년 그냥 버려지는 7백만 톤 정도의 조개껍데기는 해안 생태계 유지에 많은 영향을 준다”라고 언급하며 “일종의 음식물 쓰레기라 할 수 있는 조개껍데기를 업사이클링 한 소재이기 때문에 해안 환경 보존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굴 껍데기로 만드는 천연 콘크리트는 무독성

조개 같은 패각류 껍데기를 사용하여 콘크리트를 만든 사례는 국내에도 있다. 사례의 주인공은 남해안 지역에서 연안생태 복원 업무에 주력하고 있는 기업인 ㈜가나다.

이 회사는 해안 지역의 골칫덩이인 굴 껍데기를 가공하여 천연시멘트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여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굴 껍데기를 비롯한 각종 패각류 껍데기들은 해양에 투기되거나 육상에 방치되면서 해안가 오염의 주범으로 여겨져 왔다.

굴 껍데기가 바다에 대량으로 버려지게 되면 해초가 자라지 못해 바다가 사막화되면서 제대로 된 어장이 형성되기 어렵다. 또한 육지에 매립할 경우에는 산림이 훼손되거나 농작물이 제대로 뿌리를 내리지 못해 수확을 기대하기 어렵다.

더군다나 지난 2012년부터는 육상 폐기물의 해양투기가 금지되면서 굴 껍데기를 쌓아 놓은 야적장의 높이는 점점 높아지고, 불법 매립이나 방치가 기승을 부리는 것이 현실이었다.

천연 콘크리트의 재료로 활용되는 굴 껍데기 ⓒ Flickr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나의 연구진은 굴 껍데기를 본격적으로 연구했다. 그 결과 분쇄하여 얻은 고운 분말이 콘크리트를 만드는 원료인 시멘트와 비슷한 물성을 갖고 있다는 점을 파악했다.

이와 관련하여 가나의 관계자는 “굴 껍데기와 황토로 만든 신개념 시멘트에 모래와 자갈을 섞고 물을 반죽하여 자연 건조하면 천연 콘크리트가 형성된다”라고 소개하며 “이때 굴 껍데기 성분이 시멘트와 같은 역할을 하는데 그 성분과 비율이 핵심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놀라운 점은 굴 껍데기 분말의 경우 시멘트와 물성은 비슷하지만 독성 성분은 전혀 포함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시멘트는 그 자체가 공해물질이어서 조각들을 어항에 넣으면 물고기가 죽지만, 굴 껍데기를 활용한 황토 콘크리트는 자연 제품이므로 어항에 넣어도 물고기가 죽지 않고 오히려 물이 정화가 되는 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

(718)

뉴스레터 구독신청
태그(Tag)

전체 댓글 (0)

과학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