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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 단백질, 공기 중에 들어 있다?

이산화탄소를 아미노산으로 만드는 미생물 활용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인구와 날로 악화되어 가고 있는 기후변화는 지구의 미래를 위협하고 있다. 특히 식량 문제의 경우, 혁신적인 변화가 없다면 인류의 생존마저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대표적으로는 육류 문제를 들 수 있다. 한정된 가축 수에 비해 사람의 숫자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가축을 키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문제는 이제 사람이 통제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도달했다.

공기 중에서 단백질을 확보하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 Kiverdi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과학자들이 식물 성분의 대체육을 만들거나, 실험실에서 세포를 배양하는 배양육을 개발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들어 대체육이나 배양육 기술을 넘어 보다 진보된 단백질 확보 기술이 개발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바로 우리가 숨 쉬는 공기 중에서 단백질을 얻는 ‘에어프로테인(Air Protein)’ 기술이다.

우주인 식품을 연구하던 NASA의 성과에서 영향받아 개발

공기 중에서 단백질을 만드는 아이디어는 원래 미 항공우주국(NASA)이 연구하던 식품 제조 기술에서 나왔다. 당시 NASA 소속 과학자들은 우주 탐사를 위해 한정된 공간과 자원 하에서 식량을 개발하는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기술이 완성되지는 못했지만, 이들은 훗날 에어프로테인 개발의 단초를 제공하는 미생물을 발견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산화탄소에서 아미노산을 생산하는 ‘수소산화세균(hydrogen bacteria)’을 발견한 것.

이 같은 NASA의 성과는 수십 년 후 이들의 연구에 관심을 가졌던 스타트업 ‘키버디(Kiverdi)’의 연구소장인 ‘리사 다이슨(Lisa Dyson)’ 박사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다. 그 결과 다이슨 박사와 연구진은 NASA가 발견한 미생물을 활용하여 대기 중의 성분을 단백질로 전환하는데 성공했다.

에어 프로테인의 제조 과정 ⓒ Kiverdi

에어프로테인이라 명명된 이 단백질의 성상은 고운 분말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하게 포함된 순도 99%의 단백질로서, 오로지 공기를 이루는 성분 만으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에어프로테인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이유는 별도의 재배지 없이도 공기 중의 성분으로 자라는 미생물을 배양하는 공간만 마련된다면, 시간과 온도, 계절 등에 상관없이 언제든지 단백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다이슨 박사는 “공기 중의 성분으로 얼마나 많은 단백질을 생산할 수 있는지를 예로 든다면 놀이시설인 디즈니월드와 미국의 한 주인 텍사스를 비교하면 이해하기 쉽다”라고 언급하며 “디즈니월드만한 크기의 면적에서 생산하는 에어프로테인의 양은 텍사스 주 크기의 두유 농장에서 생산하는 단백질의 양과 맞먹는다”라고 말했다.

핀란드에서도 공기에서 얻은 단백질인 솔레인 등장

지난해 말, 키버디는 에어프로테인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해 자회사를 설립했다. 육류를 대체하기 위한 단백질 상품을 출시하기 위해 설립된 스타트업으로서, 햄버거용 패티는 물론, 파스타나 시리얼 같은 가공식품 등에 폭넓게 활용할 계획이다.

자회사의 CTO이기도 한 다이슨 박사는 “우리가 개발한 기술의 핵심은 이산화탄소와 산소, 그리고 질소 등 대기를 이루는 성분에 에너지를 공급하여 동물성 단백질과 동일한 아미노산 조성을 가진 프로테인을 생성하는 것”이라고 밝히며 “이를 활용한 대체 식품들이 식품 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기대했다.

실제로 에어프로테인은 9가지의 필수 아미노산을 모두 포함하고 있고, 아미노산 함량도 육류에 비해 2배나 많이 함유되어 있다. 또한 에어프로테인에는 과채류에서는 섭취하기 어려운 비타민 B도 포함하고 있다.

에어프로테인의 미래를 전망해 달라는 질문에 대해 다이슨 박사는 “전통적인 가축 사육방식으로는 사람의 먹거리와 환경 문제를 모두 충족시킬 수 없다는 점이 드러나고 있다”라고 설명하며 “결국 자연의 대기 중에 풍부하게 포함되어 있는 성분들로 만든 단백질이 인류의 새로운 식량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핀란드의 스타트업이 개발한 솔레인의 성상 ⓒ Solar Foods

한편 키버디의 에어프로테인과 유사한 개념의 제품이 핀란드에서도 등장하여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헬싱키에 위치한 스타트업인 솔라푸드(Solar Foods)는 공기와 물, 그리고 전기를 사용하여 ‘솔레인(Solein)’이라는 이름의 단백질 분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솔레인 역시 에어프로테인처럼 미생물을 통해 단백질을 얻는 기술이다. 먹이인 수소와 이산화탄소를 각각 물과 공기 중에서 분리하여 제공하면, 이를 먹이로 미생물은 아미노산을 배출하면서 사람에게 유용한 단백질을 만든다.

에어프로테인과의 차이점이라면 단백질 성분에 있다. 에어프로테인이 단백질 성분이 높은 전문적인 제품이라면, 솔레인은 전체 성분의 65% 정도를 단백질과 탄수화물, 그리고 지방이 차지하고 있는 보다 대중적인 제품이다.

이에 대해 솔라푸드의 CEO인 ‘파시 바이니카(Pasi Vainikka)’는 “아무래도 대중적인 제품을 지향하는 만큼 빵과 파스타 등에 뿌리는 토핑 재료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며 “멀지 않아 공기를 이용해 만든 단백질이 콩과 가격 경쟁을 벌이는 날이 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바이니카 대표는 “솔레인을 만드는 과정에서 나오는 탄소 배출량은 육류 생산의 1% 수준이며, 기존의 단백질 제품들보다 물도 적게 사용한다”라고 소개하며 “지구를 기후변화로부터 구하기 위해서는 농업 기반 식량 생산 방식을 바꿔야 하는데 솔레인이야말로 그런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제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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