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실험으로 천식 원인 규명

칼실리틱스, 폐에 분무하면 치료 효과

봄철에는 꽃가루나 황사가 많이 날려 호흡기가 민감한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한다. 평소 호흡곤란이나 기침, 쌕쌕거리는 숨소리 등 전형적인 천식 증상이 있는 사람이라면 특히 꽃가루나 먼지 같은 알레르겐에 노출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 영국 카디프대 연구진이 천식의 잠재적인 근본 원인을 밝히고 기존 약제를 이용한 새로운 치료 구상을 내놨다. 이들 연구팀은 영국 킹스컬리지, 미국 메이요 클리닉 과학자들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전에는 역할이 규명되지 않았던 ‘칼슘 감지 수용체’(CaSR)가 바로 천식을 일으키는 원인이라고 ‘과학 중개 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 최근호에서 소개했다.

연구에는 인위적으로 천식 증상을 일으킨 실험용 쥐 모델과 함께 천식환자와 정상인의 기도(氣道) 조직을 활용했다.

칼실리틱스(Calcilytics) 약제가 칼슘 감지 수용체(CaSR) 조절

연구팀은 특히 칼실리틱스(calcilytics)로 알려진 제약군이 효과가 높다는 점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이 약들은 환자의 환경과 연계된 모든 증상, 즉 기도 협착과 수축, 기도염과 같이 숨쉬기를 어렵게 하는 모든 증상을 반전시키도록 CaSR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 연구자인 다니엘라 리카디(Daniela Riccardi) 카디프대 생명과학부 교수는 “믿기 힘들 만큼 놀라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며, “우리는 처음으로 알레르겐이나 담배연기, 차량 매연과 같은 환경적 촉발요인에 의한 기도 염증과, 알레르기성 천식으로 인한 기도 수축 사이의 연관관계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우리 논문은 이러한 촉발요인들이 기도 조직에서 어떻게 CaSR을 활성화시키는 화학물질을 분비하고, 기도 수축이나 염증, 협착과 같은 천식 증상을 일으키는지를 보여줍니다. 칼실리틱스를 직접 심험 쥐의 폐에 분무하면 CaSR을 비활성화시키고 위와 같은 모든 증상을 막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영국 카디프대 연구팀은 최근 천식의 근본원인이 칼슘 감지 수용체(CaSR)라고 밝히고 동물실험에서 칼실리틱스(calcilytics)를 직접 폐에 분무해 매우 높은 치료 효과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주연구자인 다니엘라 리카디 카디프대 생명과학부 교수  ⓒ Kardiff University

영국 카디프대 연구팀은 최근 천식의 근본원인이 칼슘 감지 수용체(CaSR)라고 밝히고 동물실험에서 칼실리틱스(calcilytics)를 직접 폐에 분무해 매우 높은 치료 효과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사진은 주연구자인 다니엘라 리카디 카디프대 생명과학부 교수 ⓒ Kardiff University

이번 연구에 기금을 지원한 영국천식연구•정책기구 이사인 사만다 워커(Samantha Walker) 박사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 같이 매우 놀랄 만한 발견에 따라 우리는 처음으로 천식증상의 근본적인 원인들과 맞서게 됐습니다. 사실 천식환자의 5% 정도는 기존의 치료법이 듣지 않기 때문에 연구 방향을 이들 수십만 환자의 생활방식 변화로 돌려야 할지 고민도 없지 않습니다. 만약 이번 연구가 성공적으로 판명된다면 새로운 치료법이 나오기까지 몇 년 정도 기다리면서 임상연구를 위해 긴급지원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천식 연구는 항상 연구비가 부족해 지난 50년 동안 개발된 새로운 치료법이 얼마 되지 않는 실정이고 따라서 이번과 같은 연구에 대한 투자가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천식은 어떤 환자들에게서는 잘 관리가 되지만 대략 12명에 1명은 기존 치료법으로 잘 관리가 되지 않고 있다. 이 특정 소수 환자들에게 맞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전체 천식 관련 치료예산의 90%가 투입되고 있다.

5년 안에 환자 치료에 사용될 것으로 예상돼

논문의 공동저자인 폴 켐프 카디프대 교수는 기도 조직에서 CaSR을 식별해 냄으로써 천식 이외의 다른 염증성 폐질환에 대한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엄청나게 높아졌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대상 질환으로는 현재 마땅한 치료법이 없는 만성폐쇄성폐질환(COPD)과 만성 기침이 대표적이다. 이 질환들은 2020년까지 전세계에서 사망원인 3위에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리카디 교수와 동료 연구자들은 현재 스테로이드 저항성이 있고 인플루엔자로 악화되는 특히 치료가 힘든 천식질환들에 대한 칼실리틱스 약제의 효능성을 확인하고 이를 천식환자들에게 시험하기 위한 연구기금을 마련하고 있다.

칼실리틱스는 약 15년 전 골다공증 치료를 위해 처음 개발됐다. 당시는 CaSR이 아나볼릭 호르몬 분비를 유도토록 해 약화된 뼈를 강화하려는 목적이었다. 그러나 안전하고 인체 적응성이 높았으나 골다공증 치료에는 성공적이지 못 했다. 그러다 최근 들어 천식연구자들의 눈에 띄어 천식 치료제 후보로 재등장하게 됐다. 연구팀은 기금을 확보하는 대로 2년 안에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실시할 계획이다.

리카디 교수는 “칼실리틱스를 사람의 폐에 직접 투여해도 안전하다는 것이 증명되면 5년 안에 이 방법으로 환자들을 진료하게 돼 천식을 바로 첫 단계에서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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