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교육 위해 선택과목 보장

창의·인성모델학교 취재기

제9차 교육과정 개정으로 고등학교의 정규 교육과정에 창의적 체험활동이 포함됐다. 하지만 아직도 고등학교에서는 입시공부에 밀려 창의적 체험활동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창의·인성모델학교’로 지금까지 502개 학교, 2천8백55명이 벤치마킹을 위해 이 학교를 방문할 만큼 창의적 체험활동 등에 모범이 되고 있는 용인 동백고등학교를 찾아 창의·인성 교육의 현장을 취재했다.

학생 선택 중심의 맞춤형 교과과정

동백고등학교는 학생 선택 중심의 교육과정 혁신 자율학교로, 수준별 수업과 선택과목 확대를 통해 모든 학생들의 수준과 진로에 맞는 선택과목을 보장하고 있다.

▲ 동백고에서는 모든 학생들의 수준과 진로에 맞는 선택과목을 보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조강영 교장은 “학생 선택 중심으로 교과과정을 만들어가는 것은 아직 진로를 확실히 정하지 못한 학생들이 우왕좌왕하는 관계로 학교 운영에 어려움이 많지만, 학생들 자신이 원해서 선택한 과목에 대해서는 창의성이 확실히 더 많이 발휘될 뿐 아니라 자신이 선택한 것에 대한 책임감도 따르기 때문에 창의·인성 교육에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또 동백고는 교사 중심의 암기식 수업이 아니라 학생활동 중심의 교과교실제를 운영함과 동시에 학생 이동 시간을 줄이고 학습 부담을 덜어주는 전 과목 블록타임제를 실시함으로써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고 창의적 요소를 가미할 수 있도록 수업에 변화를 꾀하고 있다.

동백고에서는 월요일마다 논술형 수행평가를 실시하고 있는데, 이것은 객관식 평가만으로 학생들의 성향을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논술형 문제를 제시함으로써 생각하는 능력도 기르고 그것을 통해 학생들의 인성도 파악할 수 있어 일석이조인 셈이다.

이외에도 창의력 증진과 진로지도를 위해 전교생이 ‘새알내기노트’에 새로 알게 된 내용을 기록하고, 자신만의 비전과 미션을 작성하도록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자기주도학습 플랜을 관리할 뿐 아니라 자신의 진로와 희망을 좀 더 구체적으로 기록해 그 꿈을 향해 노력하도록 돕고 있는 것.

또 학생들의 비전과 미션을 적은 쪽지를 풍선에 담아 날리는 선포식도 갖는다. 같은 맥락에서 ‘미래 명함 만들기 대회’도 여는데, 학생들이 직접 자신의 CI를 제작해 명함을 만들고 자신의 꿈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학생들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높이도록 하고 있다.

학생 스스로 아름다운 인성 가꾸도록 생활지도

학생의 선택을 존중함으로써 인권이 살아 있는 학교문화를 지향하는 동백고만의 특징은 바로 ‘M-Prize’ 학교장 표창이다.

▲ 잘못된 것을 꾸짖기보다는 잘된 것을 칭찬하는 ‘M-Prize’


이에 대해 조 교장은 “보통은 지각을 하거나 용모·두발 등 교칙에 어긋난 학생들을 적발해 벌을 주지만, 우리 학교에서는 등교시간을 잘 지키고 용모가 단정해 다른 사람에게 모범이 되는 학생들을 찾아 ‘M-Prize’를 주고 있다”며 “잘못된 것을 꾸짖기보다는 잘된 것을 칭찬함으로써 학생 스스로 아름다운 인성을 가꿔 가도록 하는 생활지도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또한 일주일에 4시간씩 진행되는 체험활동이 자칫 무의미한 시간 때우기로 전락하기 쉬운데, 동백고에서는 자율활동과 진로활동, 봉사활동, 자치활동 등 33개 프로그램을 알차게 진행하고 있다. 특별히 ‘동백 기네스’는 ‘셀프카메라로 다양한 표정 짓기’ ‘외국인과 사진 많기 찍기’ 등 다양한 부분의 기록 갱신에 도전하는 독특한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다.

“기록 도전을 통해 학생들의 아주 사소하고 작은 특기와 재능이라도 살려주기 위해 시작한 프로그램”이라며 조 교장은 “최고 기록을 수립한 학생들의 사진과 기록을 게시판에 붙이는데 이것을 통해 공부를 잘하지 못하는 학생들도 자신감을 갖게 되어 학교생활에 활력소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과활동에 접목한 체험활동 효과적

동백고등학교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창의·인성 교육 프로그램은 교과활동에 접목한 창의적 체험활동으로 ‘교과체험학습’이다. 이는 다른 학교에서 전교생 또는 학년별로 일괄적으로 진행되는 수학여행이나 소풍 등을 교과와 연계해 진행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전교생이 1년에 총 8번의 교과체험학습을 하도록 되어 있는데, 교사 1명당 선착순 20명이 1조가 되어 자신의 흥미에 맞게 체험학습을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참여도가 높고, 중간고사나 기말고사가 끝나는 날 사전 모임을 통해 체험학습 장소와 내용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가므로 배워 오는 것이 많다”는 것이 조 교장이 알려주는 교과체험학습의 장점이다.

▲ 교과체험학습은 학생들의 진로선택과 적성발견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교과체험학습은 국어, 영어, 수학 등 교과별로 진행되는데, 1학년 때 자신의 적성을 찾아 여러 교과에서 체험학습을 해보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적성을 발견하기도 한다.

또 체험학습이 관람, 탐방, 대학체험, 기관체험, 인턴십 활동, 인물 개별 인터뷰 등으로 회를 거듭할수록 그 내용이 심화되기 때문에 단편적인 체험이 아니라 학생 스스로 능동적으로 체득하고 성장하는 기회가 되고 있어 3년간 모아진 보고서는 입학전형자료로 활용되기에 충분하다.

끝으로 조 교장은 “21세기 창의 인재가 갖춰야 할 덕목은 예의와 질서를 존중하고 겸손하게 남을 배려하며 능동적으로 탐구하고 창조하는 생활태도를 가진 사람”이라며 “우리 학교의 창의·인성 교육 모델을 통해 지성과 덕성을 겸비한 글로벌 창의적 인재가 많이 자라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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