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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특구’ 변신, 베이징 중관촌 리커창 총리 두차례 방문, 정부 지원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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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가 인간의 외모를 한 로봇 앞에서, “솽창(双创)이 중국의 환경 문제를 개선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느냐”라는 물음을 던지자, 질문을 받은 로봇은 망설임 없이 “당연하다”는 답변을 내놓는다.

지난 19일 중국 베이징 중관촌(中关村)을 찾은 리커창 총리가 현재 개발 단계에 있는 로봇과 대화한 내용이다. ‘솽창’은 리 총리가 2014년 9월 하계 다보스포럼에서 발표한 스타트업 장려 정책을 말한다. 올해는 리 총리의 창업 관련 행보가 유난히 두드러졌다.

지난 19일 중관촌에서 열린 ‘제1회 혁신창업시즌’ 개막식을 앞두고 중국 언론들과 창업에 뜻을 둔 이들이 모여든 모습. ⓒ 임지연 / ScienceTimes
지난 19일 중관촌에서 열린 ‘제1회 혁신창업시즌’ 개막식을 앞두고 중국 언론들과 창업에 뜻을 둔 이들이 모여든 모습. ⓒ 임지연 / ScienceTimes

리커창 총리는 지난 1월 선전(深圳) 시찰에서 차이훠촹커공간(柴火创客空间)을 방문했으며, 푸젠(福建) 시찰에서는 대학생 창업자들을 격려한 바 있다. 5월 4일 청명절에는 칭화대의 ‘촹커(창업자)’ 학생들에게 격려 서한을 전달했고, 5월 7일 중국과학원과 베이징 중관춘을 시찰했으니, 약 5개월만에 중관촌 지역을 재차 방문한 셈이다.

리 총리가 같은 지역을 공식적으로 1년에 두 차례 방문, 창업에 대한 국가적 지원을 약속한 사례는 중국에서도 매우 드문 사례로 꼽힌다.

중국을 뜨겁게 달군 창업 열기, ‘전국솽촹주(全國双创周)’

중국은 지난 19일부터 23일까지 5일간 중국 전역에서 대규모의 ‘전국솽촹주(全國双创周)’를 개최했다. 수도 베이징(北京)을 중심으로, 상해(上海), 심천(深圳), 청도(成都), 서안(西安), 무한(武汉)、선양(沈阳) 등 전국적 대규모 행사로 진행됐다.

더욱이 행사가 한창이던 20일 ‘대중창업 만중창신 활동(大衆創業萬重創新活動)’이 중국 국무원의 비준을 받아 창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베이징 중관촌 이노웨이에 조성된 창업 기업들이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 임지연 / ScienceTimes
베이징 중관촌 이노웨이에 조성된 창업 기업들이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 임지연 / ScienceTimes

중국 ‘창업’ 열기의 본거지로 손꼽히는 지역은 단연 베이징 중관춘 인근의 ‘이노웨이(Inno way)’다.

올해 초, 중국 정부는 이 일대를 ‘창업 특구 지역’으로 지정함으로써 미래 중국 경제를 이끌어갈 차세대 동력으로 ‘창업’을 선택했다.

‘전국솽좡주’ 기간에 맞춰, 중관촌 일대에서는 '제1회 혁신창업시즌' 행사가 성공리에 진행되었다. 예비 창업자들을 위한 테마강연, 주제토론, 전시체험, 정보 공유 전시회 등 다채로운 행사가 개최됐다.

행사 첫날 참석한 리커창 총리는 “중국은 과거와 다른 새로운 동력이 필요하다”며 “‘대중창업 만중창신’이란 프레임이 개혁과 발전을 이끄는 새로운 엔진이 될 것”이라고 치사를 했다. 또 “정부는 창업자에 대한 각종 지원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며, 이를 통해 창업을 꿈꾸는 예비 창업자들에게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창업시즌에서는 총 32개 예비 창업자들이 참가했으며, 이 가운데 상당수가 IT를 활용한 신기술 개발 업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체들은 이번 행사에서 공개한 신기술 제품을 대중화하기에 앞서 기술 보완의 과정을 거친 후,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앞으로 중관촌 이노웨이 일대에 진입한 창업 신생 기업과 기존의 거대 자본을 소유한 기업, 정부 등 세 분야가 손을 잡고 창업 시장을 육성한 뒤, 이후 성공한 창업 기업의 결과물에 대해서는 사회 각 분야에 성과를 공동 분배할 방침이다.

정부 지원이 절실한 스타트업 단계의 창업 기업에는 정부가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하고, 산업의 기반이 구축된 이후에는 정부의 힘을 빼고, 시장의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중관촌 일대에 어둠이 내린 모습. ⓒ 임지연 / ScienceTimes
중관촌 일대에 어둠이 내린 모습. ⓒ 임지연 / ScienceTimes

창업특구지정, 왜 중관촌인가

중관촌(中關村)이 가진 기존의 미래 과학기술에 대한 디베이스는 창업자들의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만났을 때, 보다 혁신적인 플랫폼을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것이 이 분야 전문가들의 일관된 분석이다.

이달 초 중국 정부가 내놓은 '중관촌대가발전계획(中觀村大街發展計劃)'에 따르면 지금껏 전자 상가 위주의 중관촌 거리가 향후 혁신창업거리로 탈바꿈할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 지하철 4호선 중관촌역에서 남쪽으로 5분여 거리에 있는 바이스차오교(白石桥)부터 칭화대학교 서문까지 약 7.2km에 이르는 거리가 전면 혁신 창업구역으로 변모를 꾀하고 있다. 이 지역은 △혁신핵심기능구역 △협동혁신기능구역 △전문혁신서비스기능구역 △금융혁신기능구역 △특색혁신기능구역 등 5개 구역으로 나눠진다.

중관촌 이노웨이(Inno way)에 조성된 '창업광장'의 모습.
중관촌 이노웨이(Inno way)에 조성된 '창업광장'의 모습. ⓒ 임지연 / ScienceTimes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중관촌 창업 특구에 대한 지원은 △시장 주도와 △창업·혁신 관련 자원 및 정보의 개방·공유 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당시 국무원이 내놓은 창업혁신정책의 기본 원칙은 2020년을 목표로 대중들이 언제든지 활용 가능한 창업 공간 조성 등 새로운 비전을 가진 창업서비스 플랫폼 구축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대중을 위한 창업 공간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예정이며, 이를 통해 △창업시장 진입장벽 완화 △과학·기술인, 대학생의 창업 장려를 통한 실업률 감소 △정부 차원의 재정지원 강화 △성공한 창업가들이 모금한 창업자금 조달시스템 완비 △혁신형 창업 환경 및 문화 조성 등 창업과 관련한 사회적인 ‘선순환’ 시스템 마련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한편, 보다 광범위한 인재 양성과 창업에 대한 해외 인재 유입을 위해서 전문기술인력 창업 장려, 스톡옵션, 해외 창업인력 유치, 대학생 창업 장려, 창업교육 강화 등 다양한 형태의 지원 정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이번 중국 정부의 중관촌에 대한 창업특구 지정과 각종 창업 지원 혜택의 약속은 과거 정부의 편향적인 정책 지원에서 나아가, 시장 기능의 확대가 강조되었다는 점이 차이점이다.

이는 이번 정책이 창업을 국가적 사업으로 키우겠다는 방침이 일회성에 지나는 것이 아니라, 장기·지속적 기반 위에서 추진될 것임을 시사한다.

베이징(중국) = 임지연 통신원
저작권자 2015-10-2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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