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의 군사전용 통신위성인 '아나시스(Anasis) 2호'가 성공적으로 우주를 향해 첫발을 내디뎠다.미국 민간 우주탐사기업 스페이스X는 20일(현지시간) 오후 5시30분(동부시간 기준·한국시간 기준 21일 오전 6시30분) 미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아나시스 2호를 팰컨9 로켓에 실어 쏘아 올렸다.
이후 발사체에서 분리된 뒤 지상 관제센터와 첫 교신에 성공하면서 '1차 관문'을 통과하게 됐다.
특히 이날 발사 성공은 군이 2014년 사업에 처음 착수한 지 6년여 만에 일군 성과로, 세계 10번째로 군사전용 통신위성을 보유한 국가가 됐다는 데 의의가 있다.아나시스 2호는 앞으로 최종 목표 지점이자 지구에서 3만5천786km 떨어진 정지궤도(지구동기궤도)로 향하게 된다.
◇ '주차 궤도' 도착 후 발사체서 분리…타원 그리며 차츰 정지궤도로방위사업청 등에 따르면 아나시스 2호는 이날 발사 32분 만에 지구로부터 약 630km 떨어진 지점에서 발사체인 팰컨9 로켓에서 분리됐다.
고도 630km는 우주 비행체가 '최종 임무 궤도'로 옮겨 가기 전 잠시 머무는 지점으로, '주차 궤도'로 불린다.
이곳에서 아나시스 2호는 날개처럼 생긴 태양전지판을 일부 펼쳐 위성체의 연료가 되는 태양에너지를 확보하기 시작한다.
아나시스 2호의 최종 목표 지점은 지구에서 3만5천786km 떨어진 정지궤도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거리의 90배에 달한다.
이런 이유로 저궤도 위성은 발사 후 곧바로 궤도에 진입하지만 아나시스 2호의 경우 정지궤도에 안착하는 데는 짧게는 8일에서 최대 13일가량 소요된다.
정지궤도 위성의 경우 한 번에 높은 고도에 진입하려면 막대한 에너지가 소모되므로 지구 주변의 타원형 궤도를 따라 서서히 고도를 높여가는 일종의 '우회로'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정지궤도 위성체에는 최종 목표 지점에 도달하기까지 중간 비행 단계라고 할 수 있는 천이 궤도(transfer orbit)에서 자체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엔진인 '원지점 추력기'가 장착돼 있다.
주차 궤도를 시작으로 타원형의 천이 궤도를 한 번 돌 때마다 추력기 점화 에너지를 활용, 위성체 고도를 차츰 높여가는 방식이다.
이렇게 4∼5차례 돌면, 아나시스 2호는 비로소 정지궤도에 진입하는 데 성공한다.
위성이 정지궤도에 오르면 공전주기가 지구의 자전주기와 동일해 지구에서 봤을 때 항상 정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24시간 365일 한반도 위에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인공위성이 지구의 중력에 의해 추락하지 않으려면 끊임없이 궤도를 돌아야 하는데, 정지궤도 위성은 고도가 높아 그만큼 중력도 약하고 따라서 자세 유지가 수월하다.
◇ 안착 후 본격 성능검사…실제 군 임무 투입은 내년 초 관측
아나시스 2호가 정지궤도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게 되면, 우선 제작사인 에어버스 및 국내 관련 기관들의 참여 속에 위성체 성능 검사를 한 달 가량 실시할 예정이다.
기본적으로 통신위성인 만큼 지상과 통신, 교신이 원활한지를 비롯해 지상에서의 교신 명령 정상 이행 여부 등이 점검될 것으로 관측된다.
또 우주 공간에서는 달이나 태양 등에 의한 인력의 영향으로 위성이 제 자리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위치제어 등 위성이 제대로 기능하기 위한 '플랫폼' 역할을 하는 시스템 점검 등도 이 기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군 당국은 이런 성능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10월까지 최종 기능점검을 거쳐 아나시스 2호를 최종 인수한다.
다만 실제 군 임무 수행을 개시하는 건 내년 초로 예상된다.
국방부 직할부대 국군지휘통신사령부는 국방과학연구소가 새로 개발 중인 차량용, 함정용 등 신형 군용 단말기와 아나시스 2호 간 통신 및 보안 성능 시험을 연말까지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험운용 기간'인 셈이다.
모든 성능 시험 및 점검이 차질없이 진행될 경우 아나시스 2호용 지상 단말기 본격 생산에 돌입, 내년 초부터 실제 임무에 투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 연합뉴스
- 저작권자 2020-07-2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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