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에너지 왕좌 넘보는 ‘암모니아’

항공유 대체하는 연료로 주목… 선박과 자동차에서도 엔진 개발

수소와 함께 떠오르는 차세대 에너지원의 자리는 아마도 암모니아가 차지할지도 모른다. 최근 들어 암모니아를 활용한 항공기 엔진 및 자동차 엔진, 그리고 선박 엔진 등이 국내·외에서 개발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기 때문이다.

암모니아를 연료로 하는 엔진개발의 모델인 SABRE는 원래 극초음속 비행을 위해 개발됐다 ⓒ Reaction Engines

암모니아는 에너지원으로서의 장점이 많은 가스다. 미래의 에너지원이 제일 먼저 갖춰야 할 자격요건은 지구온난화를 앞당기는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아야만 한다. 암모니아는 수소처럼 연소 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기 때문에 미래 에너지원으로서의 자격요건을 갖췄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수소에 비해 제조와 저장, 그리고 수송에 필요한 과정이 단순하고 소요 비용도 저렴해서 경제성이 우수하다. 이뿐만이 아니다. 가솔린에 비해 폭발 가능성이 낮아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항공유 대신 암모니아 연료 사용하는 엔진 개발 중

암모니아에 대한 이미지는 상당히 부정적이다. 악취하면 떠오르는 가스가 바로 암모니아이기 때문이다. 그런 가스가 미래의 에너지원으로 개발되고 있다면 상당히 생소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겠지만, 사실 암모니아가 수송기기의 에너지원으로 검토되기 시작한 것은 상당히 오래되었다.

처음 암모니아를 이용하여 엔진을 개발하고자 했던 과학자는 디젤엔진을 발명한 독일의 ‘루돌프 디젤(Rudolf Diesel)’이다. 디젤은 19세기 후반에 암모니아를 연료로 하는 엔진을 7년 동안 연구하다가 안전 및 비용 문제로 포기하고 말았다. 그 대신에 디젤은 공기를 압축시켜 얻은 높은 열로 연료를 점화시키는 디젤엔진을 개발하여 상용화에 성공했다.

이렇게 디젤이 포기했던 암모니아 엔진은 그로부터 50여 년이 지난 1930년대에 와서 다시 검토되기 시작했다. 역시 상용화에는 실패했지만, 노르웨이와 벨기에에서 각각 암모니아 트럭과 버스를 개발한 사례가 있다.

암모니아 엔진의 원리 및 개요 ⓒ uiowa.edu

그 후에는 암모니아를 자동차 엔진이 아닌 항공기 엔진에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일기 시작했다. 1960년대 미국에서 개발된 초고속 항공기인 X-15의 로켓엔진에 암모니아를 에너지원으로 하려는 연구가 추진된 것. 하지만 이 시도 역시 테스트 과정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로 중단되면서 암모니아 엔진은 사람들의 기억에서 한동안 잊혔다.

이처럼 사람들의 뇌리에서 사라졌던 암모니아 엔진을 다시 현실로 불러들인 과학자들은 영국의 과학기술시설위원회(STFC) 소속 연구진이다.

친환경에너지 전문 매체인 Fuelcellworks의 8월 28일 자 보도에 따르면 이들 STFC의 연구진은 극초음속 여객기의 엔진으로 개발되고 있는 세이버(SABRE) 엔진을 활용하여 항공유 대신 암모니아를 연료로 사용하는 제트엔진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박과 자동차에서도 암모니아 엔진 개발 중

SABRE 엔진은 항공우주업계가 오랫동안 염원해 온 기술인 극초음속 비행을 위해 개발되고 있는 첨단 엔진이다. SABRE는 현재 차세대 항공기 엔진을 개발하고 있는 영국의 Reaction Engines이 제작 중에 있는 엔진이다.

항공우주업계가 염원했던 이유는 군사적으로나 교통수단으로서 기존 엔진들보다 훨씬 향상된 결과를 얻을 수 있어서다. 군사적으로는 초고속 미사일이나 대륙간 탄도탄 등에 이용할 수 있고, 수송 목적으로는 세계 대도시를 불과 몇 시간 만에 방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STFC 연구진이 SABRE 엔진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은 속도가 아니라 암모니아의 친환경적 요소와 추진력이다. 암모니아는 연소 후 질소와 물만 남는 무공해 연료다. 또한 수소와 혼합한 가스를 연소시키면 강력한 추진력을 얻을 수 있다.

물론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암모니아는 사용하는 데 있어서 냉각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므로 기존의 항공유보다 다루기가 훨씬 까다롭다. 에너지 저장 밀도가 낮고, 연소가 쉽지 않다는 점은 단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단점 때문에 암모니아를 연료로 하는 항공기 엔진 제작은 현재로서는 기초연구 단계에 불과하다. 특히 암모니아는 심한 악취로 유명한 가스다. 디젤이 암모니아 엔진을 연구하다가 포기한 이유 중 하나도 바로 악취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제는 배기가스를 촉매로 반응시켜 악취를 없애주는 기술이 개발된 만큼, 상용화 가능성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

암모니아를 연료로 하는 선박도 국내에서 개발되고 있다 ⓒ maritime-executive.com

한편 암모니아를 연료로 하는 수송기기는 항공기 뿐만이 아니다. 선박과 자동차에서도 암모니아 엔진을 개발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선박의 경우는 이미 민간기업에서까지 암모니아 엔진을 개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미포조선은 최근 영국의 로이드선급(LR)으로부터 암모니아를 연료로 하는 선박에 대한 개발 의뢰를 받았는데, 향후 5년 내에 암모니아 추진선을 상용화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중공업도 한국조선해양이 최근 개발에 착수한 암모니아 추진선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1월부터 세계적인 선박 제조회사들의 의뢰를 받아 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암모니아 엔진이 장착된 선박을 개발하고 있다.

자동차와 관련된 대표적 사례로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LPG와 가솔린의 겸용엔진을 개조하여 만든 암모니아 엔진이다. 정확하게는 암모니아 70%와 가솔린 30%를 혼합한 연료로서 연구진은 이 엔진이 탑재된 자동차를 타고 시속 60∼80㎞로 주행하는 시험주행까지 마쳤다.

이 연구를 주도했던 김종남 박사의 설명에 따르면 자동차 연료의 70%를 암모니아로 대체하면 이산화탄소 배출도 70%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기존의 LPG 충전소 인프라를 약간만 개조하면 암모니아 충전소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암모니아 엔진의 상용화 가능성을 높이는 장점으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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