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칼럼

차세대 발광 디스플레이 연구 박차

[과학자의 연구실] [인터뷰] 최원국 KIST 미래융합기술연구본부장실 박사

반도체 산업과 함께 국내 주요 산업으로 거론되는 디스플레이. 최근 영상을 활용한 디바이스 출현이 증가하면서 디스플레이의 중요성은 더없이 강조되고 있다. 특히 디스플레이의 성능을 높이고자 하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인데, 앞으로 차세대 발광 디스플레이 연구에 박차가 가해질 것으로 보인다.

최원국 KIST 미래융합기술연구본부장실 박사 ⓒ KIST

최원국 KIST 미래융합기술연구본부장실 박사 ⓒ KIST

소자의 발광 효율 극대화 시키는 특성 확보

국내 연구진이 소자 안정성과 발광 효율을 모두 극대화 할 수 있는 극치환 된 구조의 양자점 LED를 개발했다. 황도경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이하 KIST) 광전소재단 박사와 최원군 미래융합기술연구본부장실 박사팀이 연구를 진행, 고분자 물질(PEIE)과 산화아연(ZnO) 나노입자 이중층을 전자 주입층‧수송층으로 사용함으로써 고휘도‧저소비전력의 디스플레이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이를 통해 효율성이 높은 조명 개발 시기가 더욱 앞당겨진 셈이라고 볼 수 있다.

“디스플레이가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저소비 전력화, 경량화, 고화질화, 유연성 등의 요건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차세대 디스플레이 및 면발광 조명 소재로 양자점 발광 소자가 연구되고 있습니다. 저희 연구팀은 소재의 양 극을 치환한 구조로 제작한 LED 디스플레이를 개발했어요. 이는 소자 구동이 안정적일 뿐 아니라 발광 효율이 3배 이상 개선되는 효과를 보였습니다.”

최원국 박사팀이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대를 앞당길 기술을 개발해 주목을 받고 있다. 고분자 물질과 산화아연을 이용해 극치환 된 구조의 양자점 LED를 개발, 소자의 발광 효율을 극대화 시키는 특성을 확보한 것이다.

“고분자 물질인 PEIE(표면 개질체)은 값이 쌀 뿐 아니라 친환경적이라는 장점이 있어요. 금속과 전도성 유기물 등과 만나면 각 물질이 지니고 있는 일함수를 낮춰주는 표면 개질체로서의 기능을 할 수 있습니다. 산화주석인듐(ITO)은 일함수가 높기 때문에 주로 양극으로 사용됐어요. 하지만 PEIE(표면 개질체)를 코팅함으로써 일함수를 낮춰주어 음극으로 극을 치환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극이 치환된 구조는 소자의 안정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거죠.”

하지만 고분자물질(PEIE)만으로 주입층과 수송층을 만드는 경우 고분자물질이 주입층의 역할만을 수행하므로 전자를 효과적으로 수송시켜주는 ‘전자 수송층’ 역할을 하지 못한다. 최원국 박사팀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PEIE 고분자 표면 개질체와 효과적인 전자수송층의 역할을 수행하는 산화아연(ZnO) 나노 입자를 이중층으로 형성, 나노 이중층을 전자 주입층‧수송층으로 사용해 극치환 구조의 양자점 LED 제작에 성공했다.

“디스플레이는 영상 전달 매체인 만큼 발광의 중요성이 매우 강조됩니다. 양자점 발광 소자(LED)의 경우 기존 유기 디스플레이와 비교해 색순도가 높기 때문에 색 구현력 및 재현성이 훨씬 우수해요. 또한 장시간 구동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기에 차세대 디스플레이 및 발광 조명으로도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발광 효율을 높이고 소자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산화인듐주석을 양극으로, 일함수가 낮은 금속을 음극으로 사용하는 일반 구조가 아닌 이와 반대의 극치환 구조가 유리합니다. 즉 외부의 양극-음극에서 주입되는 정공과 전자가 양자점 발광층에서만 재결합 할 수 있도록 전하 주입층과 수송층의 이중층 설계가 중요한 거죠.”

이를 위해 연구팀은 고분자 물질(PEIE)과 산화아연(ZnO) 나노입자 이중층을 전자 주입층과 수송층에 적용했다. 이를 통해 소자의 안정성과 발광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극치환 된 구조의 양자점 LED를 개발한 것이다. 최원국 박사는 “고분자물질과 산화아연의 이중층(double layer)을 사용한 경우는 이번 연구가 처음”이라고 언급했다.

전분자 물질(PEIE)와 산화아연(ZnO)를 이용해 제작된 극치환 구조의 양자점 발광 다이오드 ⓒ KIST

전분자 물질(PEIE)와 산화아연(ZnO)를 이용해 제작된 극치환 구조의 양자점 발광 다이오드 ⓒ KIST

더 나은 양자점 LED 제작을 위해

최원국 박사의 설명대로 기존에는 산화아연, 이산화티탄 등의 나노 산화물 입자를 각각 사용해 전자의 수송층으로 이용한 연구가 독립적으로 이뤄진 바 있다. 하지만 고분자 물질과 산화아연의 이중층을 사용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최원국 박사가 고분자 물질에 산화아연 물질을 적용한 것은 그야말로 신의 한 수 였다. 이는 더 나은 양자점 LED 개발을 고민하던 그의 꾸준함이 있었기에 얻을 수 있는 발상이었다.

“기존 저희 랩에서 다양한 연구를 진행했지만 한 가지 한계가 있었어요. ITO의 일함수를 낮춰 극치환 구조의 양자점 LED 제작에는 성공했지만 전자 이동을 빠르게 도와주며 정공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해주는 물질이 없었던 거죠. 때문에 어떤 물질을 사용하면 될까 고민했습니다. 그러던 중 산화아연이 전자의 이동도를 증가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토대로 이 실험을 진행하게 됐어요.”

그의 말대로 이번 연구는 더 나은 효율로 향상시킬 수 있는 양자점 LED 제작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끊임없이 고민하던 그의 노력이 가져온 산물이다.

“그 고민을 갖고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직접 빛을 내는 양자점 자체의 제작 기술 외에 양자점에 빛을 내는데 필요한 더 많은 전자-정공 쌍의 생성을 위해 고민했어요. ITO 전극으로부터 전자가 효율적으로 양자점에 공급될 수 있는 전자 수송층의 도입을 고려하게 된 것이죠.”

실제로 최원국 박사팀의 연구실은 산화아연에 그래핀을 감싸 발광체로 역할 하는 물질을 제작하는 고유 기술을 개발한 바 있다. 2012년에는 세계최초로 ‘산화아연-그래핀 혼합 양자점 백색광 LED’를 학계에 발표했으며 이를 계기로 친환경적이고 가격 경쟁력이 있는 양자점 LED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태다. 이번 연구 역시 그러한 일환으로, 여기서 더 나아가 나노 카본 계열의 독성이 없는 양자점 개발에 관심을 갖고 연구를 진행하는 중이다.

“연구 과정은 물론 힘들어요. 하지만 분명 희열도 있죠. 연구를 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공감할 거예요. 스스로 연구 결과를 생각하고 그 결과를 도출해 낼 때 가장 뿌듯하거든요. 때문에 힘든 난관에 봉착하더라도 헤쳐 나갈 수 있는 것입니다. 이번 연구도 저희에게는 매우 소중한 결과입니다. 이미 많은 선행 연구자들이 양자점 LED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저희 연구소 또한 동참하고 있고요. 앞으로 후발 연구자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는 성과가 되지 않을까, 기대하는 부분도 있어요.(웃음)”

최원국 박사는 이번 연구가 앞으로 더욱 발전하기 위해 진행해야 할 후속 연구도 분명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양자점 LED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열쇠가 양자점 물질을 개발하는 것에 있는 만큼 독성이 강한 양자점(카드늄) 물질을 대체 할 새로운 친환경 물질이 발견돼야 한다는 것이었다.

“현재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분야가 국내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실로 어마어마합니다. OLED, LCD를 대체할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예상되고 있는 양자점 디스플레이 산업분야에서도 국내 기업들이 퍼스트 무버로 위상을 유지할 수 있도록, 이에 필요한 핵심기술과 원천특허를 지속적으로 개발하는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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