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나침반 최근 아이가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지는 않을지 걱정하는 학부모들이 늘고 있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판정을 받는 사례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는 약 60만명의 ADHD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치료를 받는 환자의 비율은 10% 미만인 5만명 수준으로 알려진다. ADHD가 염려되더라도 선뜻 병원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ADHD에 대한 정보가 넘쳐나지만 부모의 적절치 못한 판단으로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아 질환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요구된다.
ADHD 소아들은 부모, 학교 교사, 심지어는 친구들에게까지 많은 어려움을 일으킨다. 이 아동들은 행동 조절에 문제가 있고 학교 적응이 어려울 수 있다. ADHD는 일종의 행동상의 문제를 특징으로 하는 질환이다. 이 아동들은 과잉 행동을 보이고 충동적이며, 수분 이상 주위를 집중하지 못한다.
이 장애는 취학 전 아동과 학령기 아동의 약 3~5%에서 발생하고, 남아가 여아에 비해 3배 정도 더 흔히 나타난다. 이 아동들은 자신 뿐 아니라 가족 전체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때로는 자신의 행동이 문제가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어떤 노력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 증후…"7세 이전부터 시작"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는 다른 소아질환에서 나타나는 증상과 유사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세밀한 관찰이 필요하다. 통상적으로 ADHD 증상들은 대개 소아가 7세가 되기 전부터 시작된다. ADHD 아동은 주의를 집중하는데 어려움이 있고, 대부분 매우 부산하게 움직인다.
일부 아동의 경우 과잉행동이 없으면서 오로지 산만할 수도 있다. 물론 모든 아이들이 종종 산만하거나 부산할 수 있겠지만, ADHD 아동들은 거의 유사한 패턴을 보인다.
아래에 수록된 목록들은 자녀가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가 있는지를 선별하는데 도움을 주는 사례들이다. 만약, 어린이가 여러 항목의 증상을 6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나타냈다면 ADHD 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
▲3~5세의 소아 ○ 쉴새없이 움직인다 ○ 식사동안 가만히 앉아 있기가 힘들다 ○ 잠깐 동안만 장난감을 가지고 놀 뿐, 한 동작에서 다른 동작으로 즉각 넘어간다 ○ 단순한 지시도 따르기가 힘들다 ○ 보통 아이들보다 시끄럽게 논다 ○ 끊임없이 말하고 다른 사람이 말하는 동안 자주 끼어든다 ○ 다른 아이들과 함께 놀이를 공유하고, 순서를 기다리고, 교대로 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종종 자신의 감정대로 물건들을 치워버린다 ○ 무례한 행동을 할 때가 많다 ○ 친구 사귀는 것이 힘들다 ○ 교사로부터 "다루기가 힘들다"거나 "행동 문제가 있다"는 말을 듣는다.
▲6~12세 소아 ○ 종종 사고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위험한 행동을 한다 ○ 앉은 자리에서 안절부절하고 계속 꼼지락거리고 때로는 교실 안에서 돌아다니기도 한다 ○ 쉽게 어수선해지고 숙제나 일을 끝내지 못한다 ○ 지도감독 하에서도 문제를 일으킨다 ○ 매우 거칠게 논다 ○ 질문에 대해 부적절한 시점에서 대답하고 불쑥불쑥 말한다 ○ 줄을 서서 기다리거나 게임 또는 집단에서 다른 아이들과 교대로 행동하는 것이 어렵다 ○ 물건을 종종 잃어버린다:학교와 집에서 경솔하게 행동해 자주 실수를 저지른다 ○ 학교성적의 기복이 심하다 ○ 대인관계에서 미숙하게 행동해서 친구가 별로 없고 나쁜 평판을 듣는다 ○ 교사로부터 "학습에 의욕이 없고", "게으르고","몽상가" 또는 "행동 문제가 있다"라는 말을 듣는다.
ADHD 원인 vs 진단 vs 조절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의 원인은 아직까지 확실치 않다. 현재까지의 연구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원인들이 제기되고 있다. 예를 들면 뇌에서 작용하는 신경전달물질에 문제가 있다. △부모가 어렸을 때 ADHD가 있었을 경우, 이 부모에게서 태어난 자녀가 이러한 문제를 보일 수 있다 △(알려지지 않은) 독성 물질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소아기 질환 후에 발생할 수 있다 △다른 발달상의 문제와 연관될 수 있다 △뇌 손상에 의해서 생길 수 있다 등이다.
12세 이하의 아동 중 ADHD를 겪는 소아는 20명 중 1명꼴로 알려진다. 통상적으로 증상은 어린 나이에 시작되지만, 흔히 학교에 입학한 후에야 진단받게 된다. 이러한 아동들이 학교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ADHD에 대한 진단은 우선 신체적인 질환이나 외상 또는 약물에 대한 평가를 받아야 한다.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는 아동의 집과 학교에서의 행동 그리고 친구들과의 관계에 대한 자세한 병력을 청취하고, 가족의 구성이나 부모의 교육에 대해서도 알아야 한다.
또한, 유사한 증상을 일으킬 수 있는 다른 소아 질환들과 감별하기 위해 여러 검사를 실시할 수도 있다. 간혹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로 최종 진단이 내려지기까지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이들 아동의 문제의 원인이나 치료법이 결정될 때까지 많은 사랑과 인내가 요구된다.
ADHD를 치료하지 않으면, 소아는 가족들에게 계속해서 큰 부담을 줄 수 있다. 우선 자녀가 매시간을 계획 하에 지내게 한다. 아이가 일어나고, 밥 먹고, 씻고, 학교에 가고, 잠자리에 드는 시간을 매일매일 일정하게 지키도록 도와준다. 그리고 가급적이면 백화점과 같이 지나치게 자극이 많은 곳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은 삼가해야한다.
ADHD 아동들은 잘못된 일을 함으로써 부모의 관심을 받고자 할 때가 있다. 이런 경우 부모는 심하게 꾸짖거나 자녀와의 싸움에 휘말리지 말고 긍정적인 행동을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녀의 잘한 행동에 대해서는 칭찬해주고, 안아주고, 간혹 선물을 사주는 등의 보상을 해주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러한 긍정적 강화를 통한 부모, 가족, 친구로부터의 따뜻한 지지는 귀하의 자녀가 자신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갖도록 하는데 도움을 준다.
부모들은 간혹 자녀에게 신체적 체벌을 가하기도 하는데, 이보다 더 효과적인 방법을 연습해 보아야 한다. 예를 들어서 아이가 지나치게 부산스러울 경우, 단지 아이로부터 멀리 가버림으로써 그 행동을 무시할 수 있다.
또한, 아동이 지나치게 흥분했을 경우, 다른 행동을 유도한다. 아이가 때리거나 무는 행동을 보이는 경우에는 그 상황에서 벗어나야 한다. 아이가 안정을 되찾을 때까지 시간을 정해 두고 아이를 혼자 있도록 하는 방법도 신체적 체벌보다 효과적이다. 아이가 조용해진 후에 그 행동에 대해 함께 상의하고 그 행동의 결과를 이해시키도록 한다.
ADHD, ADD 등 치료…"우울증 등 동반질환 보유할 수도"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가 그 아동이 똑똑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ADHD 아동들이 소란스럽고 태만할 수는 있지만, 그것은 이 질병의 결과이지 아동의 배우는 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노력에 따라 아동의 성적이 점점 좋아질 수 있다고 말한다.
ADHD 환아는 자신의 감정이나 상황에 대해 표현이 서투른 경우나 과잉행동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을 일찍 발견하지 못하고 버릇없는 아이로 치부하고 다그치게 되면, 치료가 더 힘들어질 뿐 아니라 불안장애나 우울증 등의 후천적 동반질환을 가지게 할 수도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ADHD 아동을 도울 수 있는 방법에는 비약물 치료로는 부모 훈련, 놀이치료 또는 정신치료, 인지행동치료, 사회성 훈련, 특수교육 등이다. 약물치료의 경우에는 중추신경 자극제는 ADHD의 치료에 매우 유용하다.
이 약제는 과잉행동을 줄여주고, 집중력을 향상시키며 아동이 자신의 행동을 조절하는데 도움을 준다. 학령기 아이들에게 흔히 쓰이는 중추신경 자극제에는 리탈린(Ritalin: methylphenidate hydrochloride), 덱스트로암페타민, 페몰린이 있고, 그밖에도 항우울제와 클로니딘이 쓰이고 있다.
그러나 약물치료가 이런 아동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수는 없다. ADHD 아동은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또래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고 부정적인 평가를 받기 쉽기 때문에 이차적인 정서적 합병증을 수반하기 쉽다. 비약물 치료들이 병행되어야만 아동의 치료에서 장기적인 성과를 이루고 이를 유지할 수 있다.
이밖에 과잉행동이 없는 주의력 결핍장애(Attention deficit disorder, ADD)는 과활동적이거나 충동적인 양상이 수반되지 않으면서 집중력과 주의력상의 문제를 갖는 경우를 말한다.
이들 아동들은 눈에 띄는 행동상의 문제가 없기 때문에 게으르고 동기가 없고 무능력한 아이로 오인받기가 쉽다. 때로는 매우 불안하고 수줍음을 많이 타고 행동이 느린 아이로 여겨지기도 한다. 이들 아동들도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에 대한 치료와 같은 방식으로 치료해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 우정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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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0-04-1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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