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소로 호흡하는 새 공생관계 발견

진핵생물과 박테리아의 내생공생

보통 생물은 산소를 먹고 호흡하면서 에너지를 생성한다. 그런데 산소 대신 질소 화합물을 먹으면서 에너지를 생성하는 아주 특이한 공생관계가 발견되면서 생물학자들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유럽 연구팀이 섬모충 안에 기생하면서 섬모충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독특한 혐기성 박테리아를 발견했다고 네이처(Nature) 저널(3월 3일)에 발표했다. 이러한 유형의 공생은 이전에는 과학계에 알려지지 않았다.

섬모충 안에 살면서 서로를 돕는 ‘내생공생생물’인 섬모충과 혐기성 박테리아의 공생관계는 매우 특이하다. 혐기성 박테리아가 에너지를 생성해서 자기 자신도 살고, 숙주인 섬모충에도 에너지를 공급한다. 그런데 이 혐기성 박테리아는 산소 대신 질소 화합물을 먹으며 에너지를 생성한다는 점이 과학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는 지구를 포함해서 산소가 없는 척박한 환경에서도 에너지를 생산하는 방법을 이해하게 해 준다고 과학자들은 밝혔다.

물고기 모양의 노란색으로 물들인 내생공생박테리아를 확대한 사진 ⓒMax Planck Institute for Marine Microbiology, S. Ahmerkamp

독일 브레멘(Bremen) 대학 연구원들은 쾰른의 막스 플랑크 게놈 센터 및 스위스의 수생 연구소(Eawag)와 함께 ‘단세포 진핵생물’인 섬모충 안에 살면서 질소 화합물로 에너지를 공급하는 독특한 박테리아를 발견했다. 시니어 저자인 자나 밀루카(Jana Milucka)는 “호흡과 에너지 전달에 바탕을 둔 공생은 지금까지도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단세포 진핵생물과 내생공생 관계 유지

일반적으로, 진핵생물 사이에서 공생은 다소 흔하다. 진핵생물 숙주는 종종 박테리아와 같은 다른 유기체와 공존한다. 일부 박테리아는 숙주 세포나 조직 안에 살고 방어나 영양 제공 같은 서비스를 수행한다. 그 대가로, 숙주는 공생자에게 적절한 거처와 거주 환경을 제공한다. 내생공생은 심지어 박테리아가 숙주 밖에서 스스로 생존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할 정도까지 갈 수 있다.

스위스 추크(Zug) 호수에서 브레멘 과학자들이 발견한 공생도 그랬다. “우리의 발견은 단세포 진핵생물이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을 보완하거나 심지어 대체하기 위해 에너지를 제공하는 내생공생생물을 수용하는 가능성을 열어준다”라고 이 연구의 제1 저자인 존 그라프(Jon Graf)가 설명했다.

결국 단세포 진핵생물인 섬모충은 질소 화합물을 호흡할 수 있는 내생공생생물과 팀을 이루어 산소 없이도 생존할 수 있었다. 이 내생공생생물의 이름인 ‘Candidatus Azoamicus ciliaticola’는 ‘섬모충에 사는 질소 친구’라는 뜻이다.

지금까지 미토콘드리아는 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해 산소를 필요로 하므로, 산소가 없는 환경의 진핵생물은 발효를 통해 살아남는다고 가정해 왔다. 발효 과정은 잘 기록되어 있으며 많은 무산소 섬모충에서 관찰되고 있다. 그러나 미생물은 발효로부터 많은 에너지를 끌어낼 수 없으며, 일반적으로 유산소만큼 빨리 자라고 분열하지 않는다.

 

연구팀이 발견한 섬모충은 이에 대한 해결책을 찾았다. 섬모충은 질산염을 호흡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박테리아를 집어삼켜 세포에 통합시켰다. 연구팀은 “최소 2억에서 3억 년 전에 동화가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한다.

미토콘드리아 진화도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모든 미토콘드리아는 공통의 기원을 가지고 있다. 10억 년 전 고세균이 박테리아를 집어삼켰을 때, 이 둘은 매우 중요한 공생을 시작했다고 추정된다. 이 사건은 진핵 세포의 기원을 나타낸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 박테리아는 점점 더 세포에 통합되어, 박테리아 게놈은 점차 줄어들었다.

더이상 필요하지 않은 속성이 손실되고 숙주에 이익이 되는 속성만 유지된다. 미토콘드리아는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진화해서, 미토콘드리아는 진핵생물에서 소위 세포소기관(organelle)으로 존재한다. 인간의 몸에서도 미토콘드리아 세포소기관은 거의 모든 세포에 존재하면서 인간에게 에너지를 공급한다.

이 공생관계가 오랫동안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은 사실 놀라운 일이다. 미토콘드리아는 산소와 매우 잘 작용한다. 그렇다면 왜 질소 화합물에는 동등한 물질이 없어야 하는가? 한 가지 가능한 답은 아무도 이 가능성을 인식하지 못했고 그래서 아무도 그것을 찾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공생 미생물은 실험실에서 배양할 수 없기 때문에 내생공생을 연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최근 메타 게놈 분석의 발전으로 숙주와 공생자 간의 복잡한 상호 작용에 대한 더 나은 통찰력을 얻을 수 있었다.

스위스 추크 호수의 겨울 풍경 ⓒ 위키피디아

원래 브레멘 과학자들은 다른 것을 찾고 있었다. 막스 플랑크 해양미생물연구소(Max-Planck-Institute for Marine Microbiology)의 온실가스 연구 그룹은 메탄 대사에 관여하는 미생물을 조사한다. 이를 위해 추크 호수의 수심층을 연구해왔다. 호수는 계층화가 잘 된 호수였기 때문에 수직적 물 교환이 잘 이뤄지지 않는다. 추크 호수의 깊은 수층은 따라서 표면 물과 접촉하지 않고 대부분 고립되어 있다. 이 때문에 깊은 호숫물이 산소를 포함하지 않지만, 메탄 같은 질소 화합물이 풍부한 이유이다.

다른 화합물로도 호흡할 수 있을까?

질소 화합물 변환에 필요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으면서 메탄을 씹어먹는 박테리아를 찾는 동안, 연구팀은 질소 화합물 호흡에 필요한 완전한 대사 경로를 암호화하는 놀랍도록 작은 유전자 배열을 발견했다.

놀란 연구팀은 DNA 데이터베이스의 유사한 유전자 배열을 비교하기 시작했지만, 유사한 DNA는 진딧물과 다른 곤충에 사는 공생자의 DNA였다. 제1저자인 그라프는 “이건 말이 안 돼. 곤충이 어떻게 이 깊은 물 속으로 들어갈까? 그리고 왜?”라고 질문을 던졌다.

결국, 아직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내생공생관계가 존재한다는 생각에 미쳤다. 연구팀은 추크 호수에서 추가 조사를 벌여 이 독특한 내생공생생물을 포함하는 유기체를 특별히 찾기 위해 샘플을 수집했다. 1년 전 최종 탐사는 겨울 추위에 폭풍우, 짙은 안개와 코로나 바이러스 발발에 이은 봉쇄 가능성으로 시간 압박도 받았다.

이번 발견은 많은 흥미롭고 새로운 질문들을 불러 일으킨다. 이러한 공생은 얼마나 오래됐으며, 만약 질소 화합물 호흡에 의한 공생관계가 존재한다면, 다른 화합물 호흡에 의한 공생관계도 존재하는가? 2억에서 3억 년 동안 존재해 온 이 내생공생생물은 어떻게 1만 년 전에 빙하 이후에 형성된 알프스 호수에 이르게 되었을까?

연구팀은 이번 발견을 계기로 추적에 나서 전 세계에서 내생공생생물 유전자 배열을 발견했다. 내생공생 유전자 배열은 프랑스, 대만, 또는 추크 호수 보다 훨씬 오래된 동아프리카 호수에서도 볼 수 있다. 공생의 기원이 호수인지 바다인지도 연구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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