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존중 수업으로 창의력 쑥쑥

창의·인성모델학교 취재기

우리나라 초등학생들이 영국이나 프랑스, 일본 학생들보다 수업에 대한 흥미도가 떨어진다는 조사 결과가 나올 만큼 학생들이 학교 수업에 흥미를 잃고 있는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

그 까닭이 무엇일까. 학생들의 흥미를 끌어 올리려면 발달 과정상 그 나이에 맞는 수업구성이 필요하다. 즉 이 시기의 학생들에게는 학습과 재미가 균형을 이뤄야 하는데, 우리나라 초등학교 수업은 지나치게 학습에 치우쳐 있다는 게 문제다.

▲ 남대구초등학교는 학생의 관심사를 반영한 프로젝트 수업으로 창의인성을 교육하고 있다. ⓒScienceTimes


그런데 학생들의 관심사를 반영한 프로젝트 수업을 도입해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한 창의․인성모델학교가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학습과 재미’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남대구초등학교(최명자 교장)를 찾았다.

학생의 관심사를 반영한 프로젝트 수업

남대구초등학교 창의·인성교육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삶과 배움이 하나가 되도록 교육과정을 재구성했다는 것. 최명자 교장은 그 내용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공부를 왜 해야 하냐고 묻는 학생들에게 많은 부모, 학생들이 ‘지금 당장은 재미없고 힘들어도 학교 공부가 대학진학이나 미래의 성공적 삶에 유익이 되니까 해야 한다’고 얘기합니다.

▲ 창의적 체험활동을 교과 프로젝트와 융합해 수업 안으로 끌어들였다. ⓒScienceTimes


하지만 이것은 학생들의 현재 삶과는 동떨어진 말이기 때문에 그 만큼 설득력이 없습니다. 저는 현재의 교육활동이 학생들에게 온전한 삶으로 녹아져 배움과 삶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생각으로 창의․인성교육에 접근했습니다.”

남대구초등학교가 선택한 것은 학생 관심사를 반영한 프로젝트 수업이다. 교과 과정에 학생들 삶과 관련된 내용들을 포함시키는 것이다. 프로젝트 수업에서는 이를 위해 학생들의 질문을 백분 활용하고 있다. 

학생들의 질문 내용을 중심으로 교과과정을 재구성하는 방식이다. 교사들이 학생의 관심을 기울이면서 남대구초등학교는 ‘질문으로 배우는 학교’란 별명이 붙었다. 

최 교장은 “사실 아이들의 질문은 수업의 흐름을 방해하기 때문에 그것을 모두 받아주기란 쉽지 않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교사들이 끝까지 인내하며 무한히 기다려줘야 한다”며 “그래야 그 속에서 아이들이 관심사와 흥미를 찾아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인내와 기다림은 아이들을 프로젝트 수업의 공동연구자로 인정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래서 이미 정해진 프로젝트 주제라 할지라도 수업을 진행하는 과정에 학생들이 흥미를 보이지 않는다면 과감히 수정 보완하는 작업도 서슴치 않는다.

이렇게 매 시간마다 교육과정을 수정해 수업을 꾸려나가야 하기 때문에 교사들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그렇지만 학생 스스로 선정한 주제들이기 때문에 학생들 입장에서 그만큼의 수업 집중도가 올라간다.  

교과 프로젝트와 융합한 창의적 체험활동

남대구초등학교는 또 교과와 별개로 진행되는 창의적 체험활동을 프로젝트 수업 안으로 끌어들였다. 

최 교장은 “창의적 체험활동 도입 취지가 학생들이 책상에 앉아서 듣는 것으로만 배울 게 아니라, 직접 눈으로 보고 느끼며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주기 위한 것”이라며 “그 취지에 부합하도록 창의적 체험활동을 프로젝트 수업 주제와 연관 지어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러닝페어에 참여한 남대구초 학생들 ⓒScienceTimes


예를 들어 ‘함께 사는 이웃’이라는 주제로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한다면 소방서나 경로당 등 우경로당의 쓸쓸한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즐겁게 해드리고 싶다는 생각들이 모여질 수 있다. 이 때 모둠별로 이웃이 살고 있는 곳을 직접 갈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고, 경로잔치까지 준비하면서 프로젝트의 주제를 확장해나가는 것이다. 

교과 프로젝트와 융합한 창의적 체험활동의 대표적인 사례가 가운데 하나가 바로 ‘꼬마 작가 되어 보기’다.

이것은 국어와 창의적 체험활동을 융합한 것으로, 시인과 만남을 통해 동시를 직접 지어보고, 낭송도 해보고 동요작가와 만남을 통해 자작시를 노래를 만들어 보는 등 다양한 문화체험을 한다. 동화작가로부터는 패러디 동화에 대한 강의를 듣고 동화를 직접 써보며 자신이 직접 삽화를 그린 동화책을 만들어 보기도 한다.

과학, 수학 과목을 융합한  ‘삶 속에서 과학원리 캐기’도 있다. 운동장에 다양한 과학실험 부스를 차려놓고 삶속의 과학 원리를 경험해 보는 ‘창의과학캠프’를 열기도 하고, 살아있는 갯벌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 과학탐사체험도 떠나본다.

남대구초등학교 교육과정의 특징은 학습과 삶이 하나되는 학습잔치 ‘러닝페어’가 말해주고 있다. 프로젝트 수업의 마무리 단계로 학생들이 그동안 학습의 과정과 결과물을 다른 학생들과 학부모, 지역사회 앞에 펼쳐놓고 자랑하는 학습잔치 자리다.

남대구초 ‘러닝페어’는 프로젝트 수업 중에 학생들이 계획하고, 탐구하고, 대화하고, 협동하고, 구성한다. 모든 것이 학생들 주축으로 진행된다는 것. 같은 주제로 연극을 만들어 공연을 하거나 보고서를 만들어 발표회를 여는 등 다양한 표현활동의 종합페스티벌인 셈이다.

러닝페어 후에도 프로젝트 수업 결과물들은 학교 전시실에 보관, 전시돼 창의․인성모델학교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방문하는 교사들에게 좋은 견학자료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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