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피해 줄이려면 조기경보 단축해야

2016 경주 지진 이후, 무엇이 어떻게 달라졌나

2016년 5.8 규모의 경북 경주 지진과 2017년 5.4 규모의 포항 지진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피해가 매우 컸고, 우리나라도 더는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케 했다. 그 후 지난 5년 동안 정부와 과학기술계는 지진 대응을 위한 인프라 확대와 대응 체계 마련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14일 ‘2016 경주 지진 이후, 무엇이 어떻게 달라졌나’를 주제로 열린 국민생활과학기술포럼에서는 자칫 느슨해질 수 있는 지진 안전 의식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관련 첨단 기술 개발 상황을 점검하며 국민 생활 속에서의 지진과 방재 정책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2016 경주 지진 이후, 무엇이 어떻게 달라졌나’를 주제로 14일 국민생활과학기술포럼이 열렸다. ⓒ포럼 영상 캡처

지진 피해 줄이려면 조기경보 시간 단축해야

2000년 이후 한반도의 지진 발생 현황을 보면 2015년까지 규모 2.0 이상의 지진이 매년 평균 48회 발행했고, 2016년 이후는 경주 포항 지진의 영향으로 여진이 빈번하게 발생해 크게 증가했으나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사람들이 지진의 진동을 직접 느낄 수 있는 규모 3.0 이상의 지진은 평균 9회, 규모 4.0 이상은 평균 1회 정도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지진이 위험한 것은 아직 신뢰할 수 있는 수준으로 지진 발생을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진 조기경보 발표 시간을 단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황의홍 기상청 지진화산연구과 연구관은 “지진 조기경보는 속도가 빠른 지진파인 P파를 분석하여 큰 피해를 일으키는 지진파인 S파가 도달하기 전에 지진 발생 상황을 신속하게 알리는 서비스”라면서 “지진 발생 5초 전에 경보를 하게 되면 근거리 대피가 가능하므로 80%의 생명을 보호할 수 있고, 10초 전 경보는 건물 밖으로 탈출할 수 있어 90%의 생명을 보호할 수 있다. 경보를 20초까지 앞당기게 된다면 침착하게 상황 전달을 해서 95%의 생명을 보호할 수 있기 때문에 시간 단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의홍 기상청 지진화산연구과 연구관이 ‘기상청 지진 조기경보 대국민 서비스’를 주제로 발제했다. ⓒ포럼 영상 캡처

따라서 우리나라는 경주 포항 지진 이후에 지진 조기경보를 정식 운영하기 시작했고, TV 자막 외에 포털 사이트, LINE 메시지, 긴급재난문자(CBS) 등 직접 지진 조기경보를 전달할 방법을 다방면으로 확대하고 있다.

황 연구관은 “현재는 모든 국민들이 동일한 긴급재난문자를 받고 있는데 앞으로는 지역별 진도 기반으로 차별화된 재난문자를 제공하도록 개선해 나갈 것이다. 또 실시간 지진 정보 온라인 서비스를 신청하면 위치 정보에 따라 지진파 도착까지 남은 시간과 지역별 진도 정보를 받아볼 수 있다. 날씨 알리미앱을 활용하면 그 진도에 맞는 상세 대피 요령까지 알 수 있다”며 “지진은 올바로 알아야 곧바로 대비할 수 있기 때문에 평상시에 관심을 갖고 지진에 대해 알아두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또 박정호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포항공대와 시험 운영 중인 지진 경보와 네트워크 시스템에 대해 소개했다. “가상의 지진이 났을 때 그 지진에 의한 진도와 도달 시간들을 바로 표출해서 거기에 맞는 대피 매뉴얼을 구축하고, 각 건물의 출입문을 자동으로 개방하고 대피하며 자체 시설을 방어하도록 하는 실증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박정호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이 ‘재난 관리 현장에서의 지진 조기경보 활용’을 주제로 발제했다. ⓒ포럼 영상 캡처

아울러 박 책임연구원은 “지진은 전 세계 어디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지구에 사는 한 피할 수 없기 때문에 지진 대응에 대한 조기경보 시스템과 효율적 활용을 위한 교육과 훈련이 필수적이다. 포항 지진의 경우에는 분지 구조에 의한 지진파 증폭과 건물의 상호 작용으로 피해가 가중됐기 때문에 내진 설계를 보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여진 예측에 AI 등 첨단기술 활용

그렇다면 지진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인공지능과 같은 첨단기술이 지진 관측과 예측 등에는 활용될 수 없을까.

이에 대해 신동훈 전남대 교수는 “현대식 디지털 지진계가 개발되고 활용된 것이 1980년이기 때문에 본격적으로 지진을 관측할 수 있게 된 것이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반으로, 지진학은 굉장히 늦게 발달한 학문이다. 특히 인터넷을 통한 지진 자료의 실시간 전송과 전산 기술의 발달로 복잡한 연산이 신속히 처리되면서부터 지진 분석 기술이 발전하기 시작했다”며 “이제는 3차 원 지각 속도 규명으로 정확한 지진의 진원과 발생 기작을 분석하고 AI를 방대한 양의 자료를 처리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지진 발생을 예측할 수는 없다. 다만 여진 예보는 가능하다는 것이 신 교수의 설명이다. 신 교수는 “지진 발생 특성이 비슷한 곳에서 여진의 발생 특성과 횟수가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본진의 규모가 커질수록 더 많은 여진이 발생하게 된다”며 “다만 시간에 따라 여진 발생 횟수가 감소하는 것은 맞지만, 여진의 규모는 시간에 따라 변화하지 않고 불규칙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여진 예측에도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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