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예보 위한 국제 프로젝트 시작된다

섭입대에 센서 배치해 지진 가능성 추적

현대 과학은 상세한 위성사진과 정교한 컴퓨터 모델을 사용해 태풍의 진로, 홍수 규모 및 발생 시간 등을 미리 예보할 수 있다. 또한, 첨단 도플러 레이더를 사용하면 토네이도의 형성을 몇 분 전에 미리 알 수 있다.
하지만 아직 지진의 발생을 정확하게 예측하지는 못한다. 기껏해야 위성에 의한 지각의 움직임을 감시하고 지표면 아래의 감시기로 측정해 약 30년 이내 특정 지역에서의 높은 지진 확률을 예측할 수 있을 뿐이다.
만약 지진을 미리 예측할 수 있다면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다. 약 10분 일찍 지진을 예보하면 사람들은 건물의 더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거나 안전하지 않은 건물에서 벗어날 수 있다. 또한, 집의 가스를 차단해 지진으로 인한 화재를 예방할 수 있으며, 산업 현장에서는 하던 일을 멈추고 중요한 데이터를 백업할 수도 있다.

미국 텍사스대학을 비롯한 공동 연구진은 지진 예보를 현실로 만들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국제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사진은 2011년 동일본대지진 때 피해를 본 주택들 © US Dept. of Defense/CPO Matthew Bradley

지진은 번개처럼 순식간에 일어나지만, 지구의 지각판에는 단층이 곧 깨질지도 모른다는 미묘한 경고가 숨겨져 있다. 만약 지각판에 숨은 그 같은 경고를 읽는 방법을 찾는다면 그 지역의 생명 및 기반 시설을 보호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최근에 미국 텍사스대학이 이끄는 국제 공동 연구진이 주요 지진 지역에 대해 예측을 하기 위한 새로운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의 과학 뉴스 사이트 ‘유레크얼러트(EurekAlert)’에 의하면, 이 프로젝트가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는 물리학에 기반을 둔 지진의 예측이다.

물리학에 기반을 둔 지진 예측

미국 국립과학재단(NSF)이 후원하는 이 5개년 프로젝트는 예측 모델링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컴퓨팅 도구와 소프트웨어, 교육 자료를 개발하게 된다. 즉 날씨를 예보하는 데 사용하는 것과 유사하지만, 더 긴 시간 척도에서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과 그 영향을 예측할 수 있는 컴퓨터 모델을 말한다.
이 프로젝트의 책임자인 토르스텐 베커(Thorsten Becker) 교수는 “5년 이내에 지진의 예보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지만, 이 같은 아이디어는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밝혔다. 지진을 지배하는 물리학과 지진 고유의 불확실성 등 예측 과정의 핵심 요소만 파악하면 되기 때문이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텍사스대학의 지구과학대학, 지구물리학연구소, 컴퓨터공학연구소 등에 근무하는 과학자들과 텍사스 고등컴퓨팅센터의 슈퍼컴퓨터가 참여한다. 또한, 텍사스대학의 과학자들은 세계의 3대 지진 핫스팟인 미국 태평양 북서부, 뉴질랜드, 그리고 일본에서 연구하는 대학 및 국립연구소의 연구원들과 팀을 이루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4년 인도양 지진 및 쓰나미에 대한 컴퓨터 시뮬레이션 © Alice Gabriel

미국 스크립스해양학연구소와 독일 뮌헨대학의 지진 물리학자인 앨리스 가브리엘(Alice Gabriel) 박사도 그 연구원 중 한 명이다. 가브리엘 박사는 “물리학은 지진의 수수께끼를 푸는 열쇠이다. 물리학 기반 접근법을 통해 지진 주기의 주요 조건을 파악하고 새로운 센서의 배치에 필요한 최적의 위치를 찾을 수 있다”고 밝혔다.
센서가 배치되는 곳은 지각판이 만나는 모든 섭입대이다. 섭입대(subduction zone)는 판구조론의 판과 판이 수렴하는 경계에서 상대적으로 밀도가 높은 판이 밀도가 낮은 판 아래로 밀려들어 가는 곳을 말한다.

지진 예측은 팬데믹 확률 계산과 비슷해

섭입대 간의 차이점을 통해 과학자들은 모델을 테스트하고 지진 가능성을 결정할 때 어떤 조건을 찾아야 하는지 파악할 수 있다. 섭입대는 14개국에서 약 25만명이 사망한 2004년의 인도양 지진처럼 위험한 쓰나미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특히 중요하다.
하지만 섭입대는 보통 연안에 위치하고 있으며 몇㎝에서 수천㎞에 이르는 규모로 펼쳐져 있는 데다 수백만 년에서 수억 년이 걸리는 지질학적 힘으로 구동되므로 연구하기가 어렵다. 때문에 과학자들은 단층과 그 구조적 설정을 시뮬레이션하기 위해 컴퓨터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연구진은 지진의 예측이 코로나19 같은 팬데믹의 확률을 계산하는 것과 약간 비슷하다고 비유했다. 다음 사건이 언제 어디서 일어날지는 알 수 없지만, 그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을 살펴보고 그것이 어떻게 전개될지 모델링할 수는 있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 수십 년 동안 과학자들은 지진이 발생하기 전의 몇 주부터 몇 시간 동안 하늘에서 무선 소음과 불빛의 형태를 지닌 이상한 현상을 감지해왔는데, 최근 들어서야 이러한 현상을 체계적으로 관찰해 지진과 연관 짓고 있다. 하지만 그 같은 빛과 무선 소음이 어떻게 생성되는지는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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