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이 시작되는 첫 몇 초 안에 지진의 전체 규모를 파악해 예고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가 처음으로 나왔다고 과학전문 웹사이트 라이브사이언스가 9일 보도했다.
지진을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과학자들은 며칠은 물론 몇 달 또는 몇 년 후에 지진이 일어날 지도 예측하지 못하고 있지만, 최근 미국 학자들은 새로 개발한 방식으로 금방 시작된 지진의 규모를 몇 초 안에 알아낼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의 리처드 앨런과 위스콘신-매디슨대학의 에릭 올슨 등 연구진은 네이처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 보고서에서 이 방식을 이용해 자동 경보장치를 설치한다면, 지진이 시작되는 순간 최소한 어린 학생들을 책상 밑이나 문설주 사이로 대피시킬 정도의 시간을 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71개의 대형 지진 기록을 토대로 지진의 3가지 파장인 P파와 S파, 표면파를 분석한 결과 처음 나타나는 P파가 마지막으로 오는 표면파의 강도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표면파는 지표면에 가까운 곳에서 파도처럼 땅을 수평으로 흔들기 때문에 가장 큰 피해를 가져온다.
이런 연구 결과는 지진의 규모가 지진 시작 직후 단층대를 따라 도미노처럼 연쇄적으로 일어나는 예측불허의 사건들에 달려 있기 때문에 끝나기 전에는 파악할 수 없다는 기존 학설을 정면으로 뒤집는 것이다.
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레이철 애버크롬비 교수는 "이 연구는 지진의 최종적 규모가 최소한 부분적으로는 첫 몇 초안에 일어나는 현상에 달려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논평했다.
앨런 교수는 “이 세상에 똑같은 지진은 없지만 샌프란시스코의 경우 대지진이 발생하면 약 20초 앞서 경보를 내보낼 수 있을 것”이라면서 “지진파는 빛의 속도로 운영되는 통신보다 훨씬 느리기 때문에 이런 지진 예보 시스템은 매우 유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길이 1천300㎞인 샌 안드레아스 단층의 북단에서 지진이 일어난다면 샌프란시스코에 지진파가 도달하기까지는 80초가 걸리므로 경보만 작동한다면 인명피해를 대부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인터넷과 휴대전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지진 경보를 울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1년여의 추가 시험을 거친 뒤에 이런 경보 시스템을 실용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채은동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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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05-11-1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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