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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17

지식사회에서 가치는 무엇인가? 범용성, 지식 그리고 문화적 다양성 엘레베지(Hele Beji), 튀니지튀니스국제대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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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지난 7월,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창립 50주년을 기념하여 유네스코가 주최하고, 교육인적자원부와 한국과학문화재단이후원한‘유네스코 21세기 대화’중 강연 내용을 번역, 정리한 글이다. (편집자주)


지식이 항상 지고의 선은 아니었다. 종교가 정신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었던 오랜 기간 동안 종교적 신념은 누구나가 알고 있는 지식의 한 형태였다. 종교적 신념에 기반한 사회가 무지의 사회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오늘날 과학적 지식은 종교적 지식을 포함한 지식으로 표현되는 모든 형태의 문화를 압도하고 있다. 근대 지식은 신념의 필요성보다 인식의 필요성을 우위에 둠으로써 종교적 금기에 도전해왔다. 문화, 그리고 종교는과학의 대상일 뿐이며, 문화적 다양성은 과학에 기반한 지식사회의 단편에 불과하다.


사실 문제는 문화활동이 지식의 대상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에 있다. 문화활동은 수동적 지식의‘객체’일 뿐만 아니라 그 자체가 지식을 창조하는 핵심이기 때문에 능동적 지식의‘주체’이다. 따라서 지식사회에서의 문화적 다양성의 주된 역할은 객관성을 필수로 하는 과학 지식의 한계를 방해하는 지적 혼란에 대한 사회적 처방이며, 과학자 스스로가 갖게 되는 주관성을 보완한다.


문화적 다양성을 동반하기 때문에 과학적 인식은 문화적 객체가 되며, 더 이상 사회와 개별적인 위치에 있지 않고 과학적 지식이 반영하는 현재의 지식과 직면하게된다. 따라서 지식사회는 지식 문화가 과학의 숭배에 희생되는 것이 아니라 문화적 의미에서의 인간 경험을 확대하는 지식의 이상을 키우는 곳이다.


과학자의 증명은넓은 의미에서 보자면 누구나가 접근할 수 있는 인간 이해의 과정으로 인식되어야 한다. 그러나, 문화지식을 갈구하는 새로운 거대기계로서의 지식사회는 새로운 삶, 인간, 물질 그리고 정신문화의 주체개체의 강제로 인하여 과학문화를 변화시킬 것이며, 문화가 새로운 지식사회의 확산으로부터 온전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도 자명하다.


전통적인 문화의 내용은 전복되었고, 고유의 환경으로부터 단절되어 현대에 옮겨져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이러한 현상의 증대를 통하여 과학의 중심성과 객관성의 토대가 흔들리고 새로운 지적 겸양을 채택하게 된다면, 문화는 돌이킬 수 없는 변화를 겪고 과학이 확실성을 잃어버린 것처럼 문화 또한 조화를 잃어버려 왔을지도 모른다. 문화는 편의와 함께 비용도 수반한다.


따라서 지식사회는 망각으로부터의 도피를 자극하는 새로운 형태의 식별성을 모든 사물에게 부여해야 한다. 새로운 정보형식은 문화를 소비의 객체로 전환시킨다. 이는 문화가 진리의 탐구로 분류되는 지식에 속하지 않으며, 자아의 표현으로 더 이상 분류되지 않는 것이 되었음을 말한다. 오히려 문화가 과학과 문화로부터 벗어나 정보 내에서 유통되는 것을 뜻한다.


컴퓨터 메모리가 인간의 기억 능력을 압도하고, 검색 엔진과 같이 완벽함이 현실화는 반면, 우리의 판단 능력은 전혀 나아지고 있지 않다. 따라서 우리는 문화의 순환현상 속에서 상실된 기억을 위한 놀라운 추격과 압도하는 기억의 중압감으로 인한 판단의 실종을 목도하게될 것이다.


즉, 지식사회는 판단 능력의 괄목한 만한 증대를 수반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의 기억의 부담을 덜어놓는 것으로써 최대의 약점을 드러내고 있다.


우리는 지식이 과학논쟁에서 보여준 객관화 이후로 모든 분야에서 과도한 문화적 주관성을 경험하고 있다. 지식사회는 명료함과는 무관하며 단지 저자에게만 의미가 있을 뿐인 주관적 의미를 무차별하게 제시한다. 지식의 기초인 진리에의 탐구는 정체성의 열정으로 대체되는 것이 일반적인 흐름이며, 지식의 주관성의 증가는 지식을 타인에게 전달함에 있어서 어려움을 증폭시킨다.


문화적 다양성에 대한 지식의 저하는 창조된 문법-문화간의 이해력을 위한 실제 기구-가 아니다. 문화적 정체성은 실패한 지식과정이다. 그것은 방법론이 없는 지식에 불과하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방향을 상실한 지식의 유통에 있어서 모든 사람의 윤리적 균형이 어떤 정도의 지식에 대한 무시와 결여를 필요로 하는 일이 발생한다. 예를 들어 정체성의 권리를 스스로가 의지하지 않은 별도의 지식에 대한 거부라고 말할 수 있는 있는 관습이나 가족의 전통을 통하여 알고 있는 것을 기르고자 하는 욕망으로 분석한다.


따라서 지식의 다양한 형태는 문화형태의 다양성으로 배가되며, 동시에 더 많은 새로운 형태의 무지가 유통된다. 이것은 소극적 현상이 아니며, 진실에의 요구와 관념적 근사를 서로 혼합하기 때문에 능동적인 대응이다.


과도한 지식은 자신의 정체성의 상실에 대한 새로운 우려를 생성한다. 지식사회는 신체, 유흥, 포르노그라피, 마약, 여가, 휴일, 종교적 신비주의 그리고 소비로부터의 만족에서 지식이 아닌 모든 것을 찾으려는 새로운 증후군을 필수적으로 동반한다.


심각한 지식은 경솔하지는 않지만 한편으로 어느 정도의 경계심을 필요로 하는 경박한 웹사이트와 함께 인터넷에 존재한다. 컴퓨터 전문가들은 기계영역에서는 전문가이지만 내용에 있어서는 전문가가 아니다. 우리는 기껏해야 백여개를 알고있는 가운데 수백만개의 외국어중에서 방법적으로 적절한 안내를 해줄 지적 인간형을 기다릴 필요가 있다.


우리는 배우는 것만큼이나 잊는 방법을 많이 알고 있다. 특정한 전문연구분야에 있어서 필요한 전문화는 정확한 식별의 가능성을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추상화된전문화를 싫어하는 상반된 행동을 야기시킨다.지식사회는 문화적·윤리적 위기와 함께 올 것이다.


지식의 전능함에 대응하는 해결책으로서 빠르게 유포되는 경향이 있는 문화적 내용을 진정한 지식의 방법으로전환할 것인가가 당면한 과제이다. 모든 지식은 스스로의 방법에 대한 끊임없는 비판을 추구하며, 인간 생활의 혁신으로 표현되는 지식의 효율성이라는 신념을 기초로 하고 있다.


이러한 비판과 공정함은 지식 문화의 진정한 기반인 스스로의 실수에 대한 보답으로 최상의 우월성을 가져다준다. 지식이 어떤 종류의 신념보다 우월함을 원한다면, 지식으로서의 자멸을 가져올 것이다. 이것이 바로 실증주의가 시도하여 실패한 것이다.


문화를 위하여 지식의 제도에 편입되는 것은 신성함과 감성의 일부를 잃는 동시에 세계의 이해와 동일한 관습과 믿음을 공유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유효한 지식의 전파를 가능하게 하는 진리와 명확한 이유를 발견하는 것이다. 지식의 정수를 위하여 형이상학적 배경이 무엇이든 인간의 정신에 의하여 이해하고 설명되어 질 수 있는 것은 바로 그 내용이다.


문화가 발전해 나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지식의 자유화와 함께 새로운 지식의 금기, 종교적 터부, 지식에 대한 전세계적 감시, 주체는 곧바로 참된 방법을 위하여 동작하여야만 한다.


지식의 바깥에 존재하는 모든 종류의 무지의 편견과 경신을 초월하여, 지식사회는 그 내부에 무차별적으로 받아들이며 경계없이 확산되는 문화의 융합점을 내재하고 있으며, 스스로의 정체성을 타자에게 전화하는 변화 과정에서 문화에 의하여 생성되는 새로운 지식의 두려움을 내포하고 있으며, 따라서 믿음의 필요성이 지식의 필요성을 추월한다.


따라서 지식사회의 역할은 존재 본질에 대한 질문을 진실로 전환하고 이해의 수단으로 바꾸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문화적 본질은 해석할 수 없는 부호의 수풀속에서 메아리치는 알아들을 수 없는 울부짖음만을 남발할 것이다.

저작권자 2004-09-1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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