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생각을 위한 힐링 열풍이 불고 있다. 부정적인 생각은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좋지 않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일부에서는 매사에 부정적인 사람을 '에너지 뱀파이어'라고 해서 에너지를 빼앗아 가는 흡혈귀에 비유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렇게 지나치게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경우도 문제가 된다. 이런 분위기를 '폴리애나 현상'이라고 부른다. '폴리애나'(Pollyanna)란 엘리노 포터가 쓴 소설 '폴리애나'(Pollyanna)에 등장하는 여자 주인공 이름이다. 미국 사람들이 가끔 지나치게 낙천적인 사람을 보고 '폴리애나'라고 부른 것에서 유래되었다.
만화영화 '빨간머리 앤'의 여자 아이와 비슷한 캐릭터인 폴리애나는 가난한 목사의 딸로 부모를 잃은 뒤 숙모 집에 가서 살게 된다. 천진하고 순수한 아이는 차가운 숙모의 마음을 녹여 집안을 화기애애하게 만들며, 마을 사람들까지 덩달아 기분좋게 만든다.
해맑은 낙천성과 티없는 밝음 덕분에 이 소설은 미국 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되었으며, 급기야 미국 내에서 낙천적인 사람을 뜻하는 보통명사로 등재되기도 하였다. 그리고 지금 우리나라 사회상을 설명할 수 있는 하나의 명사가 됐다.
인물의 긍정성 편향상태, 폴리애나 현상
심리학에서 폴리애나 현상은 무섭거나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 닥쳤을 경우, 적극적으로 그 상황에 대처해서 해쳐나가기보다는 '어떻게 되겠지'하고 바라는 안일한 심리 상태를 가지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소설 속의 폴리애나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진 것 뿐만 아니라, 실제로 긍정적인 행동을 전파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다 준 일종의 '행동하는 행복 전도사'로서의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했다.
하지만 심리학적 측면에서 폴리애나는 주변 사람과 사회에 악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캐릭터로 규정되고 있다. '에너지 뱀파이어'처럼 조직에서 에너지를 빼앗아 가는 것은 아니지만, 에너지 뱀파이어만큼 조직내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적절한 감정 조절이 필요하다"
가정의학과 이경숙 전문의는 "물론 긍정적인 마음은 면역력을 강화시켜주기도 하며, 창의력을 높이는 등 좋은 효과를 내기도 한다"라고 하였다.
이 전문의는 "폴리애나와 같은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마음 가짐이 좋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사람의 마음은 항상 맑고 화창하지 않다는 것도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긍정적인 마음만큼이나 불안, 근심, 우울, 긴장 등 부정적인 마음 상태에 빠질때가 많은 것이 사람"이라는 것.
이 전문의는 "가능하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좋겠지만, 부정적인 마음이 들 때에는 억지로 마음을 바로 잡을 필요는 없다"며 "오히려 부정적인 생각을 억지로 잡으려고 하면 더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부정적인 생각 역시 삶의 일부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 전문의는 또 "슬픔, 불안과 같은 일시적인 부정적인 마음은 사람을 더 강하고 지혜롭게 만드는 또 하나의 방법이기 때문에 지나치게 긍정적인 마음을 강요하거나 부정적인 마음을 바로잡을 필요는 없다"며 "마음이 가는대로 표현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 이슬기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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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3-06-2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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