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8년 1월 3일 발사하여 3월 15일 낙하한 미국의 인공위성 익스플로러 1호와 1958년 3월 26일에 발사하여 5월 1일에 낙하한 익스플로러 3호는 안에 실려있는 가이거계수관을 이용하여 입자계측을 실시하였다. 그런데 대기 밖의 공간에 있는 어떤 지대에서는 이상하게 입자수가 적다는 결과가 나왔다.
미국의 물리학자인 J. A. 밴 앨런(J. A. Van Allen) 등은 이 결과가 가이거계수관이 포화되었기 때문에 일어난 겉보기 현상으로 해석하였다. 가이거계수관은 방사선을 내는 물질이 있는가 없는가를 간단히 탐지하는 기계로, 방사선 등의 높은 에너지 입자의 수를 측정하는 방전관을 말한다.
이들은 해석을 바탕으로 이 지대에는 입자가 아주 많을 것이라고 주장했고, 그 후 계속해서 발사된 인공위성에 의해 이 판단이 사실임이 확인되었다. 바로 이 지점이 방사능대라고 부르는 이른바 '밴 앨런 복사대'(Val Allen radiation belt)이다.
지구의 그축에 대해서 좌우대칭인 고리 모양으로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높은 에너지의 입자의 무리를 말한다. 이 입자들은 대부분 양성자로 되어 있으며 빠른 전자도 포함되어 있다. 인공위성과 로켓에 의한 실험적 연구와 이론적 연구가 급속도로 진전되고 있다.
밴 앨런대 복사대는 태양으로부터 나오는 유해전자를 차단하여 지구를 안전하게 보호해주는 강력한 차단막 역할을 하고 있다. 밴 앨런 복사대 내부에 어떤 유해 전자도 뚫기 힘든 매우 강력한 보호막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원문링크)
댄 베이커(D. N. Baker) 콜로라도 대학(University of Colorado, USA) 교수를 비롯한 연구팀은 2012년 발사된 미국항공우주국의 밴 앨런 관측 위성이 보내온 데이터를 분석하였다. 그 결과, 밴 앨런 복사대 내부에는 초고속 전자를 막아주는 차단막 역할을 하는 어떤 보호막이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견된 이 차단막은 밴 앨런 복사대의 두드러진 특징인데, 관측 위성이 보내온 매우 정밀한 데이터로 인해 그 존재가 이번에 처음으로 발견됐다. 1958년 밴 앨런 복사대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후, 밴 앨런 복사대를 구성하는 두 벨트의 크기가 변하면서 하나로 합쳐지거나 세 개로 나눠진다는 사실도 함께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내부 벨트는 지상 650~1만 킬로미터(km), 외부 벨트는 1만4000~5만8000 킬로미터(km) 사이에 존재한다. 이 벨트 사이에는 거의 비어있는 공간이 존재하는데, 지금까지 무엇이 이 벨트들을 분리하고 이 사이에 전자가 없는 지역이 있는지에 대한 사실은 밝혀지지 않았었다.
연구팀은 자료를 바탕으로 강력한 차단막을 발견했는데, 바로 이 곳이 외부 벨트의 안쪽 끝부분이다. 가장 빠르고 강력한 에너지의 전자들도 보통의 환경에서는 이 차단막을 결코 뚫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우 활동적인 전자들이 지구로부터 일정하게 떨어진 지점까지만 도달한 것이다.
어떻게 차단막을 만들게 되는지에 대한 연구
연구팀들은 새롭고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이런 결과물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외부의 강력한 전자를 차단하는 원인이 인공적인 전파는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했고, 물리적인 현상에서 원인을 찾았다.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자기장의 형태가 이러한 형태의 차단막을 만드는지 분석했으나 가능성은 적었다.
연구팀이 생각한 또 다른 가능성은 바로 다른 우주입자의 존재였다. 방사능 벨트만이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유일한 입자구조가 아님이 밝혀졌다. 지구 대기의 가장 바깥쪽에 해당하는 지상 1000킬로미터(km) 상공에서 밴 앨런대의 외각에 이르는 지역은 플라즈마권(plasmasphere)이라고 불린다.
여기는 차고, 충전된 입자들의 거대한 구름으로 차 있다. 이 플라즈마권의 외부 경계에 있는 입자들은 외부의 밴 앨런 복사대에 있는 입자들을 분산시킴으로써 벨트에서 입자들을 제거하는 현상이 발견됐다. 입자를 분산시키는 효과는 상당히 약했고,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경계지역의 전자들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방사능 벨트의 전자들은 믿을 수 없을 만큼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지만, 지구로 향하지 못하고 지구 둘레를 거대한 고리 모양으로 움직이고 있다. 밴 앨런 관측위성은 바로 이 현상을 관측하였고, 그 결과 가장 활동적인 전자들도 지구로 향할 때 거의 움직임이 없었고 수개월에 걸쳐 부드럽고 느리게 떠다닌 것이 확인되었다.
즉, 매우 느리고 약한 이 움직임 때문에 플라즈마권의 외부경계에 있는 입자들이 촉발한 분산작용으로 충분히 소멸될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작용에 의해 지구의 생물들은 강력한 유해 전자로부터 안전하게 보호될 수 있었다. 밴 앨런 복사대가 지구를 지키는 하나의 보호막 역할을 한 것이다.
밴 앨런대, 허리케인같이 스스로 움직여
밴 앨런 복사대는 지구를 도넛형으로 둘러싸고 있는데, 이를 구성하는 방사성 입자들은 마치 허리케인처럼 스스로 높은 에너지를 받아 움직인다는 사실도 함께 밝혀졌다. G. D. 리브스(G. D. Reeves)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Los Alamos National Laboratory, USA) 연구원을 비롯한 연구팀이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를 통해 발표한 내용이다. (원문링크)
연구팀은 높은 밀도의 전자기파가 에너지를 다른 쪽으로 옮기는 방식으로 이런 움직임이 이뤄지고 있다고 보았다. 밴 앨런 복사대의 중심에 있는 지역의 입자들이 가속돼 에너지를 얻으면서 허리케인처럼 큰 힘으로 움직이게 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이론은 태양풍같은 외부의 영향으로 밴 앨런 복사대의 입자가 높은 에너지를 얻는다고 보았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우주공간의 그 무엇인가가 밴 앨런대의 입자를 가속해 빛의 속도의 99퍼센트(%)에 이르는 빠른 속도로 가속시킨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어디서 오는 힘이 밴 앨런 복사대의 입자를 가속시켜 높은 에너지를 갖게 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연구팀은 밴 앨런 탐사선이 보내온 데이터를 통해 이 입자가 방사성띠 내부에서 가속되고 고에너지화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국지적 가속이론으로, 입자가 특정 지역에 있는 에너지원으로부터 에너지를 얻는다는 내용이다.
이는 마치 허리케인이 바다에서 뜨거운 공기가 증발된 이후 스스로 힘을 얻는 것과 같다. 입자가 가속되는 지점을 아는 것은 우주기상을 예상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밴 앨런 복사대의 변화는 지구 근처의 위성에게 위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 이슬기 객원기자
- justice0527@hanmail.net
- 저작권자 2015-01-0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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