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와 너무나도 닮은 ‘타이탄’

계절 변화의 원인 등이 비슷해

토성의 수많은 위성 중 가장 큰 위성인 타이탄은 지구를 제외하고 표면에 안정적인 액체(탄화수소)를 가진 태양계의 유일한 천체이다. 또한 타이탄은 실질적인 대기를 가지고 있는 태양계 내의 유일한 위성이다.

▲ 희미한 오렌지색의 구 모양을 하고 있는 타이탄. ⓒNASA

타이탄의 대기는 오래 전 초기 지구에 존재했다고 간주되고 있는 대기와 매우 비슷하므로 우주천문학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우주망원경으로 보면 희미한 오렌지색의 구 모양을 하고 있는 타이탄은 지난 1980년의 보이저호부터 2004년 토성 궤도에 진입해 현재까지 활동하고 있는 카시니-하위헌스호까지 다양한 미션에서 관측 데이터들이 수집됐다.

그런데 이를 분석한 최근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지구와 너무나도 비슷한 여러 가지 현상들이 발견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프랑스의 파리-뫼동관측소 연구팀은 타이탄의 대기 온도, 화학 성분, 순환 패턴 등의 변화를 관측한 결과, 타이탄의 계절이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타이탄과 토성에 더 큰 영향을 주고 있으며, 계절 변화의 원인이 지구와 비슷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최근에 밝혔다.

특히 극지방에서 이런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나는데, 겨울 기간 동안 탄화수소 호수들이 낮은 온도와 액화 현상으로 인해 타이탄의 북극 지방에서 생성된다는 것. 이 같은 계절 변화의 주 원인은 태양에서 방출되는 복사 에너지인 태양복사 때문인데, 타이탄이 기울어져 있어 태양복사 에너지가 투입되는 강도가 다양해지며 그로 인해 지역에 따라 투입되는 햇빛의 양이 달라진다고 한다.

이에 대해 연구를 주도한 Athena Coustenis 박사는 “지구에서 15억 킬로미터 이상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는 타이탄에도 태양이 다른 에너지 원천보다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에토샤 염전과 비슷한 호수 발견

아프리카 나미비아 북부에 있는 에토샤 염전과 비슷한 특성을 지닌 호수도 타이탄에서 발견됐다. 에토샤 염전은 소금이 입혀진 진흙이 깔려 있는 말라붙은 호수 바닥으로, 길이가 130킬로미터이며 폭은 50킬로미터에 달한다. 하지만 우기 때는 거대한 얕은 호수로 변해 아프리카에서 가장 많은 동물이 모이는 지역이기도 하다.

▲ 타이탄의 액체 호수들. ⓒNASA

카시니협회 연구팀은 타이탄의 남극 지역에 있는 가장 거대한 호수인 ‘온타리오 라크스’가 에토샤 염전과 매우 비슷하게 만들어졌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이 호수의 남쪽 경계선 안에 있는 바닥에 새겨진 채널들을 조사한 결과, 이전부터 액체 탄화수소로 완벽하게 채워져 있다고 여겨진 온타리오 라크스가 실제로는 바닥에서부터 배출되고 다시 채워진 부각(俯角 ; 움푹 파인 지역)일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는 것.

이런 현상으로 인해 개펄 또는 채워진 모래와 같은 물질로 둘러싸인 호수가 드러나게 됐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이런 특성들은 온타리오 라크스가 아프리카의 에토샤 염전과 매우 비슷하게 만들어졌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지구 위 염전들은 사막을 형성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곳은 액체가 갑자기 축적될 수 있다. 타이탄에서도 같은 일이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은 타이탄 생성의 비밀을 풀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타이탄에 있는 강의 흔적들을 분석한 결과, 놀랍게도 지구의 전형적인 강의 진화 초기 단계와 닮았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MIT와 테네시대학 연구진들은 타이탄의 4개 지역 52개 강을 지도화한 뒤 MIT 지질학부에서 개발한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강 진화 모델과 비교했다. 그 결과, 타이탄의 강이 대부분 전형적인 육지성 강의 진화 초기 단계와 닮아 있음을 발견했다.

이런 관측은 몇몇 지역의 타이탄 강들이 매우 적은 침식에 의해 만들어졌으며, 그 후 타이탄 표면에 매우 약한 수정을 가하게 됐음을 알려주고 있다.

연구진은 카우아이 섬의 화산 영역과 북미의 빙하 이미지 등이 포함된 최근의 지구 풍경과 타이탄의 이미지를 비교한 결과 이런 지역 속의 하류들이 타이탄에서의 형성과 유사하다는 사실도 발표했다. 이는 지질학적 프로세스가 최근 타이탄 얼음 표면을 재형성했을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이는 섬뜩할 만큼 지구와 닮아 있다. 심지어 물질과 온도의 이국적인 결합마저도 유사하다”고 언급했다.
 
타이탄 호수에 보트 띄우는 계획안 제출

지난 5월 카시니호의 레이더 장치에 의해 촬영된 타이탄의 영상에서 거대한 십자가 무늬를 한 빵 모양의 언덕이 목격돼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길이 70킬로미터인 이 지형은 땅이 위로 솟아오르면서 생긴 균열로 보이며, 마그마가 분출된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이 빵 모양의 지형도 지구의 병반(餠盤)과 유사한 지질 작용에 의해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 병반은 마그마가 지표면으로 분출되면서 만들어지는데, 미국 유타주의 헨리산맥이 이런 지질학적 현상의 대표적인 사례로 알려져 있다.

▲ 타이탄에 착륙한 하위헌즈호. ⓒNASA

한편, 타이탄이 주목 받는 가장 큰 이유는 태양계 내의 유일한 외계생명체 후보지이기 때문이다. 카시니호의 관측 결과는 이런 기대를 더욱 높이고 있다. 타이탄에서는 햇빛의 자외선으로 인해 대기층에서 아세틸렌과 수소기체가 끊임없이 생성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카시니호의 영상 장비에는 아세틸렌과 수소기체가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

따라서 과학자들은 타이탄의 지표면에 살고 있는 생명체가 이 두 가지 기체를 소비하고 있을 가능성에 주목한다. 하지만 생명체와는 전혀 다른 반응에 의해서도 이 기체들이 사라질 가능성이 충분하므로, 이런 의문을 해소하기 위해선 타이탄의 지표면에 대한 로봇탐사가 필요하다.

그런데 최근 미국과 유럽의 과학자들이 타이탄의 호수에 보트를 띄우는 새로운 방식의 행성 탐사 계획을 제출했다. 유럽행성과학의회에 제출된 이 계획은 탈리스(Talise ; Titan Lake In-situ Sampling Propelled Explorer)로 알려졌다.

커다란 회전 스크류와 휠, 외계에 적합한 디자인을 채용한 여러 척의 비행체 등으로 타이탄에서 발견된 액체메탄의 호수를 탐사해 정확한 데이터를 얻자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목적이다. 유럽행성과학의회에서는 이를 검토 중인데, 결정까지는 6~12개월 정도의 기간이 걸릴 것으로 알려졌다.

카시니-하위헌스 미션은 미항공우주국(NASA)과 유럽우주기구(ESA), 이탈리아 우주기구(ASI)의 협력 프로젝트인데, 이 미션의 일환으로 지난 10년간 타이탄의 호수에 보트를 띄우는 방안이 추진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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