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중부 움브리아 주에 있는 구비오(Gubbio) 시는 다양한 건축물을 통해 중세 모습을 보존하고 있는 매력적인 도시다.
구비오 시에는 14세기에 세워진 고딕 양식의 팔라초 데이 콘솔리(Palazzo dei Consoli)를 비롯해 12∼13세기에 세워진 성당, 잘 보존된 로마시대의 극장 등 수많은 유적들이 보존돼 관광객을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유적에 이상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집정관의 궁전’이란 불리는 팔라초 데이 콘솔리의 돌벽에 금이 가기 시작한 것.
처음에는 궁전을 지탱하고 있는 지반이 움직인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현재 기후변화로 인한 파손인 것으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파도 패턴 바뀌며 해안가 요새에 구멍
11일 ‘유로 뉴스(Euro News)’에 따르면 프랑스·벨기에·독일 등이 참여해 구성한 연구 프로젝트 ‘헤라클레스(Heracles) 컨서시엄’에서 기후변화가 고대유적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정밀 조사하고 있다.
연구팀은 인공위성을 통해 궁전 지반에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 전자기 스캔을 실행하고 있다. 또 금이 간 벽 부위를 채취해 그 안에서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 파악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조사에 참여하고 있는 구비오 시의 토목기사 프란시스코 토스티(Francesco Tosti) 씨는 “지난 3년 간 구비오 시에 기상이변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많은 비가 오면서 궁전 석조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구비오 시에서만 이런 일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쿨레즈(Koules)’와 같은 중요한 유적들이 즐비한 해안가, 그리스 크레타 섬에 있는 베네치안 요새에 이르기까지 이상 징후가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중해 연안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과학자들은 연구를 통해 새로운 사실을 알아냈다. 먼 바다로부터 몰려온 거센 파도가 해안가에 위치한 요새들을 심각하게 침식시키고 있다는 것.
연안 해양학자 스텔리오스 페트라키스(Stelios Petrakis) 박사는 “음파 탐지기를 통해 바다 속에 잠겨 있는 요새 밑 부분에 많은 구멍들이 파이고 있으며, 최근 들어 그 수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침식 활동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는 것 역시 온난화 때문이다.
기후가 변하면서 바람의 방향을 바꾸고, 이로 인해 파도 패턴이 바뀌면서 그동안 훼손 없이 건재해오던 해안가 요새 밑 부분에 강한 충격을 주고 있다.
EU, 문화재 보존할 신소재 개발 착수
사태의 심각함을 인지한 과학자들은 정부, 시 당국과 협력해 바다에 잠겨 있는 요새 밑 부분에 파도의 높이와 방향, 수온 등을 정밀 측정할 수 있는 기기를 설치했다.
과학자들은 또 정기적으로 직접 물에 들어가 훼손 상태를 파악하고 있다. 그 결과 또 다른 사실을 발견했다.
요새 밑 부분에 바닷물에 들어 있는 염화나트륨, 소금 등의 성분이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이 엉겨 붙어 있다는 것. 이것이 지상으로부터 스며든 물 성분과 화학작용을 일으켜 요새 훼손을 가속화하고 있다.
물리학자 파나기오티스 시오조스(Panagiotis Siozos) 박사는 “지금과 같은 상태가 이어진다면 이들 요새들이 끊임없이 훼손돼 무너지게 될 것”이라며 “요새 보존 기간을 향후 500년으로 늘리기 위한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유적 훼손은 육지에서도 이루어지고 있다. ‘미노타우루스의 미궁(Minotaur’s Labyrinth)’이 있는 크로노스 궁전(Knossos palace)은 100년 전 쯤에 보강 시멘트를 사용해 복구된 유적이다.
그런데 지금 기후변화가 이 시멘트를 약화시키면서 유적 전체를 부식시키고 있는 중이다. 과학자들은 신화 속에 나오는 이 귀중한 유적을 보존하기 위해 새로운 유형의 시멘트와 모르타르를 개발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EAH(Ephorate of Antiquities of Heraklion)의 고고학자 엘리자베스 카부라키(Elisabeth Kavoulaki) 박사는 “최근 훼손된 유적을 복구하기 위한 새로운 소재를 개발하고 있다”며 “이 특수 신소재가 유적을 보존하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카부라키 박사팀이 개발 중인 이 신소재는 나노물질에 기후변화를 극복할 수 있는 마이크로 입자들을 포함하고 있는 다공성 물질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기가 그 안에 쉽게 침투할 수 없기 때문에 유적을 보존하는데 유리하다.
한편 ‘물의 도시’로 불리는 베니스(Venice)의 경우 또 다른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세계적인 미술관 ‘페기 구겐하임 컬렉션(Peggy Guggenheim Collection)’에 소장돼 있는 잭슨 폴락 등 현대 화가들의 귀중한 전시물이 훼손되고 있기 때문.
카롤 바일(Karole Vail) 과장에 따르면 “20세기 등장한 현대 화가들은 과거와 달리 매우 다양한 재료와 소재를 사용했다. 그러나 이 복잡한 소재들이 최근 기후변화 상황에 따라 어떤 경우에는 심각할 정도로 훼손되고 있는 중이다.
팝 아티스트로 유명한 잭슨 폴락의 작품 역시 예외가 아니다.
바일 관장은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은 먼지와 같은 입자가 작품에 유입되면서 작품성을 훼손하는 이 물질을 제거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유럽 곳곳에서 기후변화로 인한 문화재, 미술품 등의 훼손이 심각해지면서 EU 회원국들은 과학자들에게 도움을 절실히 요청하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 훼손 과정과 정도 그리고 상황이 달라 과학자들 역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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