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인

중국발 미세먼지, 해결책은?

가해자 구도 아닌 조력자로 조약 맺어야

“미세먼지 수준 최악, 오늘은 외출을 절대 하지마세요.”

올 들어 연일 중국발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며 3일은 한파, 4일은 미세먼지를 뜻하는 ‘삼한사미(三寒四微)’의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지난달에 이어 21일에도 “미세먼지는 서울에서 배출된 것”이라며 “남 탓하지 말라”며 책임을 회피하는 모양새다. 중국을 협상테이블로 끌어 앉히고 미세먼지를 해결할 방법은 없는 것일까.

세계보건기구(WHO) 정책자문관이자 서울시 환경보건위원장인 홍윤철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구도로는 중국과 협상하기 어렵다”며 “새로운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해법을 찾아야한다”고 촉구했다.

홍 교수는 지난 18일 서울 중구 환경재단 레이첼 카슨홀에서 열린 ‘2019년 제 1회 미래지구한국 토론회’에서 ‘미세먼지의 건강영향과 실천적 대응방안’을 주제로 심도 깊은 연구결과와 대안을 제시했다.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며 중국에서 넘어오는 월경 대기오염에 대한 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pixabay

연일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며 중국에서 넘어오는 월경 대기오염에 대한 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pixabay

삼한사온 날씨 아닌 삼한사미의 시대, 어떻게 풀어야 하나

세계보건기구(WHO)가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할 만큼 위험한 물질’이라고 발표하면서 미세먼지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함과 두려움은 연일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불안감과 두려움은 바로 정부질타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가장 큰 오염원이라고 생각되는 중국과의 협상이 지지부진하다며 협의를 촉구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지난 18일 서울 중구 환경재단에서 열린 미래지구포럼에서 홍윤철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는 미세먼지에 대한 해법을 공유했다. ⓒ 김은영/ ScienceTimes

지난 18일 서울 중구 환경재단에서 열린 미래지구포럼에서 홍윤철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는 미세먼지에 대한 해법을 공유했다. ⓒ 김은영/ ScienceTimes

미세먼지의 상당 부분이 중국발로 넘어오는 ‘월경성 대기오염’이기 때문에 중국의 협조 없이는 미세먼지 감축을 논하기 어렵다. 하지만 중국은 자국 책임이 아니라며 한 발 뒤로 물러나있는 상황이다.

홍 교수는 “중국의 협조 없이는 국내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어 그는 “중국을 가해자로 취급을 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는 중국과의 제대로 된 협의를 진행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왜냐면 미세먼지는 우리나라와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전 세계가 미세먼지로 인해 골머리를 썩고 있다. 자국 내의 문제도 있지만 우리나라와 같이 주변국가로 인해 피해를 보는 경우도 적지 않다.

홍 교수는 이 문제를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보자며 새로운 자료를 제시했다.

싱가폴과 말레이시아는 인도네시아 숲에서 발화시킨 오염이 자국 미세먼지의 상당 부분 영향을 끼치며 문제가 된다. 태국 미세먼지의 4~50%는 미얀마에서 발생한 것이다.

네덜란드는 자체 미세먼지 발생률이 미미하다. 미세먼지의 대부분은 폴란드에서 발생된 것이다. 홍콩과 중국의 관계도 마찬가지. 홍콩의 미세먼지는 대부분 중국에서 건너온 것으로 보고 있다.

홍 교수는 “일본에서 보면 미세먼지는 우리나라에서 오는 것”이라며 “월경성 대기오염에 대한 시각을 좀 전환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계 각국 자체적으로 미세먼지 감축 노력, 국제적 협약으로 상호보완

홍 교수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자구책으로 3가지를 제시했다. 첫째 지방자치단체와 정부의 정책으로 국내 오염 기여분을 줄이는 방안이다.

둘째 개인이 마스크나 공기청정기의 도움을 받는 방법, 셋째는 국제협약에 의한 감축 방안이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KAST)와 한국과학언론인협회가 공동주관하는 미래지구과학 토론회가 올 해 들어 처음으로 서울 중구 환경재단 레이첼 카슨홀에서 미세먼지를 주제로 열렸다. ⓒ 김은영/ ScienceTimes

한국과학기술한림원(KAST)와 한국과학언론인협회가 공동주관하는 미래지구과학 토론회가 올 해 들어 처음으로 서울 중구 환경재단 레이첼 카슨홀에서 미세먼지를 주제로 열렸다. ⓒ 김은영/ ScienceTimes

이미 미세먼지는 전 세계적인 문제이다. 세계 각국에서는 노후 화력 가동을 중단하고 전기차를 확대하는 등 친환경 정책을 펼치며 필사적으로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 2005년에 ‘수도권 대기질 개선 특별법’을 통해 서울 시내 버스를 친환경차량으로 전면 교체한 바 있다. 당시 버스를 교체하지 않은 대전과 비교해 연구한 결과 심혈관질환과 사망자 수가 감소했다는 결과를 얻었다.

홍 교수는 “보정 결과에도 불구하고 약 8%의 사망자 수가 감소한 효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앞으로 이런 대폭적인 정책을 통한 오염 감소 효과는 누리기 어렵다. 홍교수는 “버스를 바꾸는 것은 쉬운 과실을 따먹는 것과 같다”며 “먼지의 농도가 높을 때 줄이는 일은 쉽지만 지금처럼 먼지의 농도가 낮을 때 더 낮추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제적인 조약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유럽이 1979년도에 체결한 ‘월경 대기오염에 관한 제네바협약(CLRTAP)’가 대표적이다. 아세안 지역 10개국에서도 2002년부터 ‘월경성 연무오염 아세안 협정(AATHP)’를 결성해 대기오염을 준수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우리나라는 지난해부터 중국, 일본, 러시아, 몽골, 북한과 함께 ‘동북아 청정 대기 파트너십(NEACAP : North East Asia Clean Air Partnership)’을 맺고 대기오염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중국과의 협력이다. 홍 교수는 홍콩이 중국에서 넘어오는 월경 대기오염에 대해 풀어가는 해법에 주목했다.

홍콩의 미세먼지 상당부분은 중국에서 넘어오는 월경 대기오염이다. 때문에 홍콩은 자체 미세먼지 배출이 ‘0’인 상황이더라도 월경 대기오염으로 인해 WHO가 정한 수치를 맞추기 어렵다. 이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

홍콩은 자체적으로 자체적으로 감축할 수 있는 비율을 정하고 중국도 감축할 수 있는 비율을 제시했다. 중국도 이 방법에 호응하고 있다.

홍 교수는 “홍콩과 같이 중국과 2020년까지 감축할 수 있는 수치 등 협력범위를 정해 상호조약을 맺어야 한다”며 “우리는 중국과 일대일로 협약을 하고 싶지만 중국은 아시아 차원에서 논의하자고 불러내야 협상테이블에 앉힐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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