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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손은혜 객원기자
2012-10-15

중고차 한대 값으로 SF영화제작을? 저예산 공상영화 워크숍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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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 국제SF영상축제 상영작인 뭣 같은 직업을 가진 유령들(원제: Ghosts With Shit Jobs, 이하 유령들)’을 제작한 테이트 영(Tate Young)감독이 국제SF영상축제 현장을 찾았다.

적은 예산으로도 충분히 영화를 제작할 수 있었던 자신의 경험을 소개하기 위해 저예산 공상영화 워크숍강연자로 나선 것이다.

▲ 오픈 컨퍼런스 '저예산 공상영화 워크숍'이 지난 13일 국립과천과학관 상상홀에서 열렸다. ⓒ국립과천과학관

 

총 제작비, 5천 달러로 해결

테이트 영 감독은 이번 워크숍에서 어떤 과정을 통해 영화를 만들었는지에 대해서 중점적으로 소개하겠다. ‘유령들은 기존 영화제작방식과 약간 다르기 때문에 적은 예산으로도 충분히 영화를 만들 수 있었다. 영화제작의 꿈을 가진 이들에게 이번 위크숍은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강연의 취지를 밝혔다.

 

영화 유령들의 제작비는 중고차 한 대 값 정도 되는 5천 달러. 이렇게 적은 예산을 갖고 어떻게 대중적인 영화제작이 가능했던 것일까. 영 감독은 세 가지 키워드를 가지고 강연을 풀어나갔다.

 

첫째는 지역사회와의 연합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와 관련해 영 감독은 다른 그룹과의 연계가 가능한 집단의 핵심 멤버를 섭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우리는 예산이 없기 때문에 촬영장소도, 연기자, 감독 모두 자발적으로 자원해서 영화제작에 동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유령들에서는 아기들이 로봇을 조립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아기들도 감독 친구의 자녀였다고 한다. 배우 섭외가 어려운 경우에는 즉흥적으로 촬영 장소를 지나가는 행인에게 부탁해서 찍기도 했다.

그는 너그러운 맘을 가진 지역사회의 공동체 의식이 있었기 때문에 총 94분짜리 한 편의 영화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영화제작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핵심 멤버와의 관계를 사전에 잘 구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귀띔했다.

▲ 테이트 영(Tate Young) 감독은 '뭣 같은 직업을 가진 유령들' 영상을 보여주며 특수효과를 저예산으로 어떻게 표현했는지 직접 설명했다. ⓒ국립과천과학관
 

둘째는 특수효과 작업을 섣불리 해선 안 된다. 공상영화에서 상당수 차지하는 특수효과 장면은 굉장히 신중하게 계획하고,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제대로 계획돼 있지 않은 채 만든 특수효과는 시간과 자원을 낭비할 뿐이다.

 

실제로 이 장면에서 특수효과가 꼭 삽입돼야 하는지 생각해봐야 하며, 특수효과를 삽입한 장면조차도 차후 통편집 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저예산영화에서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른 결론을 낳는다.

 

영 감독은 저예산 공상영화에서는 비디오적인 효과보다는 주로 음향효과를 더 많이 사용한다고 말했다. 배우가 터치하는 동작마다 가미되는 음향은 SF적인 효과를 충분히 나타낼 수 있기 때문에 굳이 까다롭고 예산이 많이 들어가는 비디오 중심적인 특수효과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공동작업의 중요성을 꼽았다. 한 명의 감독이 영화제작의 모든 것을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다. 이번 영상축제 상영작인 유령들도 총 4명의 감독이 함께 작업했다. 영화 촬영 전, 두 세 달에 걸쳐 대본작업을 공동으로 진행했으며 일관된 영상을 만들어내기 위해 카메라 한 대로 4편의 영상을 각각 촬영했다. 이렇게 여러 개의 영상을 하나로 종합해 줄 총괄 감독의 역할 또한 중요하다.

 

인건비 없이 누가 영화제작에 뛰어드나요?

 

마지막 질의응답 시간에 한 참가자는 영화 제작기간이 평균 2년이라고 하는데, 누가 무보수로 2년이나 배우로 참여하느냐며 질문을 던졌다. 이에 영 감독은 이번 영화도 완성되기까지 2년이 걸렸지만 실제로 촬영기간은 2달 남짓”이었다사전 대본 작업과 특수효과 작업이 제작기간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고 대답했다.


▲ 질의응답시간에 한 어린이 참가자가 영 감독에게 질문을 하고 있다. ⓒ국립과천과학관

SF영화는 기술적인 작업을 많이 필요로 한다. 이 기술의 차이가 대중에게 이해하기 쉬운 영화를 제작할 수 있는가 없는지에 대한 성패를 가른다

 

저예산 공상영화에서도 특수효과라는 기술적인 어려움은 여전히 놓여있는 셈이다. 영 감독은 기술력과 자금력이 부족하다고 해서 쉽게 포기하지 말고, 특별한 상상력만 있다면 공동제작에 참여하기를 적극 권장했다.


이번 워크숍은 영화감독이 되고픈 꿈을 가진 젊은 청년들과 SF영화에 관심이 많은 일반인 등이 참가했으며, 동시통역으로 함께 진행돼 영화제작의 뒷이야기를 실감나게 전해들을 수 있었다.

저예산 공상영화 워크숍에서 영 감독의 말을 들어보니 중고차 한 대 값으로 영화를 제작하는 것이 전혀 불가능하지는 않은 것 같다. SF 영화 속 특수효과가 어떻게 제작됐을지 추측해 보며 영화를 관람하는 것도 이번 영상축제를 즐기는 한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손은혜 객원기자
iamseh@naver.com
저작권자 2012-10-1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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