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머신은 공상과학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소재다.
만약 현실 정부에서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여행을 할 수 있다’는 법규를 만들면 어떻게 될까?
대부분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크게 웃을 것이다. 그런데 타임머신만큼 세상을 놀라게 하는 일이 지금 벌어지고 있다.
21일 ‘사이언스 뉴스’에 따르면 미국 FDA(식품의약국)은 과학자들에게 ‘영양분이 많으면서 즙이 많은 맛있는 인조고기’ 만들기를 합법화할 수 있을지 의견수렴을 진행 중이다.
실제 육류보다 더 맛있는 인조고기 개념이 등장한 것은 1890년대다. 공상과학 소설과 같은 이야기였지만, 2013년 실제로 현실화 돼 대중들에게 소개되기에 이른다.
인조고기 생산을 합법화하기 위한 의견수렴 작업이 미 FDA를 통해 진행되고 있다. 사진은 식물성 인조고기 패티로 만든 햄버거. 스타트업인 임포서블 푸드즈에서 개발했다. ⓒImpossible Foods
미국서 인조고기 합법화 찬‧반 논란
당시 TV 방송국에서는 롤스로이스 자동차 한 대 값의 비용을 들여 햄버거 패티(patty)를 만들었다.
그리고 실시간으로 ‘줄기세포를 배양해 만든’ 인조햄버거 시식 장면을 방영했다.
이후 5년이 지났다. 식품허가와 관련 강력한 권한을 지닌 FDA는 지난 7월 메릴랜드 주에서 인조고기 합법화를 위한 첫 번째 공청회를 열었다.
농무부 관계자들도 참석한 이 자리에서 인조고기 옹호자들은 줄기세포를 배양해 만든 이 육류를 ‘클린 미트(clean meat)’, ‘컬쳐드 미트(cultured meat)’라고 표현하면서, 배양육 생산 합법화를 강력히 요청했다.
기존 육가공업자들은 크게 반발했다. 미국 목장주협회(United States Cattlemen’s Association) 측은 “인조고기 생산업자들이 실제 동물로부터 생산된 ‘육류(meat)’라는 용어를 마구 사용하고 있다”며 정부 측에서 용어 사용을 규제해줄 것을 촉구했다.
과학자들의 견해도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중 주목받는 의견이 패트릭 브라운 (Patrick O. Brown) 스탠포드대 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식물 단백질만으로 대체 고기를 만드는 스타트업 ‘임포서블 푸드즈(Impossible Foods)’ 운영에 관여하고 있다.
브라운 교수는 “선사시대서부터 인류는 거의 1만 년에 걸쳐 동물을 식품으로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왔다. 하지만 이는 많은 자연을 훼손했다”며 “식품‧건강 등 과학기술적인 측면에서도 여러 가지 부작용을 양산해왔다”고 지적했다.
브라운 교수는 이어 “그러나 분자생물학을 통해 식물성 단백질을 원료로 하는 맛있는 인조고기를 생산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며 “정부 측에서 이 식물성 육류 중심으로 인조고기 생산정책을 수립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식물성 인조고기가 환경보호는 물론 동물의 안전과 복지 그리고 인류 건강을 위해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브라운 박사의 주장은 현재 채식주의자들로부터 큰 지지를 받고 있는 중이다.
고품질 인조고기 생산 위해 맛과 향 개발
워싱톤 D.C.에 소재한 ‘GFI(Good Food Institute)’의 브루스 프리드리히(Bruce Friedrich) 소장은 “사람들 대다수가 목장에서 생산된 신선한 육류를 선호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최근 과학이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길을 찾았다”며 놀라움을 표명했다.
프리드리히 소장은 새롭게 개발되고 있는 인조고기들이 오랜 기간 지속돼 온 육류 문화에 큰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지난 6월 세계은행 본부에서 열린 국제회의에 참석해 자신의 이 같은 견해를 피력한 바 있다.
그는 당시 주제발표를 통해 최근의 인조고기 등장을 자동차에 비유했다.
프리드리히 소장은 “1898년 뉴욕 시에만 17만5천 마리의 말이 달리고 있었고, 말을 통해 거리에 쏟아놓는 배설물 양은 매월 5만 톤에 달했다”고 말했다.
배설물 양이 늘어나고 도저히 처리할 수 없는 상황에 도달하면서 해결 방안으로 등장한 것이 자동차였다. 10년 후인 1908년 헨리 포드가 ‘모델 T(Model T)’ 판매를 시작했다는 것. 모델 T는 1922년까지 1500만 여 대가 생산‧판매됐다.
프리드리히 소장은 “육류 역시 최근 유사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고 말하며 “지구온난화 등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육류가 생산되고 있는 목장 환경에 불만을 표명하고 있다. 인조고기는 이를 극복하기 위한 모델 T와 같다”고 말했다.
텍사스 주립대학(Texas A&M University)의 육류 과학자인 한나 레어드(Hannah Laird) 교수는 그동안 육류 테스트를 위한 실험실을 운영하면서 쇠고기 등에서 나타나는 40가지의 풍미(flavors)와 향(aromas)을 찾아냈다.
그리고 실제 목장에서 생산한 육류와 인조 육류를 비교해가면서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맛 선호도를 조사하고 있는 중이다.
그는 “눈을 가리고 실시한 실험에서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맛과 향이 있었으며,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인조고기가 개발되고 있다”고 말했다.
모넬 화학 지각센터(MCSC)의 게리 보샴(Gary Beauchamp) 박사는 “사람마다 다른 음식 취향은 태어나기 전 엄마 뱃속에서 형성된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태어난 후 성장하면서 음식 성향은 변한다”며 “인조고기 개발에 이 같은 정보들이 활용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구 및 환경과학자들은 인조고기 출현을 크게 환영하고 있는 중이다. 저명한 인구생물학자인 찰스 고드프레이(Charles Godfray) 박사는 최근 기고문을 통해 “인조고기가 지구 환경보호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UN 식량농업기구 2013년 통계에 따르면 축산물을 통해 배출되고 있는 온실가스가 전체 배출량의 14.5%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후 가축 생산이 더 늘어나면서 온실가스 배출이 더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FDA 등 정부 측을 통해 인조고기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수렴되고 있는 가운데 관계자들은 인조고기의 생산‧판매를 위한 첫 번째 관문을 통과했다고 보고 있다. 합법적으로 인조고기를 생산할 수 있는 시대가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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