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은 치료가 쉽지 않은 데다 환자의 생존율이 낮아 ‘공포의 암’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최근 미국 텍사스대 엠디 앤더슨 암센터(MD Anderson Cancer Center) 연구진은 종양에 있는 박테리아의 특성에 따라 생존율에 차이가 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들은 장기 생존하는 소수의 췌장암 환자와, 온갖 치료법도 듣지 않는 다수 암환자들 사이의 중요한 차이는 종양에 있는 박테리아가 면역반응을 자극하거나 억제하기 때문에 생긴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생명과학저널 ‘셀’(Cell) 최근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분변 미생물군 이식법(fecal microbiota transplants, FMT)으로 췌장암에 걸린 쥐 모델에 장기 생존자의 분변을 이식한 결과, 종양의 미생물군(tumor microbiome)을 변화시켜 면역반응을 일으키고 종양을 억제했다고 보고했다. (관련 동영상)
“가능성 있으나 해야 할 일 많아”
논문 시니어 저자인 엠디 앤더슨 암센터의 플로렌시아 매칼리스터(Florencia McAllister) 조교수(임상 암 예방)는 “FMT 실험 결과는 종양 면역 미세환경을 변화시킴으로써 췌장암 치료를 증진시킬 수 있는 중요한 치료 기회를 나타내 준다”며, “여기에 가능성이 있지만 해야 할 일이 아직 많다”고 밝혔다.
엠디 앤더슨의 췌장암 문샷(Pancreatic Cancer Moon Shot™) 프로그램에서는 매칼리스터 교수에게 연구비를 지원해 췌장암 치료를 위한 분변 이식 임상시험을 개발하도록 했다.
문샷 프로그램은 수십 년 전 달에 인간을 착륙시킨 획기적인 사건처럼, 텍사스대 엠디 앤더슨 암센터가 과학적 발견을 가속화해 여러 암 환자들의 고통과 사망률을 신속하고 극적으로 줄이자는 종합적인 암 치료 액션 플랜이다.
췌장암의 가장 흔한 형태인 췌장관세포암을 앓는 대부분의 환자들은 췌장암 진단을 받았을 때는 이미 말기 단계에 도달해 있다. 이 환자들 가운데 생존율 5년인 사람은 단지 9%에 지나지 않는다.
외과수술로 암을 제거할 수 있는 초기 단계 환자들도 재발률이 높아 평균 생존율이 24~30개월 정도로 알려진다.
매칼리스터 교수는 일부 환자들이 장기 생존하는 이유를 밝혀줄 어떠한 유전체 생체표지자도 확인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장기 생존자, 종양 미생물군 다양
최근의 여러 연구에 따라 소화관에 살고 있는 장내 미생물군의 구성과 다양성이 암 면역치료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졌다.
그러나 종양에 있는 박테리아에 초점을 맞춰 종양 박테리아가 환자의 예후와 생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준 연구는 거의 없다는 것이 매칼리스터 교수의 지적이다.
그는 “우리는 췌장암에 박테리아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이 박테리아들이 암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의문을 품었다”고 말했다.
매칼리스터 교수팀은 췌장암 박테리아에 관한 첫 연구를 시작하기 위해 장기 생존자의 종양에 있는 박테리아 DNA를 분석해, 엠디 앤더슨과 존스 홉킨스 병원에 있는 독립적인 환자 집단의 단기 생존자와 연결했다.
엠디 앤더슨의 환자 집단에서는 장기 생존자(22명)의 평균 생존율이 10년이었고, 단기 생존자(21명)의 경우 1.6년이었다. 존스 홉킨스 병원의 환자 집단에서는 15명의 환자가 모두 10년 이상 생존했고, 10명은 5년 미만으로 생존했다.
연구팀은 16S rRNA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장기 생존자들이 단기 생존자보다 훨씬 다양한 박테리아 종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엠디 앤더슨 환자들을 이 다양성 척도로만 계층화했을 때 박테리아 종의 다양성이 높은 환자들은 평균 생존율이 9.66년이었고, 다양성이 낮은 환자들의 평균 생존율은 1.66년이었다.
이 다양성 결과는 이전에 받았던 치료와 체질량지수, 항생제 사용 등과 같은 다른 요인들과는 관계가 없었기 때문에, 수술 환자의 생존율 예측자로 활용할 수 있고, 암 진행에서 종양 미생물군의 잠재적 중요성을 나타내 주었다.
연구팀은 또한 각 생존자 그룹에서 발견되는 박테리아 집단에서 두드러진 차이를 확인했다. 장기 생존자들은 상대적으로 슈도산토모나스(Pseudoxanthomonas)와 사카로폴리스포라(Saccharropolyspora), 스프렙토마이세스(Saccharropolyspora) 균이 풍부했다.
이 세 분류군과 함께 바실루스 클라우시(Bacillus Clausii) 균의 존재는 엠디 앤더슨과 존스 홉킨스 환자집단 모두에서 환자들의 향후 결과를 더욱 잘 예측할 수 있는 지표가 됐다.
특정 미생물군이 종양에 면역 공격 강화
면역조직화학 분석 결과 엠디 앤더슨과 존스 홉킨스 환자집단의 장기 생존자 종양에서는 다양한 CD8-양성 세포-살해 면역세포를 포함해 T세포의 밀도가 더욱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장기 생존자에게서 더욱 활발한 면역반응이 나타난다는 이전 연구와 일치하는 결과다.
매칼리스터 교수팀은 면역세포 침투와 종양의 미생물군 다양성 사이에 강력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추가 연구에서는 면역 침투와 T세포의 활성화가 장기 생존자 종양에서 발견한 세 종류의 풍부한 박테리아 종들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와 같이 종양 미생물군과 면역 반응 사이의 명백한 관계를 확인하고, 종양의 미생물군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장내 미생물군으로 종양 미생물군 상태 변경
매칼리스터 교수는 “종양 미생물군을 직접 조절할 수는 없으나 장내 미생물군을 조절할 수 있다”며, “만약 장과 종양 미생물군 사이에 교신이 된다면 종양 미생물군을 간접적으로 바꿀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수술 환자 세 명의 장과 종양 및 그 인접 조직에 있는 박테리아를 비교했다. 비교 결과 장내 미생물군에는 종양 미생물군의 약 25% 정도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정상 조직과 인접 조직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는 장내 미생물이 췌장 종양에 서식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진행암 환자의 분변 미생물군을 쥐에 이식한 다음 결과를 살펴봤다. 조사 결과 공여된 미생물군이 종양 미생물군의 약 5% 정도를 나타냈으나, 전체 종양 미생물군의 70%는 이식에 따라 다르게 변화됐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매칼리스터 교수는 “이로써 분변 이식을 통해 종양 미생물군의 박테리아 구성을 완전히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분변 이식으로 면역 억제 역전시켜
다음으로 연구팀은 진행성 췌장암을 앓았던 환자의 대변을 쥐에 이식했다. 이 환자는 5년 이상 생존해 있으며 현재는 아무런 질병 징후 없이 건강하게 조절되고 있다.
종양이 생긴 지 5주 후 진행암 환자의 분변을 이식받은 쥐들은 장기 생존자의 분변을 이식받은 쥐들(종양 평균 크기 70% 축소)이나 건강하게 컨트롤되는 쥐들(종양 크기 평균 50% 축소)에 비해 종양이 훨씬 커졌다.
면역 자료 수집을 위한 프로파일링 결과 장기 생존자의 분변을 이식받은 쥐들은 다른 두 그룹에 비해 암을 공격할 수 있는 CD8-양성 T세포 수가 현저하게 많았고 활성상태도 크게 높았다.
반면 진행암 환자의 분변을 이식받은 쥐들은 암세포가 면역계 공격을 피하는데 이용하는 조절 T세포(regulatory T cells) 수와 골수 유래 억제 세포 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둘은 모두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요인이다.
마지막으로 분변 이식의 효과가 면역계에 의존하는지의 여부를 평가하기 위해 장기 생존자의 분변을 이식받은 쥐들에게서 T세포를 고갈시켰다. 그러자 이식의 항암 효과가 완전히 정지돼 분변 이식과 면역계의 관계를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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