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은 증식에 적합하지 않은 환경에서는 적절한 환경이 될 때까지 휴면 상태(dormancy)에 있다가 조건이 갖춰지면 다시 증식하거나 다른 곳으로 전이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휴면 암세포는 암 진행 초기 혹은 미세전이(micrometastases)에서 나타나거나, 최초의 원발성 종양을 성공적으로 치료했음에도 최소 잔류 질환(MRD) 형태로 남아있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이 때문에 예를 들어 유방암 치료 수년 혹은 수십 년 뒤에 폐나 뼈 등에 전이암이 나타나 환자와 의료진을 곤혹스럽게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암이 신체 각 부위로 전이돼 발병했을 때 나타나는 증상들 © WikiCommons / Mikael Häggström
‘암세포를 휴면 상태로 만든다’
이런 휴면 암세포들은 세포 분열을 하지 않기 때문에 일반적인 화학 요법에 내성이 있어 치료가 어렵다. 그러나 암세포들을 휴면 상태로 유도할 수 있다면 악성 난치암을 만성 무증상 상태로 붙잡아둘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전략이 될 수 있다.
또 암세포가 휴면 상태로 어떻게 생존하는가 하는 메커니즘과 약물 내성 획득 방법을 파악한다면 휴면 암세포를 퇴치할 방법도 고안될 수 있다. 아울러 암세포의 휴먼 메커니즘을 이해하면 환자의 예후에 영향을 미치는 암세포 휴면의 잠재적 표지자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미국 마운트 사이나이 의대와 병원 연구팀이, 암세포가 종양에서 떨어져나와 다른 신체 부위로 이동한 뒤, 휴면 상태에 있다 깨어나 전이성 암을 생성하기 전 수년 동안 어떻게 휴면 상태를 유지하는가에 대한 주요한 미스터리를 풀어내 암 연구에 중요한 디딤돌을 놓았다.
‘네이처 암’(Nature Cancer) 13일 자에 보고된 이번 연구에 따르면, 신체 다른 곳으로 퍼진 암세포는 3형 콜라겐이라고 불리는 콜라겐을 주변 환경에 분비해 조용히 정지된 상태를 유지한다. 그러다 콜라겐 수준이 감소하게 되면 악성으로 바뀐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암세포 주변 환경에 이 콜라겐을 풍부하게 만들어 암세포를 휴면 상태로 유지하고 종양 재발을 예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신체 다른 부위로 전파되는 암세포는 미세환경과 ERK/p38 비율과 같은 요인에 따라 계속 증식하거나 혹은 휴면 상태가 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WikiCommons / AliMicJones
“휴면 유도 치료와 휴면 암세포 표적 치료 조합하면 암 관해 가능”
논문 시니어 저자인 마운트 사이나이 티치 암연구소 호세 하비에르 브라보-코르데로(Jose Javier Bravo-Cordero) 혈액종양내과 부교수는 “이번 발견은 실현 가능한 임상적 의미를 지니고 있어 종양 재발을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표지자와, 국소 및 원격 재발을 줄일 수 있는 치료적 개입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브라보-코르데로 교수는 “휴면 세포가 깨어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이 같은 개입은 전이암이 자라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한 치료 전략으로 제안됐다”고 전하고, “종양 휴면 생물학이 밝혀지고 그에 맞는 새로운 특정 약물이 개발되면, 휴면 유도 치료법과 특정 휴면 암세포 표적 치료법이 조합돼 궁극적으로 국소 재발과 전이를 방지하고 암 관해(remission)의 길을 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부분 암으로 인한 사망은 전이암에 의한 것이다. 전이암은 첫 원발성 종양을 발견해 제거한 뒤 여러 해 뒤에 발생한다. 이전 연구에서는 신체 다른 부위로 분산된 종양 세포가 어떻게 휴면 상태를 깨고 나오는지를 탐구했다. 이에 비해 이번 새로운 연구는 암세포가 어떻게 휴면 상태를 유지하는지를 보여주었다.
‘네이처 암’ 13일 자에 게재된 논문 © SPRINGER NATURE / Nature Cancer
3형 콜라겐 양 증가시키자 암 진행 중단돼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2광자 생체 현미경(intravital two-photon microscopy)’을 포함해 고해상도 이미징 기술을 사용했다. 이를 통해 살아있는 동물의 세포에서 실시간으로 휴면 중인 세포와 환경을 시각화할 수 있었다.
이들은 이 기술로 유방 및 두경부 암 세포주를 사용해 생쥐 모델에서 휴면 종양 세포를 추적한 결과, 종양 세포가 휴면 상태가 됐을 때의 세포외 기질 구조 변화와, 이 세포들이 깨어났을 때 세포외 기질 구조가 어떻게 변했는지를 시각화할 수 있었다.
한편 연구팀은 환자 표본에서 콜라겐의 풍부성이 종양 재발 및 전이를 예측하는 잠재적인 측정자로 사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생쥐 모델에서 연구자들이 종양을 떠난 암세포 주변의 3형 콜라겐 양을 증가시키자 암 진행이 중단되고, 전파돼 온 암세포들이 휴면 상태로 들어갔다.
콜라겐 스캐폴드는 그동안 복잡한 피부 상처 치료를 위한 대안으로 제안돼 왔다. 이와 유사하게 이번 연구에서는 3형 콜라겐으로 종양 미세환경을 풍부하게 하는 전략을 써서 종양 세포 휴면을 활성화해 암 전이를 예방할 수 있음을 시사함으로써 암 치료의 또 다른 길을 열어준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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