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에도 배달했던 냉면, 지금은 AI가 골라준 맛집에서 먹는다?

[‘0’에 과학기술을 더하다] (32) 배달에 과학기술을 더하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서비스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ICT 기반의 디지털 전환과 혁신 서비스가 가속화하는 추세다.

이미 교육, 헬스케어, 문화, 물류, 교통 등에 적용된 비대면 기술은 코로나19 극복 차원을 넘어 신산업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O2O 서비스(Online to Offline)’ 플랫폼을 활용한 배달업은 코로나19 상황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서비스로 꼽힌다.

코로나19 시국에서 O2O 서비스 플랫폼을 활용한 배달업은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서비스로 꼽힌다. Ⓒ게티이미지뱅크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O2O 서비스 산업조사’ 결과, 지난해 음식 배달 거래액은 20조 1005억 원으로 전년 대비 43.5% 증가했다.

또한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절반 가량이 배달 앱을 이용하고 있다. 국내 배달 앱을 첫 출시한 2013년에 비해 2019년에는 29배 급증하여 2500만 명이 사용하고 있다는 통계를 인용한 발표다.

배경에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재택근무 및 온라인 수업 등의 ‘비대면 상황’이 오래 지속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러한 특수상황을 감안한다 해도, 음식 배달 시장의 급속한 성장에는 배달 앱의 공이 크다. 뒤이어 이커머스, 자율주행 배달로봇 등 연계 산업의 동반 성장까지 견인하게 된 지금, 배달의 역사에 새로운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음식 배달 거래액은 20조 1005억 원으로 전년 대비 43.5% 증가했다. Ⓒ게티이미지뱅크

배달의 ‘0’, 과거시험 후 시원한 냉면 배달

‘배달의 민족’이라는 말이 있다. 한민족을 뜻하는 ‘배달’과 물건을 가져다 나눈다는 뜻의 ‘배달(配達)’의 동음이의어를 활용한 유희적 표현이다.

하지만 실제로 우리나라가 배달(配達) 업에 두각을 나타내는, 배달(配達)의 민족이라는 것은 틀린 말은 아닌 듯하다. 던험비가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은 20개국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우리나라 소비자의 60%가 배달음식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으로 집계 돼 1위를 차지했다. 세계 평균이 27%인 것에 비하면 두 배 이상의 수치다.

이처럼 우리가 ‘배달(配達)의 민족’이 된 것은 언제부터일까. 주로 어떤 음식을 배달해서 먹었을까.

기록에 따르면 우리나라 최초의 배달 음식은 ‘냉면’이었다. 조선 후기 실학자 황윤석의 <이재난고((頤齋亂藁)>에는 “과거시험 본 다음 날 점심에 일행과 함께 냉면을 시켜먹었다”는 기록이 등장한다. 1768년 7월의 일이다.

이때 이미 소위 ‘맛집’들은 음식을 배달했고, 주로 냉면과 국의 일종인 효종갱(曉鐘羹)을 배달한 기록들이 남아있다.

1906년에 창간한 만세보(萬歲報) 7월 14일자 신문에는 최초의 음식 배달 광고가 등장했다. 광고주는 고급 요릿집으로 유명한 명월관. 광고에는 “회식이나 시내·외 관광, 회갑연과 관·혼례연 등 필요한 양을 요청하면, 거리를 가리지 않고 특별히 싼 가격으로 모시겠다”고 기재했다. 실제로 음식을 각각 그릇에 담아 교자상까지 배달했다고 한다.

동아일보 1937년 7월 15일자 석간신문 기사 “음식배달부가 전차와 충돌” Ⓒ국사편찬위원회 한국사DB

이후 배달 음식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음식을 배달해서 먹는 것을 즐기는 문화가 자리 잡기 시작했다. 그리고 주로 상류층을 대상으로 하는 배달 시스템이 점차 대중화되어 누구나 배달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더불어서 흥미로운 것은 배달의 역사는 음식의 역사와도 맥을 같이 한다는 사실이다. 대표적으로 개항장을 중심으로 한 짜장면이, 한국전쟁 후에는 미군의 간편식과 치킨이 유입됐고, 이런 메뉴들이 1980년대에 대중적인 음식, 배달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배달 방법의 무한 발전?

배달 앱이 개발되기 이전에는 소비자가 직접 단위 매장에 전화로 주문하고, 매장에서 음식을 제조한 후, 매장의 배달 인력이 직접 배달을 하는 단일화 시스템을 유지해왔다.

이후 스마트폰에 배달 앱,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주문 채널이 확대되었다. 즉 주문을 중개하는 플랫폼과 배달을 중개하는 플랫폼 등 소비자와 매장, 배달 종사원 사이를 연결하는 매개 플랫폼이 등장한 것. 이는 기존의 단일화 주문 시스템에서 음식 주문을 위한 시스템과 음식을 배달하기 위한 시스템으로 분리된 것이다.

이처럼 음식 배달에 플랫폼의 영향력이 막대하게 커지게 되자, 각 플랫폼 기업들은 ICT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며 서비스 품질 향상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음식 배달에 플랫폼 영향력이 커지면서 각 플랫폼 기업들은 ICT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며 서비스 품질 향상에 열을 올리고 있다. Ⓒcommons.wikimedia

대표적으로 AI의 도입이다. 배달원의 GPS 정보와 고객의 주문 누적 데이터를 AI 기술로 분석하여 도착 시간을 정교하게 제공하는 것. 배달의 핵심은 시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만큼, AI 도입을 통해 정확한 배달 도착 시간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고객 불만족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인 셈이다.

또한 자율주행 배달 로봇이 상용화 단계에 있다. 로봇에 탑재된 위치추정 센서와 장애물 감지 센서가 주변 상황의 변수에 안정적으로 작동하게 하여 음식을 배달하는 것.

이렇게 개발된 로봇은 실내 매장에서 서빙을 전담하거나 실외 도로를 이동하며 배달을 한다. 이미 실내 서빙 로봇은 그 효율성을 인정 받아서 렌탈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지만, 외부로 배달하는 자율주행 로봇은 현재 시범 운영 단계다.

업체의 후기 관리에도 AI 프로세스가 적용된다. 데이터 딥러닝을 통해 고객이 허위로 올린 후기, 가짜 포토 후기와 고객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는 후기를 가려내는 것.

일부 기업의 데이터 인식 수준은 96% 수준까지 고도화되어 허위 후기를 분류할 수 있다고 알려진다. 이러한 기술은 배달 앱 뿐만 아니라 다양한 전자상거래 서비스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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