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웹, ‘창조의 기둥’을 자세히 관측하다

[JWST 발사부터 현재까지] 허블 우주망원경이 촬영한 사진과의 비교

창조의 기둥(Pillars of Creation)

코스모스의 저자로 유명한 낭만주의 천문학자 칼 세이건 교수(Prof. Carl Sagan)는 한평생에 걸쳐서 천문학과 대중의 간극을 좁히려 노력한 사람이다. 그의 헌신과 함께 대중에게 천문학을 알린 또 하나의 주체로 바로 허블 우주망원경을 꼽을 수 있다.

천문학에 관심이 없던 대중들도 허블 우주망원경이 촬영한 화려한 우주에 관심을 가지며 천문학 사진 등을 수집하기 시작했고, 대중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던 성운 등 아름다운 우주는 여러 사람의 컴퓨터 바탕화면으로 설정되기 시작했다.

이 중 가장 유명하고 아름다운 사진 중 하나로 알려진 ‘창조의 기둥(Pillars of Creation)’이 있다. 창조의 기둥은 메시에 16(M16)으로도 알려진 독수리 성운의 일부분으로, 말 그대로 수많은 천체가 태어나는 ‘별들의 요람’ 같은 곳이다.

창조의 기둥 (Pillars of Creation) ⓒ Hubble Space Telescope/NASA

위 사진은 1995년 당시 애리조나 주립대 소속 천문학자 제프 헤스터 박사(Dr. Jeff Hester)와 폴 스코웬 박사(Dr. Paul Scowen)에 의해서 촬영되었으며, 위 사진을 통해서 창조의 기둥을 구성하고 있는 가스와 먼지들이 새로운 별을 만드는 과정 중에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또한 반대로 어린 별들로 터 나오는 뜨거운 자외선과 항성풍이 가스와 먼지 탑을 서서히 침식시키고 있음이 드러났다. 훗날 이 사진은 가장 훌륭한 허블 망원경의 사진 Top 10중 하나로 선정되었다.

 

다른 망원경으로 촬영한 창조의 기둥

이후 2011년 중적외선 파장을 이용한 유럽우주국(ESA)의 허셜 우주망원경(Herschel Space Observatory)이나 엑스선을 이용한 XMM-Newton 망원경, 그리고 업그레이드를 마친 허블 우주망원경 등 여러 우주망원경은 창조의 기둥을 재촬영했다.

허셜 우주망원경이 촬영한 창조의 기둥 모습(중앙 아랫부분) ⓒ Herschel Space Observatory/ESA

2014년에 허블 우주망원경으로 다시 촬영한 창조의 기둥 모습. 이미지의 파란색은 산소, 빨간색은 황, 녹색은 질소와 수소의 존재를 나타내며 창조의 바깥에 있는 어린 별 무리에서 나오는 뜨거운 자외선과 항성풍은 가스와 먼지 탑을 서서히 침식시키고 있다. ⓒ NASA, ESA and the Hubble Heritage Team (STScI/AURA)

허블 우주망원경은 0.1에서 0.8 마이크로미터 정도의 파장, 즉 자외선 및 가시광선 관측에 특화된 장비이지만 0.8에서 2.5 마이크로미터 정도의 적외선 파장을 이용한 관측도 가능하다. 적외선을 이용한 허블 우주망원경의 창조의 기둥 촬영 사진은 아래와 같다. 처음 이 사진이 공개되었을 때, 전 세계의 천문 사진 팬들은 마치 반지의 제왕의 ‘사우론’과 같다고 표현했다. 어두운 밤하늘에서 그림자 같은 모습이 아름답다 못해 섬뜩하기까지 했기 때문이다.

적외선을 이용한 허블 우주망원경의 창조의 기둥 촬영 ⓒ NASA, ESA and the Hubble Heritage Team (STScI/AURA)

이처럼 여러 다른 망원경이 촬영한 창조의 기둥은 사뭇 달라 보인다. 천체는 파장에 따라서 외형이 매우 달라 보일 수 있으며 자세한 구조의 촬영을 위해서는 망원경의 해상도 역시 매우 중요하다. 참고로 크기가 대략 4~5광년 정도 되는 창조의 기둥은 전체 크기가 70 x 55광년 정도 되는 독수리 성운에 비해서 매우 작은 크기이다.

창조의 기둥은 파장에 따라서 외형이 매우 달라 보이며, 자세한 구조의 촬영을 위해서는 망원경의 해상도 역시 매우 중요하다. ⓒ ESA, NASA

겉보기 등급이 6인 독수리 성운은 작은 망원경으로 관측할 수 있으며 7월에 가장 잘 보이지만, 시각적으로 잘 분해된(resolved) 창조의 기둥을 관측하려면 적절한 파장, 대형 망원경 그리고 최적의 관찰 조건이 요구된다.

 

제임스 웹, ‘창조의 기둥’을 자세히 관측하다

과연 역대 가장 섬세하고 민감한 적외선 우주망원경인 제임스 웹의 눈으로 본 창조의 기둥은 어떠할까? 대중에게 가장 인기 있는 천체 중 하나인 창조의 기둥의 촬영을 제임스 웹이 놓칠 리가 없다.

창조의 기둥은 어린 별들이 형성되고 있는 지역이다. ⓒ Joseph DePasquale (STScI), Anton M. Koekemoer (STScI), Alyssa Pagan (STScI), JWST/NASA, ESA, CSA

위 사진은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근적외선 카메라(NIRCam)로 촬영하였으며 참조용으로 나침반 화살표, 눈금 막대 및 색상 키 등을 함께 보여주고 있다. 북쪽과 동쪽 나침반 화살표는 하늘에서 지상으로 관측 이미지를 바라볼 때의 방향을 보여주고 있으며 지상에서 하늘을 바라볼 때의 방향은 이와 비교해서 반전된다. 스케일 바는 빛이 1년 동안 이동하는 거리인 광년으로 표시되며, 스케일 바만큼 이동할 때 빛의 속도로 2년이 걸린다. 참고로 1광년은 약 9조 4,600억 km 정도 되는 거리이다. 위 스케일 바를 통해서 사진에 표시된 시야는 대략 8광년 정도 됨을 알 수 있다.

이 이미지는 가시광선 색상으로 변환된 근적외선 파장의 빛을 보여주고 있으며, 사진 아래에 나열된 다른 색상의 필터는 해당 빛을 수집할 때 사용된 필터를 보여주고 있다. 즉, 각 필터 이름에 사용된 색상은 해당 필터를 통과하는 적외선을 나타내는 데 사용된 가시광선 색상을 나타낸다. (고해상도 사진 보러 가기) ※[참고] 해당 사진의 용량이 160MB가 넘습니다.

 

창조의 기둥 촬영의 의미

창조의 기둥은 어린 별들이 형성되고 있는 지역이다. 분자 구름의 한 부분에서 충분한 질량과 함께 자체 중력으로 붕괴되기 시작하면 별의 탄생이 시작되는데, 새롭게 형성되는 별들은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시그니처로 불리며 주경과 부경 지지대의 모양에 의해서 형성되는  8개의 회절 스파이크 와 함께 빨간색으로 보인다. (고해상도 사진 보러 가기) ※[참고] 해당 사진의 용량이 150MB가 넘습니다.

창조의 기둥은 어린 별들이 형성되고 있는 지역이다. ⓒ Joseph DePasquale (STScI), Anton M. Koekemoer (STScI), Alyssa Pagan (STScI), JWST/NASA, ESA, CSA

창조의 기둥 가장자리를 따라서 마치 ‘용암’처럼 보이는 물결 모양의 선이 보인다. 이들은 겨우 수십만 년밖에 되지 않았으며 아직 형성 중인 별에서 방출되는 주기적인 초음속 제트로 구름 내 가스와 먼지들과 상호작용하게 된다. 이들은 때로는 때때로 보트를 타고 강을 이동할 때처럼 물결 모양 패턴을 형성하는 충격파를 일으키기도 한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가스, 먼짓덩어리들 그리고 성간 매개체는 근적외선을 통해서 관측하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으로 하여금 창조의 기둥 너머의 멀리 있는 은하 및 우주의 관측을 사실상 방해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반투명한 가스층은 더 깊은 우주 관측으로부터 우리의 시야를 차단하는 역할을 하며, 먼지 역시 창조의 기둥에서 폭발적으로 탄생하고 있는 수많은 별빛에 의해서 밝게 빛나게 된다. 미항공우주국의 표현에 따르면 이는 마치 조명이 밝은 방에 서서 창밖을 내다보는 것과 같다. 내부 조명이 창에 반사되어서 외부를 가리고 오히려 내부를 밝히기 때문이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성공적으로 촬영한 창조의 기둥은 수많은 천문학자에게 별 형성 모델을 수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예정이다. 위 지역의 가스와 먼지의 양 등 중요 변수들을 수학적으로 제한함과 동시에, 보다 정확하게 다른 천체를 식별함으로써 수백만 년에 걸쳐서 어떻게 분자구름이 폭발하며 별이 형성되는지에 대한 천문학적인 질문에 대해서 답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허블 우주망원경으로 촬영한 사진과의 비교

허블 우주망원경으로 촬영한 사진과의 비교 ⓒ The Hubble Heritage Team (STScI/AURA), Joseph DePasquale (STScI), Anton M. Koekemoer (STScI), Alyssa Pagan (STScI), JWST/NASA, ESA, CSA

왼쪽 사진은 허블 우주망원경이 1995년 처음 창조의 기둥을 촬영한 이후로 2014년 다시 촬영한 사진이다. 예전 사진과 비교해서 가시광선에서 더 선명하며 보다 더 넓은 시야를 드러내 주고 있다. 반면,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에 이번에 촬영한 오른쪽 사진을 통해서 별 형성 지역의 먼지를 더 자세히 관측할 수 있다. 두껍고 먼지가 풍부한 갈색의 기둥은 더 이상 불투명하지 않으며 이곳에서 아직 형성 중인 더 많은 붉은 별이 보인다. 이처럼, 허블 우주망원경이 촬영한 사진에서는 가스와 먼지기둥이 더 어둡고 덜 투과적으로 보이지만,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촬영한 사진에서는 더 투명하게 보인다.

또한, 허블 우주망원경이 촬영한 사진의 배경은 마치 일출과 비슷하다. 아래부터 노란색 밝은 녹색 그리고 파란색으로 전환되는데 위 색상들은 기둥 주변의 먼지 두께에 따라서 달라지며 위 주변의 많은 별을 가리고 있다. 이와 반대로 근적외선은 먼지구름을 통과할 수 있으므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촬영한 사진은 실제로 더 많은 것을 보여주고 있다. 예를 들면, 위 사진의 배경은 수소 원자로 인해서 파란색으로 보이며 창조의 기둥 주변에 퍼져있는 많은 별과 곧 태어날 별들에 대해서 자세하게 보여주고 있다.

결과적으로 두 사진 모두 창조의 기둥 지역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자세히 보여주고 있다. 허블 우주망원경은 두꺼운 먼지층을 강조하며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더 많은 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두 사진 모두에서 마치 안개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먼지와 성간 물질들로 인해 더 깊은 우주는 자세히 드러나지 않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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