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줄 표면에는 전기가 통하는 접착제가 입혀져 있어 지나가는 곤충은 물론 꽃가루나 오염물질 등 전기를 띤 모든 입자를 향해 튀어나간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 과학자들은 또 거미줄 표면의 접착 성분 때문에 곤충들이 더듬이의 ‘전자 센서’로 감지할 수 있는 거미줄 부근 몇 밀리미터 이내의 지구 자기장이 미세하게 왜곡된다는 사실도 발견했다고 독일의 자연과학 학술지 나투어비센샤프텐지에 발표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거미줄은 공중의 입자들이 가진 전기가 양이든 음이든 상관없이 입자들을 향해 움직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거미줄이 어떻게 미세한 입자들을 그토록 효율적으로 끌어모으며 왜 먹이를 향해 튀어나가는지 그 이유를 이처럼 놀라운 물리작용으로 설명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전세계 어디에나 서식하는 무당거미의 거미줄이 고가의 산업용 센서 못지않은 효율로 공기 중 오염물질을 걸러내는 역할을 한다면서 이를 환경 감시용으로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거미줄은 우아한 물리작용으로 에어로졸이나 살충제 등 공중에 떠 있는 모든 오염물질을 완벽하게 걸러낸다”면서 거미줄을 이용해 꿀벌 개체군을 위협하는 공중의 살충제 입자들을 감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많은 거미가 거미줄을 먹어서 재활용하기 때문에 거미줄에 붙은 화학물질까지도 먹어 치운다면서 그 결과 놀랍게도 거미줄의 모양만 봐도 공중에 떠있는 화학물질 입자들을 감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거미들은 섭취하는 약물에 따라 모양이 다른 거미줄을 치는데 예를 들어 환각제 LSD를 섭취한 뒤엔 아름다운 거미줄을 만들지만 카페인을 먹은 뒤에는 형편없는 모양의 거미줄을 치기 때문에 거미줄의 모양만 봐도 공중의 화학물질이 거미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또 거미줄이 전도성을 가진 원반처럼 운동하기 때문에 지구 자기장을 부분적으로 왜곡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꿀벌을 비롯한 많은 곤충이 더듬이 끝에 달린 센서로 각기 다른 꽃과 다른 벌들이 만들어내는 자기장을 감지할 수 있다면서 곤충들이 이를 이용해 거미줄을 피하는지는 아직 확실치 않지만 곤충의 세계에서 정전기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사람들은 공중에 떠 있는 물체에 축적되는 정전기를 종종 과소평가하지만 정전기는 규모와 관계없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1937년 착륙 직전 폭발한 비행선 힌덴부르크호의 참사는 정전기 방전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으며 원인을 알 수 없는 헬리콥터들의 폭발 사고들도 정전기 때문에 일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공중에서 이동하는 모든 물체에는 정전기가 일어난다. 거미줄이 먹이활동에 이런 현상을 이용한다는 사실은 실로 놀라운 것”이라고 말했다.
- 연합뉴스 제공
- 저작권자 2014-01-1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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